MYSTERY & SUSPENSE MOVIES
"4명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단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모두 뼈도 못추리게 된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surprise) 뿐이다. 그러나 나는 4명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소한 대화조차도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다.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거란 말이야'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니까.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말한다. '차나 한잔하지.'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된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스(suspense)'다."
할리우드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설명이다. 서스펜스는 정보의 일부를 관객에게만 보여줘 긴장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위의 이야기처럼 관객은 주인공에게 닥칠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모를 때, 관객이 느낄 초조함을 이용하는 것이다. 반대로 영화 속 캐릭터가 어떤 사건의 단서나 이유를 알고 있으며, 관객은 모른 채 그 인물이 만드는 일련의 상황을 따라가게 되면 '미스터리'가 형성된다.
하이스트 장르를 태국의 한 시험장에 접목시켰다. ‘커닝’이라는 소재로 색다름을 어필한 건 물론, 러닝타임 내내 심장 졸이게 만든다.
<원초적 본능>은 에로틱 스릴러에게 있어서 야릇한 베드신보다 기본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차, 트럭, 고속도로만으로 90분 내내 쫄깃쫄깃하다.
범죄자를 뒤쫓는 형사(추적자)영화 가운데 시대의 공기를 머금고 있는 영화가 있다면 <들개>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들개>는 느와르 장르에 혁명을 일으켰다. 버디 형사물의 틀 안에서 전후 일본사회를 진단한다. 신참형사 ‘무라카미(미후네 토시로)‘는 패전국의 트라우마를 열정으로 극복하려는 한편, 지나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양심적인 신세대를, 베테랑 형사 ‘사토(시무라 다케시)’는 흑백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려는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로 그렸고, 범인 유우사는 패전국의 멍에를 비롯한 모든 과오를 주변의 상황 탓으로 돌리면서 자멸해 가는 인물을 각각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구로사와는 ‘나는 선과 악이 모든 인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는다.’며 형사 무라카미와 범인 유우사를 통해 사회적 조건과 인간 의지의 대립을 탐구한다. 시대의 공기를 꿰뚫고 범죄자와 대면하게 되는 수많은 형사영화들 이를테면 <살인의 추억>, <프렌치 커넥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블랙 레인>, <더티 해리2>, <매드 디텍티브> 등에서 그 지문(指紋)을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다.
MTV 세대의 영화의 총아, 오프닝 타이틀부터 온갖 놀라움들이 쉴 새 없이 달리는 SF스릴러 영화다. 타임루프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실험과 시각표현이 독창적이다. 마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사건 전개가 흥미진진한 역동성을 가져온다. 유머와 숨가쁜 흥분과 어머어마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이 '내부고발(Whistleblowing)스릴러'는 그 어떤 금연광고보다 메시지가 와닿고 2시간 40분 동안 팽팽하게 당긴다. 수많은 법인과 기업인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담배산업을 주축으로 언론과 기업의 유착관계, 기자와 정보원과의 관계 등을 파헤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의 유족 등 흡연피해자 50만명이 낸 손해배상청구기간 중에 개봉하여 큰 화제를 모았고 아카데미 7개 부분 후보에 올랐다.
개봉 4개월 후인 1999년 7월7일, 원고들에게 2천억달러(약 240조원)를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졌다.
살인청부업자에게도 선한 본성이 있을까? <킬러들의 도시>는 킬러들의 ‘속죄’를 밝히도록 영화의 마지막을 킬러들의 윤리적인 선택으로 남겨두기에 이른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콜린 패럴과 동정심 많은 브랜던 글리슨의 행보가 서로 엇갈리고, 피비린내와 가슴 아픈 가운데 웃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마틴 맥도나의 대본이 얼마나 우스운지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그래서 영화의 결론이 뭐냐고?우스꽝스럽게도 세상은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럴지라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 지키고자하는 ‘선의’이라는 역설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주제가·음악·편집상
스릴러의 역사에서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으레 서부극하면 떠올리는 추격, 폭력, 액션, 그리고 그림 같은 정경들이 없다. <하이 눈>은 무엇보다도 한 남자의 내면적 갈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안관으로서 자신의 신념 때문에 마을 주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그 신념을 핑계로 자신을 내치는 마을 주민들의 이기심은 실로 끔찍하기 이를 때 없다.
이럴 때 주인공은 자신의 신념을 버려야 하지만, 그 결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 심리 웨스턴은 심리스릴러의 한축을 건립한다. 그래서 '영웅(보안관)'이 각성하는 과정은 오늘날 슈퍼히어로물의 컨벤션으로 남아있다.
의외로 <퍼니 게임>은 폭력의 사용은 극도로 자제되어 있다. 하지만 관객이 참을 수 없었던 것은 폭력적인 영상이 아니라 관객에게 야유를 퍼붓는 듯한 영화의 어조였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일반적으로 제4의 벽을 깨지 않는다. 그런데 <퍼니게임>은 인물이 카메라를 자주 보며 관객에게 말을 건다. 영화가 폭력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묻기 위해 관객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 소름끼친다.
그리고 <고독한 영혼>은 낭만적이면서도 저주가 따라다니는 분위기를 지닌 독특한 누아르이며, 험프리 보가트와 글로리아 그레이엄이 각자 자기 경력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할리우드에 관한 가장 통찰력 있는 영화 중 하나라는 점이다. 연인을 둘러싼 도덕적 모호함의 안개가 마지막 반전이 일어날 때까지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여성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첫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강박적인 벗어날 수 없는 성(性)과 새디즘, 살인, 그리고 남성성에 대한 탐구를 다루고 있다. 호러 장르에서의 유리천장을 뛰어넘었다. 카린 쿠사마, 제니퍼 켄트, 애나 릴리 애머푸어, 코랠리 파갯, 줄리아 뒤쿠르노에게 문호를 열어줬다.
<식스 센스>은 '고전적인 유령이야기'다. 심리학자 말콤(브루스 윌리스)과 그 아내, 소년 콜(할리 조엘 오스먼트)과 엄마(토니 콜렛)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이 영화는 무서운 서스펜스 영화라기보다는 정서적인 울림에 집중한다. 채도 낮은 색채의 사용과 유령이 있을 때는 기온이 내려가는 것과 붉은색의 강조, 성실하게 반전에 대한 힌트를 곳곳에 뿌려놓은 덕에 저절로 이야기에 빠져 들어가게 만든다.
아카데미 남우조연·편집·음향편집상
마치 <할로윈>처럼 시점쇼트를 통해 위압감을 강조하고, 카메라는 언제 인물에게 다가가거나 물러서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서 역동적인 재즈의 리듬감을 이식했다. 플래처(J.K 시몬스)을 종종 조명이 등진 위치에 놓음으로써 카리스마를 강조하고, 입을 보여주지 않는 빅 클로즈업으로 모호한 그의 속내를 표현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를 보고 나서 “놀라운 작품”이라며 심지어 질투가 난다고 인터뷰했다. 2017년 <퍼스트 맨> 촬영당시 지인을 통해 셔젤을 만나 각자의 영화에 사용된 개인적인 트릭을 교환했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누명스릴러의 원조, 리처드 킴블(해리슨 포드)의 평온한 일상이 아내가 살해당하면서 엉망이 된다. 모든 정황이 자신을 용의자로 지목하게 되고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죄수호송열차 사고로 우여곡절 끝에 탈출하면서 그의 파란만장한 도망인생이 시작된다. 그를 끝까지 쫓는 형사 '샘 제라드(토미 리 존스)'의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치면서, 아내 사건에 대한 수사도 벌인다. 그것은 영화 제작 전체를 이중 교차 추격전으로 탈바꿈시킨 영리한 결정이다.
고전적인 스릴러의 관습을 존중하면서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겉보기에는 관계가 없는 각각의 플롯이 마치 시계 부품처럼 착착 돌아간다.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던 요소들이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긴장감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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