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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06. 2022

스릴러영화 추천 TOP 100 (2)

MYSTERY & SUSPENSE MOVIES

"4명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단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모두 뼈도 못추리게 된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surprise) 뿐이다. 그러나 나는 4명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소한 대화조차도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다.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거란 말이야'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니까.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말한다. '차나 한잔하지.'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된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스(suspense)'다." 


할리우드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설명이다. 서스펜스는 정보의 일부를 관객에게만 보여줘 긴장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위의 이야기처럼 관객은 주인공에게 닥칠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모를 때, 관객이 느낄 초조함을 이용하는 것이다. 반대로 영화 속 캐릭터가 어떤 사건의 단서나 이유를 알고 있으며, 관객은 모른 채 그 인물이 만드는 일련의 상황을 따라가게 되면 '미스터리'가 형성된다.





#80 : 타짜 (The War Of Flower·2006) 최동훈

최동훈 특유의 개성적인 캐릭터 설계와 맛깔난 대사를 흉내 낸 한국영화가 많았지만, 최동훈 본인조차 ‘제2의 타짜’를 다시는 재현하지 못했다.     


일견 <타짜>는 장 피에르 멜빌의 프렌치 누아르처럼 보이지만, 평경장은 무협영화에서 가져왔고, 아귀와의 최종대결을 향해가는 구조는 서부극에서 빌려왔다.




#79 : 배드 지니어스 (ฉลาดเกมส์โกง·2017) 나타우트 푼프리야

하이스트 장르를 태국의 한 시험장에 접목시켰다. ‘커닝’이라는 소재로 색다름을 어필한 건 물론, 러닝타임 내내 심장 졸이게 만든다.  




#78 :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1992) 파울 페르후번

<원초적 본능>은 에로틱 스릴러에게 있어서 야릇한 베드신보다 기본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77 : 대결 (Duel·1971) 스티븐 스필버그 

차, 트럭, 고속도로만으로 90분 내내 쫄깃쫄깃하다.




#76 : 들개 (野良犬·1949) 구로사와 아키라

범죄자를 뒤쫓는 형사(추적자)영화 가운데 시대의 공기를 머금고 있는 영화가 있다면 <들개>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들개>는 느와르 장르에 혁명을 일으켰다. 버디 형사물의 틀 안에서 전후 일본사회를 진단한다. 신참형사 ‘무라카미(미후네 토시로)‘는 패전국의 트라우마를 열정으로 극복하려는 한편, 지나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양심적인 신세대를, 베테랑 형사 ‘사토(시무라 다케시)’는 흑백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려는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로 그렸고, 범인 유우사는 패전국의 멍에를 비롯한 모든 과오를 주변의 상황 탓으로 돌리면서 자멸해 가는 인물을 각각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구로사와는 ‘나는 선과 악이 모든 인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는다.’며 형사 무라카미와 범인 유우사를 통해 사회적 조건과 인간 의지의 대립을 탐구한다. 시대의 공기를 꿰뚫고 범죄자와 대면하게 되는 수많은 형사영화들 이를테면 <살인의 추억>, <프렌치 커넥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블랙 레인>, <더티 해리2>, <매드 디텍티브> 등에서 그 지문(指紋)을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다.  




#75 : 미저리 (Misery·1990)/어 퓨 굿 맨(A Few Good Men·1992) 롭 라이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미저리>는 사생팬에게 감금당하면서 벌어지는 린치와 광적인 집착을 그렸다. 한정된 공간과 인물을 활용해 서스펜스의 정석을 보여준다.


아론 스킨의 전설적인 각본 데뷔작<어 퓨 굿 맨> 역시 빈틈없다. 군대 내에 자행되는 은폐와 권위를 통해 조직문화의 양면성을 고발하는 한편, 주인공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성장 서사까지 촘촘한 짜임새를 자랑한다.




#74 : 데드 링거 (Dead Ringers·1988)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티탄>의 줄리아 뒤쿠르노가 가장 좋아하는 공포영화 중 하나로 <데드 링거>를 꼽았다. <데드 링거>는 쌍둥이인 산부인과 전문의가 동시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1975년 스티븐, 시걸 마커스 형제의 자살사건을 모티브로 주인공 엘리엇과 베벌리 마커스 형제관계는 기묘하다. 쌍둥이는 일상의 모든 것을 공유하기 때문에 개인의 영역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던 차에 베벌 리가 미모의 여성 클레어를 사랑하면서 이들의 관계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1인 2역의 열정적인 연기가 눈부신 <데드 링거>는 육체와 정신의 대립이란 주제로, 정체성의 혼란과 약물 중독, 환상에 사로잡힌 채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두 형제의 파멸의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73 : 롤라 런 (Lola Rennt·1998) 톰 티크베어

MTV 세대의 영화의 총아, 오프닝 타이틀부터 온갖 놀라움들이 쉴 새 없이 달리는 SF스릴러 영화다. 타임루프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실험과 시각표현이 독창적이다. 마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사건 전개가 흥미진진한 역동성을 가져온다. 유머와 숨가쁜 흥분과 어머어마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72 : 인사이더 (THE INSIDER·1999) 마이클 만

이 '내부고발(Whistleblowing)스릴러'는 그 어떤 금연광고보다 메시지가 와닿고 2시간 40분 동안 팽팽하게 당긴다. 수많은 법인과 기업인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담배산업을 주축으로 언론과 기업의 유착관계, 기자와 정보원과의 관계 등을 파헤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의 유족 등 흡연피해자 50만명이 낸 손해배상청구기간 중에 개봉하여 큰 화제를 모았고 아카데미 7개 부분 후보에 올랐다.


개봉 4개월 후인 1999년 7월7일, 원고들에게 2천억달러(약 240조원)를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졌다.




#71 :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2008) 마틴 맥도나

살인청부업자에게도 선한 본성이 있을까? <킬러들의 도시>는 킬러들의 ‘속죄’를 밝히도록 영화의 마지막을 킬러들의 윤리적인 선택으로 남겨두기에 이른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콜린 패럴과 동정심 많은 브랜던 글리슨의 행보가 서로 엇갈리고, 피비린내와 가슴 아픈 가운데 웃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마틴 맥도나의 대본이 얼마나 우스운지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그래서 영화의 결론이 뭐냐고?우스꽝스럽게도 세상은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럴지라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 지키고자하는 ‘선의’이라는 역설이다.




#70 : 하이 눈 (High Noon·1952) 프레드 진네만

아카데미 남우주연·주제가·음악·편집상 

스릴러의 역사에서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으레 서부극하면 떠올리는 추격, 폭력, 액션, 그리고 그림 같은 정경들이 없다. <하이 눈>은 무엇보다도 한 남자의 내면적 갈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안관으로서 자신의 신념 때문에 마을 주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그 신념을 핑계로 자신을 내치는 마을 주민들의 이기심은 실로 끔찍하기 이를 때 없다. 


이럴 때 주인공은 자신의 신념을 버려야 하지만, 그 결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 심리 웨스턴은 심리스릴러의 한축을 건립한다. 그래서 '영웅(보안관)'이 각성하는 과정은 오늘날 슈퍼히어로물의 컨벤션으로 남아있다.




#69 : 퍼니 게임 (Funny Games·1997) 미하엘 하네케 

의외로 <퍼니 게임>은 폭력의 사용은 극도로 자제되어 있다. 하지만 관객이 참을 수 없었던 것은 폭력적인 영상이 아니라 관객에게 야유를 퍼붓는 듯한 영화의 어조였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일반적으로 제4의 벽을 깨지 않는다. 그런데 <퍼니게임>은 인물이 카메라를 자주 보며 관객에게 말을 건다. 영화가 폭력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묻기 위해 관객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 소름끼친다.  




#68 : 말타의 매 (The Maltese Falcon·1941) 존 휴스턴/ 빅 슬립(THE BIG SLEEP·1946) 하워드 혹스/고독한 영혼 (In A Lonely Place·1950) 니콜라스 레이

클리셰를 창조한 영화를 빼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대실 해밋의 <말타의 매>나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 모두 하드보일드 소설을 대표한다. 이를 원작으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살인 미스터리, 필름 누아르, 네오 누아르의 토대를 마련한다.


음모와 허무로 가득한 하드보일드 소설을 어둠과 욕망의 영화로 옮겨 놓은 것은 존 휴스턴이나 하워드 혹스의 뛰어난 각색과 연출 덕분이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에서 사립탐정 역할을 맡은 험프리 보가트로 인해 영화 주인공들은 영웅주의에서 벗어나 비윤리적인 길을 걷게 된다. 그렇게 단숨에 빔 벤더스와 존 밀리어스, 로만 폴란스키와 오우삼, 쿠엔틴 타란티노의 우상이 되었다.


그리고 <고독한 영혼>은 낭만적이면서도 저주가 따라다니는 분위기를 지닌 독특한 누아르이며, 험프리 보가트와 글로리아 그레이엄이 각자 자기 경력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할리우드에 관한 가장 통찰력 있는 영화 중 하나라는 점이다. 연인을 둘러싼 도덕적 모호함의 안개가 마지막 반전이 일어날 때까지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67 : 아메리칸 싸이코 (American Psycho·2000) 매리 해론

돈과 특권, 명문대학과 명품 뒤에서 숨은 패트릭 베이트먼(크리스찬 베일)은 ‘교양 살인마’라는 단어를 탄생시켰다. 이는 80년대 미국 사회의 산물인 여피(Yuppy: Young Urban Professional) 문화에 대한 비판이다. 물질적 성공이 곧 아메리칸 드림의 성취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바로 엘리트가 된 계층을 정조준한다.


여성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첫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강박적인 벗어날 수 없는 성(性)과 새디즘, 살인, 그리고 남성성에 대한 탐구를 다루고 있다. 호러 장르에서의 유리천장을 뛰어넘었다. 카린 쿠사마, 제니퍼 켄트, 애나 릴리 애머푸어, 코랠리 파갯, 줄리아 뒤쿠르노에게 문호를 열어줬다.




#66 :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1999) M. 나이트 샤말란

<식스 센스>은 '고전적인 유령이야기'다. 심리학자 말콤(브루스 윌리스)과 그 아내, 소년 콜(할리 조엘 오스먼트)과 엄마(토니 콜렛)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이 영화는 무서운 서스펜스 영화라기보다는 정서적인 울림에 집중한다. 채도 낮은 색채의 사용과 유령이 있을 때는 기온이 내려가는 것과 붉은색의 강조, 성실하게 반전에 대한 힌트를 곳곳에 뿌려놓은 덕에 저절로 이야기에 빠져 들어가게 만든다.




#65 : 서바이벌 게임 (Deliverance·1972) 존 부어만

네 명의 친구가 카누여행을 즐기다가 의문의 피습을 당하는 생존스릴러 영화다. 영화의 주제는 샘 페킨파의 「어둠의 표적」과 웨스 크레이븐의 「왼편의 마지막 집」과 매우 흡사하다. 폭력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채 살아가던 평범한 도시 중산층이 무자비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노력의 쾌감을 선사한다.




#64 : 위플래시 (Whiplash·2014) 데이먼 셔젤 

아카데미 남우조연·편집·음향편집상

마치 <할로윈>처럼 시점쇼트를 통해 위압감을 강조하고, 카메라는 언제 인물에게 다가가거나 물러서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서 역동적인 재즈의 리듬감을 이식했다. 플래처(J.K 시몬스)을 종종 조명이 등진 위치에 놓음으로써 카리스마를 강조하고, 입을 보여주지 않는 빅 클로즈업으로 모호한 그의 속내를 표현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를 보고 나서 “놀라운 작품”이라며 심지어 질투가 난다고 인터뷰했다. 2017년 <퍼스트 맨> 촬영당시 지인을 통해 셔젤을 만나 각자의 영화에 사용된 개인적인 트릭을 교환했다.




#63 : 도망자 (The Fugitive·1993) 앤드류 데이비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누명스릴러의 원조, 리처드 킴블(해리슨 포드)의 평온한 일상이 아내가 살해당하면서 엉망이 된다. 모든 정황이 자신을 용의자로 지목하게 되고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죄수호송열차 사고로 우여곡절 끝에 탈출하면서 그의 파란만장한 도망인생이 시작된다. 그를 끝까지 쫓는 형사 '샘 제라드(토미 리 존스)'의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치면서, 아내 사건에 대한 수사도 벌인다. 그것은 영화 제작 전체를 이중 교차 추격전으로 탈바꿈시킨 영리한 결정이다. 




#62 :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2019) 라이언 존슨

애거시 크리스티의 추리 형식을 빌어 혐오주의를 성찰한다.




#61 : 추격자 (The Chaser·2008)/황해 (The Yellow Sea·2010) 나홍진

고전적인 스릴러의 관습을 존중하면서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겉보기에는 관계가 없는 각각의 플롯이 마치 시계 부품처럼 착착 돌아간다.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던 요소들이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긴장감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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