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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04. 2022

스릴러 영화 추천 TOP 100 (1)

MYSTERY & SUSPENSE MOVIES

스릴러는 말 그대로 ‘스릴을 선사하는 장르’다. 서스펜스 영화나 서스펜스 스릴러라고도 부른다. 관객의 흥분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처럼 영상매체라면 으레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의학 스릴러, 법정 스릴러, 범죄 스릴러, 첩보 스릴러, 정치 스릴러, 심리스릴러, 음모 스릴러, 테크노 스릴러처럼 소재에 따라 수식어가 따로 붙게 된다. 코미디 스릴러, 액션 스릴러, 호러 스릴러 같이 타 장르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번외]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2004) 에릭 브레스, J. 마키에 그러버

엄밀하게 말해 ‘나비효과’는 반드시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오차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영화는 <레트로액티브 (1997)>나 <인생극장>처럼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는 설정을 차용하나 '기억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초자연적 요소를 가미하였기에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할리 우드답게 신은 운명에 손을 댄 이 ‘오만한’ 인간을 용서하지 않는다. 이 매력적이고 불경한 소재는 하나의 교훈극으로 소모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이 복잡다단한 플롯을 꽤 흥미롭게 이끌고 간다. 소름 돋는 여운을 남긴 극장판 결말이 만족스러웠으나, 아무래도 며칠 동안 헤어 나올 수 없는 멘탈 붕괴를 안겨준 감독판이 더 강렬했다.





#100 : 어두워질 때까지 (Wait Until Dark·1967) 테렌스 영

오드리 헵번이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고, 프레드릭 노트의 동명 무대 희곡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연극적인 특성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제한된 공간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액션이 펼쳐진다. 폐소 공포증과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키는 방식은 <맨 인 더 다크>등 수많은 후손들에게 유전되었다.  




#99 : 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2016) 댄 트랙턴버그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의 두 번째 ‘클로버필드’ 프로젝트다. 전편<클로버필드(2008)>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도 아니고, 괴물이 대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공포를 선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벙커라는 폐쇄된 공간에 있는 세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는 데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도망칠 수 없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심리싸움과 바깥 상황에 대한 미스터리가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킨다.

    

전편의 스타일, 분위기, 줄거리와 무관하지만 연계성을 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외부 위협은 괴물이 비디오카메라에 제대로 비치지 않는대서 공포감을 선사하는 <클로버필드>와 어느 정도 흡사하다. 전모가 밝혀지는 후반부에 이 작품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98 : 혈의 누 (Blood Tears·2005) 김대승

1808년 동화도라는 외딴섬의 제지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방화와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사극이다. 잔혹한 고어로 표현되는 자생적 근대의 좌절 속에서 전근대적 사회상을 고발한다.




#97 : 마약전쟁 (Drug War·2013) 두기봉

중국 공안이 주인공인 영화이니 이들을 다룰 수 있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부패해서도 안 되고 흔들려서도 안 된다. 이 제한을 역이용해서 홍콩 누아르의 브로맨스, 끈적끈적한 관계 묘사, 감상주의, 사연을 전부 퇴출시킨다. 두기봉은 마치 동물학자처럼 마약을 둘러싼 두 무리를 세밀하게 관찰한다. 그리고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묘사를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96 : 위험한 정사 (Fatal Attraction·1987) 애드리안 라인

이 얼마나 현실적인 악당인가! 경계선 성격장애의 표본인 알렉스 프레스트(글렌 클로즈),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불륜의 위험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95 : 끝까지 간다 (A Hard Day·2013) 김성훈

긴장과 이완을 배치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야기에 큰 욕심이 없는 대신에 조금이라도 속도가 처질 것 같으면  가차 없이 쳐내버린다. 팽팽하게 당겨진 전개에 피로를 느낄 만한 타이밍마다 블랙코미디로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몰입을 한층 끌어올린다.





#94 : 장미의 이름 (The Name Of The Rose·1986) 장 자크 아노

14세기 이탈리아 수도원을 배경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처럼 ‘중세의 수도복을 입은 셜록 홈스’을 숀 코너리가 유연하고 태연스레 연기했다. 감독은 중세의 불합리적인 종교적 광신에 집중하며 미스터리와 스릴, 반전을 플롯의 힘으로 끌어들인다.


방대한 원작의 신학적·철학적 논쟁은 담을 수 없었지만, 오히려 러브스토리는 온전히 남겨 종교와 (범인류적) 사랑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93 : 실종 (さがす·2021) 가타야마 신조

가타야마 신조는 아버지가 겪은 일을 모티브로 ‘연쇄살인마를 마주한 후 갑자기 아빠가 사라지고, 아빠의 이름을 사용하는 연쇄살인마가 나타난다’라는 흥미로운 플롯을 짰다. 그리고는 자살을 통해 일본 사회 밑바닥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인간 생태계의 그림자를 과격하고도 차갑게 형상화한다.



 

#92 : 엔젤 하트 (ANGEL HEART·1987) 앨런 파커

<올드 보이>과 <곡성>이 참조한 작품, 윌리엄 요르츠버그의 1978년 오컬트 소설 '폴링 엔젤'을 원작으로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문법으로 이물감 없이 풀어간다. 미키 루크의 미모, 부두교의 불길한 의식들, 악마에 의해 도덕을 파괴하는 배은망덕함이 이 영화의 ‘다크’한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이다. 




#91 : 도살자 (Le Boucher·1970) 클로드 샤브롤

젊은 시절에 히치콕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했던 샤브롤은 히치콕에 존경을 바치는 스릴러 영화만을 평생 동안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 <도살자>는 가장 혁신적으로 히치콕을 받아들였다고 평가받는다.  


겉보기엔 동화적인 분위기의 은밀하고도 섬세한 러브스토리처럼 위장했다. 그렇게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와 <열차 위의 낯선자들>을 교묘하게 합친다. 샤브롤 스스로 히치콕 영화의 본질이라고 파악했던 등장인물 들간의 ‘죄의 교환’이라는 주제를 깊숙이 탐구한 작품이었다. 




#90 : 헤드헌터 (HODEJEGERNE·2011) 모튼 틸덤 

정석에 가까울 만치 기본에 충실한 노르웨이 스릴러다. 굉장히 잘 짜인 각본과 최상의 몰입도를 제공한다.




#89 : 프리퀀시 (FREQUENCY·2000) 그레고리 호블릿 

<프리퀀시>는 초끈 이론이나 다중우주 이론과 무관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단일 시간선’이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는 살짝 미심쩍을지 몰라도 기본기가 아주 단단하다. 바뀐 과거에서 살아남은 아버지가 책상 위에 글자를 남겨 미래의 아들에게 전달하는 장면이나 아버지가 미래의 아들에게 지갑에 증거를 넣어둬서 전달하는 장면, 야구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소통하는 방식. 30년 시차를 두고 부자가 범인과 대결하는 교차편집은 박진감이 넘친다.


앞서 말했던 기본기는 다음과 같다. SF 스릴러가 꼭 휘양 찬란한 특수효과가 필요한가? 어찌 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그 발상을 활용하는 기발한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명제를 재확인시켜준다. 이것이 <시그널(2016)>에 전해준 <프리퀀시>의 조언이다.




#88 : 제인의 말로 (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1962) 로버트 알드리치

아카데미 의상상

늙어가는 왕년의 두 배우 자매가 쇠락한 저택에서 서로의 존재를 갈기갈기 파괴해 간다.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라이벌 관계였던 조안 크로포드와 베티 데이비스가 적대적인 두 자매로 등장하여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매간의 질투와 갈등은 가족적인 비극인 동시에 연예계의 이면을 폭로한다.    

  

표현주의적인 조명과 의상, 분장,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 광인과 정상인, 저택 내부와 실외공간을 대비시킨다. 공포와 유머를 섞어가며 긴장감 있게 몰아붙이는 알드리치의 연출이 실로 대단하다.




#87 : 아이덴티티(Identity·2003) 제임스 맨골드

반전영화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 <디 아더스> 등이 화자의 진실성을 뒤엎는 데서, 둘째, <메멘토>가 시간의 순서를 뒤집는 데서 그 묘미를 안겨줬다면 <아이덴티티>는 두 가지 수법을 다 사용한다. 액자식 구성의 <아이덴티티>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교묘히 뒤섞어서 논리적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복기하는 재미 자체가 원천 봉쇄되어 있다.




#86 : 서치 (Searching·2018) 아니쉬 차간티

<서치>는 실종사건을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전형적인 서사를 따르는 영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건의 진상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업데이트했다. 디지털 세계를 영화적으로 제대로 탐구한 것은 실로 대담한 시도였다.




#85 : 클라커즈 (Clockers·1995) 스파이크 리

리처드 프라이스의 동명소설을 제목 그대로 마약 딜러를 다루고 있다. 원래 스콜세지가 연출하려고 했으나 <카지노>와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프로젝트를 리에게 넘겼다. 영화는 두 가지 주제를 동시에 다루면서도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뉴욕 시의 마약왕 로드니 리틀(델로리 린도)가 살인을 사주하고 대신 누명을 쓴 마약 밀매자(메키 파이퍼)의 살인사건을 다룬 흥미진진한 범죄 스릴러이다. 강력계 형사 클라인(하비 케이텔)과 마질리(존 터투로)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거리를 순찰하지만, 거짓 자백과 모순되는 이야기의 미로에서, 마약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 끼친 악영향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선을 남겨놓는다.




#84 :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 (El Secreto De Sus Ojos·2009) 후안 호세 캄파넬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스페인어 스릴러는 <히든 페이스>, <줄리아의 눈>, <더 플랫폼>등의 나름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다. 그중에서 에두아르도 사체리의 소설 <La Pregunta De Sus Ojos>을 원작으로 한 아르헨티나 영화를 골랐다.      

은퇴한 주인공이 25년 전 발생한 강간살인 사건을 소설로 집필한다. 이 기간은 이사벨 페론이 군부 쿠데타로 실각하며 아르헨티나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암울한 시절과 정확히 일치한다. 과거의 미제사건을 쫓는 묵직한 스릴러가 아닐까 싶지만, 역사와 개인의 기억을 교차하며 사회드라마로 확장한다. 그 기저에 짙게 깔린 아련한 순애보가 감동도 여운도 남긴다.




#83 : 친절한 금자씨 (Lady Vengeance·2005) 박찬욱

복수 3부작의 피날레는 복수를 위해 출소한 여죄수라는 익숙한 전제로 시작한다. 이전까지 남성중심이었던 박찬욱이 모성애와 자매애를 전면에 내세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폭력의 모티브로 인해 감독의 동기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판타지적인 서정성이 따사로운 포옹의 여지를 남겼다. 

     

피비린 내나는 여정을 끝마칠 때쯤 영화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결국 관객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진다. 특히 복수에 성공해서 기쁜 것인지, 복수가 허무해서 후회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이영애의 표정이 압권이다.




#82 :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2011) 데이비드 핀처

아카데미 편집상

스티그 라르손의 2005년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이미 닐스 아르덴 오플레우의 스웨덴 영화가 성공을 거뒀다.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은 원작에 보다 충실하면서 데이빗 핀처답게 유려하고 강렬하다.




#81 : 프리즈너스 (Prisoners·2013) 드니 빌뇌브

<프리즈너스>는 아동 유괴극과 그로 인해 망가져가는 사람들을 그린다.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이 세장의 지옥 같은 단면을 절단한다. 가만히 응시하며 여기에 과연 희망이 있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그 질문은 손쉬운 봉합이나 냉소적인 체념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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