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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영화 추천 TOP 100 (1)

MYSTERY & SUSPENSE MOVIES

by TERU

스릴러는 말 그대로 ‘스릴을 선사하는 장르’다. 서스펜스 영화나 서스펜스 스릴러라고도 부른다. 관객의 흥분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처럼 영상매체라면 으레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의학 스릴러, 법정 스릴러, 범죄 스릴러, 첩보 스릴러, 정치 스릴러, 심리스릴러, 음모 스릴러, 테크노 스릴러처럼 소재에 따라 수식어가 따로 붙게 된다. 코미디 스릴러, 액션 스릴러, 호러 스릴러 같이 타 장르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100 : 컴패니언 (Companion·2025) 드루 행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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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천생연분이라 여기는 아이리시(소피 대처)와 조시(잭 퀘이드)는 왜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일까? 로맨스 영화로 출발해 호러와 다크 코미디, SF 등 장르를 오가고 여러 차례 반전을 거듭함에도 흐트러짐 없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일품이다. 관계의 본질, 이식된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와 가스라이팅 등의 소재를 적절히 배합해 크노페미니즘, 과학 윤리, 사랑에 대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사회 풍자로 지적인 유희를 판매한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조시로 대표되는 인셀 남성을 풍자하는데, 고정된 성역할의 틀을 깨고자 그렇게 만들었을 텐데,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영화 속 남녀의 입장을 역전시켰다면 애초의 연출 의도에 부합되지 않았을까 싶다.



#99 : 인비저블 게스트 (Contratiempo·2016) 오리올 파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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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에서 ‘반전영화’를 클릭하면 빠지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그 명단에 빠지지 않는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는 ‘아무것도 모르고 봐야한다’는 경고성 댓글이 따르고는 한다. 용의선상에 오른 주인공이 누명을 벗고자 변호사와 함께 자신의 진술을 재검토한다. 법정 장면도 추격전도 없이 한 인물의 시점에서 사건을 되짚어가며 관객의 추리에 혼선을 가한다. 충무로에서 소지섭 주연으로 리메이크되었다.



#98 : 라스트 시덕션 (The Last Seduction·1994) 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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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팜 파탈 ‘브리짓(린다 피오렌티노)’은 남자들을 멋대로 이용하고 또 그만큼 재빨리 버리고 도망간다. 헌신적인 남편을 배신하고, 순진한 ‘토이 보이(Toy Boy)’을 어깨를 으쓱거리며 조종하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다.



#97 :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2004) 에릭 브레스, J. 마키에 그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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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말해 ‘나비효과’는 반드시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오차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영화는 <레트로액티브 (1997)>나 <인생극장>처럼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는 설정을 차용하나 '기억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초자연적 요소를 가미하였기에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할리 우드답게 신은 운명에 손을 댄 이 ‘오만한’ 인간을 용서하지 않는다. 이 매력적이고 불경한 소재는 하나의 교훈극으로 소모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이 복잡다단한 플롯을 꽤 흥미롭게 이끌고 간다. 소름 돋는 여운을 남긴 극장판 결말이 만족스러웠으나, 아무래도 며칠 동안 헤어 나올 수 없는 멘탈 붕괴를 안겨준 감독판이 더 강렬했다.



#96 : 어두워질 때까지 (Wait Until Dark·1967) 테렌스 영

오드리 헵번이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고, 프레드릭 노트의 동명 무대 희곡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연극적인 특성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제한된 공간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액션이 펼쳐진다. 폐소 공포증과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키는 방식은 <맨 인 더 다크>등 수많은 후손들에게 유전되었다.



#95 : 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2016) 댄 트랙턴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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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10번지>는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의 두 번째 ‘클로버필드’ 프로젝트다. 전편<클로버필드(2008)>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도 아니고, 괴물이 대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공포를 선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벙커라는 폐쇄된 공간에 있는 세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는 데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도망칠 수 없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심리싸움과 바깥 상황에 대한 미스터리가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킨다.


전편의 스타일, 분위기, 줄거리와 무관하지만 연계성을 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외부 위협은 괴물이 비디오카메라에 제대로 비치지 않는대서 공포감을 선사하는 <클로버필드>와 어느 정도 흡사하다. 전모가 밝혀지는 후반부에 이 작품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94 :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1981) 봅 라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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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은 1943년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감독의 데뷔작으로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원조같은 역할을 했고, 1946년에 할리우드에서 테이 가넷 감독이 리메이크 역시 오늘날 필름 누아르 걸작으로 칭송받는다. 1981년작은 과소평가받지만, 지금 관객들이 즐기기에 나쁘지 않아 보여 추천 드린다.



#93 : 혈의 누 (Blood Tears·2005) 김대승

1808년 동화도라는 외딴섬의 제지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방화와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사극이다. 잔혹한 고어로 표현되는 자생적 근대의 좌절 속에서 전근대적 사회상을 고발한다.



#92 : 마약전쟁 (Drug War·2013) 두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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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이 주인공인 영화이니 이들을 다룰 수 있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부패해서도 안 되고 흔들려서도 안 된다. 이 제한을 역이용해서 홍콩 누아르의 브로맨스, 끈적끈적한 관계 묘사, 감상주의, 사연을 전부 퇴출시킨다. 두기봉은 마치 동물학자처럼 마약을 둘러싼 두 무리를 세밀하게 관찰한다. 그리고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묘사를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91 : 헤드헌터 (HODEJEGERNE·2011) 모튼 틸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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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에 가까울 만치 기본에 충실한 노르웨이 스릴러다. 굉장히 잘 짜인 각본과 최상의 몰입도를 제공한다.



#90 : 장미의 이름 (The Name Of The Rose·1986) 장 자크 아노

14세기 이탈리아 수도원을 배경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처럼 ‘중세의 수도복을 입은 셜록 홈스’을 숀 코너리가 유연하고 태연스레 연기했다. 감독은 중세의 불합리적인 종교적 광신에 집중하며 미스터리와 스릴, 반전을 플롯의 힘으로 끌어들인다.


방대한 원작의 신학적·철학적 논쟁은 담을 수 없었지만, 오히려 러브스토리는 온전히 남겨 종교와 (범인류적) 사랑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89 : 실종 (さがす·2021) 가타야마 신조

가타야마 신조는 아버지가 겪은 일을 모티브로 ‘연쇄살인마를 마주한 후 갑자기 아빠가 사라지고, 아빠의 이름을 사용하는 연쇄살인마가 나타난다’라는 흥미로운 플롯을 짰다. 그리고는 자살을 통해 일본 사회 밑바닥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인간 생태계의 그림자를 과격하고도 차갑게 형상화한다.



#88 : 콘클라베 (Conclave·2024) 에드바르트 베르거

아카데미 각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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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다룬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했다. 시스티나 성당에서 차기 교황을 결정하기 위해 추기경단의 열띤 선거를 궁무처장인 로렌스 추기경(레이프 파인스)이 주관하게 된다. 일반적인 정치 스릴러처럼 권력을 놓고 경쟁하는 저속한 충동을 엄숙하게 그려낸 미스터리가 참으로 거룩하다. 의심과 믿음이 함께하고, 차악과 최악 중 하나를 고를 필요 없이 절대주의를 허무는 메시지도 신성하다.



#87 : 위험한 정사 (Fatal Attraction·1987) 애드리안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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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현실적인 악당인가! 경계선 성격장애의 표본인 알렉스 프레스트(글렌 클로즈),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불륜의 위험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86 : 제인의 말로 (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1962) 로버트 알드리치

아카데미 의상상

늙어가는 왕년의 두 배우 자매가 쇠락한 저택에서 서로의 존재를 갈기갈기 파괴해 간다.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라이벌 관계였던 조안 크로포드와 베티 데이비스가 적대적인 두 자매로 등장하여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매간의 질투와 갈등은 가족적인 비극인 동시에 연예계의 이면을 폭로한다.


표현주의적인 조명과 의상, 분장,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 광인과 정상인, 저택 내부와 실외공간을 대비시킨다. 공포와 유머를 섞어가며 긴장감 있게 몰아붙이는 알드리치의 연출이 실로 대단하다.



#85 : 크라잉 게임 (The Crying Game·1992) 닐 조던

아카데미 각본상

아일랜드 출신 닐 조던 감독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문제작. 죽은 남자와 그의 남겨진 연인과 살해자의 삼각관계가 깊어지면서 온갖 종류의 비밀들이 불거져 나온다. 이후의 모든 과정이 영국 정부와 아일랜드 공화국군(IRA) 사이의 오랜 긴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음모 속에서 전개된다. 또한 보이 조지는 이 영화의 주제가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84 : 오픈 유어 아이즈 (ABRE LOS OJOS·1997)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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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의 바닐라 스카이의 원작이다. 원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오로지 ‘카메라 각도’만으로 사실적인 SF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원칙을 지켰다. 히치콕의 현기증을 차용하면서 이성과 합리와 영화적 현실 모두를 따돌린 채, 그의 의도대로 실존을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꿈과 현실을 구분 짓는 이분법적 사고를 유체 이탈하는 방식을 〈매트릭스(1999)와〉 〈엑시스텐즈(1999)〉, 〈파이트 클럽(1999)〉, 〈식스 센스(1999)〉, 〈메멘토(2000)〉,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에게 상속했다.



#83 : 아이덴티티(Identity·2003) 제임스 맨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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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영화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 <디 아더스> 등이 화자의 진실성을 뒤엎는 데서, 둘째, <메멘토>가 시간의 순서를 뒤집는 데서 그 묘미를 안겨줬다면 <아이덴티티>는 두 가지 수법을 다 사용한다. 액자식 구성의 <아이덴티티>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교묘히 뒤섞어서 논리적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복기하는 재미 자체가 원천 봉쇄되어 있다.



#82 : 콜래트럴 (Collateral·2004) 마이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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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은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복잡한 캐릭터를 구성하는 데 있어 명장이다. 재즈를 사랑하는 교양 살인마 빈센트(톰 크루즈)와 그를 막으려는 소시민 택시기사의 교감은 그 어떤 버디 무비에서도 본 적이 없는 참신한 풍경을 자아낸다.



#81 : 끝까지 간다 (A Hard Day·2013)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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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이완을 배치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야기에 큰 욕심이 없는 대신에 조금이라도 속도가 처질 것 같으면 가차 없이 쳐내버린다. 팽팽하게 당겨진 전개에 피로를 느낄 만한 타이밍마다 블랙코미디로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몰입을 한층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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