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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14. 2022

북 오브 보바펫*만달로리안 시즌2.5

《The Book Of Boba Fett, 2021》노 스포일러 후기

《북 오브 보바 펫》은 은하계에서 가장 전설적인 현상금 사냥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국의 역습(1980)>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하던 조 존스턴과 랄프 맥쿼리는 스톰 트루퍼 특수부대를 기획했다. 그러나 약 100벌의 의상을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루카스는 생각을 바꿨다. 조 존스턴은 흰 갑옷에 녹색 페인트와 흠집 자국을 새겼다. 그렇게 새로운 캐릭터인 보바 펫이 탄생했다.


보바 펫은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서 6분 30초 동안 단 4줄의 대사만 했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 덕분에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액션 피겨 등 부가상품이 출시되었다. 그 인기 덕택에 프리퀄 3부작에 보바 펫의 기원이 다뤄진다. <클론의 역습(2002)>에서 어린 보바와 그의 아버지 ‘장고 펫(테뮤에라 모리슨)’이 이전 오리지널 3부작보다 몇 배는 늘어난 상당한 분량을 차지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만달로리안>에 37년 만에 41세의 보바 펫이 등장한다. 환갑이 된 테뮤에라 모리슨이 보바 펫 역을 다시 맡는다. 스타워즈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모래 행성 타투인을 배경으로 <제다이의 귀환(1983)>의 후일담으로 시작한다. 1,2화에서 58세의 밍나 원와 버디를 이루며 지루한 액션을 펼친다. 배우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기획의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


어쨌거나 《북 오브 보바 펫》은 오리지널 3부작의 테두리에서 다뤄진다. 자바의 뒤를 이어 다이묘에 오른 보바와 그의 부관 ‘페넥 섄드(밍나 원)’이 파이크족과의 결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스타워즈답게 서부극, 마피아 영화, 성경 메타포가 극을 지배한다. 보바 펫의 캐릭터는 존 웨인이 연상되는 지친 보안관이고, 전체적인 플롯은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영화를 답습하고 있다. 터스켄과의 우정은 외계의 카우보이와 인디언 이야기다. 파이크족으로부터 터스켄(혹은 타투인)을 지키는 보바 펫의 이야기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늑대와 함께>, <듄>이 저절로 연상시킨다.


그러나 자바의 공포를 종식하고 타투인에서 존경을 쟁취하는 보바 펫의 모험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만달로리안>의 떡밥을 회수하는 용도로 변경된다. 주인공 보바 펫보다 딘 자린과 그로구의 우정에 무게가 실린다. 결론적으로 《북 오브 보바 펫》은 어디까지나 <만달로리안>의 외전으로만 기능한다는 한계를 노출한다.



★★☆ (2.7/5.0)


Good : 주인공이 안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재밌는 아이러니한 시리즈

Caution : 왜 스타워즈는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는가?


●디즈니는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면서 팬들이 만든 확장 세계관인 '스타워즈 레전드'를 전부 삭제했는데 정작 드라마에서 레전드를 실컷 써먹고 있다.


■보바 펫 덕분에 만달로리안이 스타워즈 레전드에서 다뤄지게 되었는데 디즈니+의 <만달로리안>이 흥하면서 이 전후 관계가 역전되었다. 미디어 믹스의 세계는 이토록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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