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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15. 2022

메이의 새빨간 비밀, 성장통의 의인화

《Turning Red (2022)》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13세 소녀가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를 겪고 부끄러움에 화장실로 달려간다. 엄마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달래 보지만, 그 관심은 딸에게는 그녀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1. 도미 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

배경은 일본 2D 애니메이션처럼 그렸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는 주디 블룸의 YA소설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처럼 월경을 주제로 다룬 파격적인 작품이다. 도미 시 감독은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반영했다. 그녀의 고향인 토론토의 차이나타운과 스카이 돔이 등장한다. 실제 토론토는 백인 인구 비율이 50%를 겨우 넘는 다문화 도시로 동양인이 많이 사는 도시이기도 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메이 리(로잘리 치앙)는 너무 기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등 흥분할 때마다 거대한 레서 판다로 변신한다. 이것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계 혈통에 기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씨 가문의 여성들은 붉은 달이 뜨는 밤에 레서 판다를 봉인하는 도교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이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걸까?      




2. <캐리>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와의 연관성

주인공의 어머니인 ‘밍(산드라 오)’은 북미권에서 ‘타이거 맘’이라 불리는 엄격한 동양인 어머니상으로 등장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메이는 어머니의 엄격한 기대에 반항하는 독립심과 자기애가 증가한다. 메이는 강압적인 어머니보다 또래 친구들 애비(혜인 박), 프리야(미트레이 라마크리쉬난), 미리암(아바 모스)과 더 친밀해진다. 즉, <캐리(1976)>에는 월경이 시작한 딸을 억압하는 기독교 광신도 어머니와의 대립구도를 가져온 까닭이기도 하다. 붉은색을 강조하거나 미신(불길한 숫자)의 활용 역시 <캐리>에서 가져왔다.


엄마에게 비밀노트를 빼앗기는 장면

이렇듯 두 작품 모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했다이러한 과정 속에서 디즈니 영화는 매우 급진적인 면을 보인다. 바로 소녀들의 ‘성(性)’에 대한 솔직함이다. 도미 시와 줄리아 초의 시나리오는 수위에 거리낌이 없다. 픽사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리비도’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섹슈얼한 욕망이 담긴 비밀노트를 침대 밑에 숨겨놓는 대목이 바로 그러하다. 프로이트의 가르침대로 사춘기 소녀가 갑자기 겪는 신체적 변화에 대한 어색함, 제멋대로인 욕구, 어머니로부터의 정신적인 독립, 아이돌을 섹슈얼리티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매우 건실한 가족 드라마를 건설한다.


더욱이 중국식 사원, 조상 숭배 문화, 수학과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동양인의 고정관념 등이 서구 관객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3. 2D 애니메이션과 고지라, K-POP에 대한 존경심

<협녀(1969)>의 오마주

레서 판다 디자인은 묘하게 아드만 스튜디오와 비슷하며, 영화 곳곳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 <아키라>, 지브리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2D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그리고 <고지라>로 대표되는 일본 카이주(괴수물) 공식을 적극 활용해서 볼거리를 창출한다. 


더불어 대중음악과 보이밴드가 중요한 소재로 쓰였다. 작중 시대적 배경은 2002년으로 아이돌 ‘4*Town’은 밀레니엄 시기에 유행했던 틴 팝들 엔싱크, 백스트리트 보이즈를 연상시킨다. 감독인 도미 시는 PM, 빅뱅 등 K-POP 아이돌에게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메이의 친구인 애비와 4*Town의 멤버 태영은 한국계 캐릭터이다



★★★☆ (3.5/5.0)


Good : 성장통의 의인화

Caution : 뚜렷하지 않은 모녀 갈등


●빌리 아일리시와 오빠 피니어스가 4*Town의 음악 3곡을 모두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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