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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14. 2018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후기_과유불급

過猶不及

[줄거리] 마법 세계의 운명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의 활약으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미합중국  마법 의회 MACUSA에 붙잡히지만, 이내 그가 장담했던 대로 탈출해 추종자를 모으기 시작한다. 순혈 마법사의 세력을 모아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그린델왈드의 야욕을 막기 위해 '알버스 덤블도어'(주드 로)는 제자였던 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마법사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되어 가고, 뉴트는 앞날의 위험을 알지 못한 채 제안을 승낙하는데... 


[후기] 과유불급(過猶不及)

아무리 봐도 조앤 K. 롤링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 같다. 5부작 중 2편인데도 여전히 캐릭터 소개와 세계관 구축에 힘쓴다. 그만큼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범’)는 많은 스토리를 풀기 바쁘다. 마치 숙제를 풀듯이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쏟아진다. 스캐맨더의 형 '테세우스(칼럼 터너)', 뉴트의 전 약혼녀 '레타 레스트랭 (조 크래비츠), 내기니(수현), 덤블도어 (주드로), 크레덴스 베어본(에즈라 밀러) 등이 새로이 등장한다. 


그리고, 오프닝만큼은 '해리포터'시리즈와 '신비한 동물사전'시리즈를 통틀어서 가장 박진감 넘친다. 그리고‘신동범’은 '대부 2' 이래로 써온 방법을 씁니다. 바로 스케일을 키우는 것이죠, 뉴욕뿐 아니라 파리와 런던으로 무대를 확장합니다. 미술과 세트 못지않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도 훌륭합니다. 특수효과, 특히 프레임 브레이크 효과가 전편보다 뛰어납니다. 물론 마술 액션도 슈퍼히어로물을 참고한 듯 전편보다는 화려합니다. 


그리고 속편을 위한 몇 가지 장치도 마련했다. 첫째, 그린델왈드에게 적절한 명분과 범행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둘째, 1편에서 신비한 동물과 크레덴스에서 갈팡질팡했지만, 2편에서는 동물의 비중을 축소시키는 방침을 정한 거 같습니다. (전편에서도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동물의 활약이 미미했었죠.) 그렇다면,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왜 혹평을 받을까요?


1편에서는 주요 4인방(뉴트·티나·제이콥·퀴니)에다 크레덴스와 퍼시발까지만 다뤘다면, '4개의 TV시리즈를 몽땅 집어넣었다'는 로튼 평처럼 2편은 신(新) 캐릭터들마다 담으려는 내용이 많다 보니 마치 원피스의 [드레스 로자] 편이 연상될 만큼 복잡해졌다. 하지만, 영화는 2시간 안팎에서 여러 인물들을 다뤄야 한다. 이렇다 보니 전개가 산만해지는 건 당연지사고, 후반부에는 동기나 개연성을 설명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는지 그냥 날림 처리된다. 이처럼 인물마다 사연과 서사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으니 인물들의 행동이 다소 의아하다. 특히 퀴니(앨리슨 수돌)의 감정 변화는 생뚱맞은 느낌이 들 정도다. 


거기다 2편은 본격적으로 해리포터 세계관과의 조응에 나선다. 만약 당신이 해리포터 용어와 세계관에 밝다면,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러나, 해 알 못이라면, 그냥 메인 스토리만 즐길 것 같다. 그런데 중심 사건은 엔딩에서 한방에 해결된다. 어떤 관객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 있다. 서브플롯에 지나치게 힘을 쓴 바람에 메인 플롯을 다룰 시간이 부족해진 탓이다. 예이츠 감독은 아무래도 너무 많은 인물들의 감정선과 동기를 다루다 보니 개학을 얼마 안 남겨두고 서 급하게 방학숙제를 몰아서 하듯이 황급히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책임도 크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조앤 K. 롤링에게 있는 듯싶다. 소설은 개별 인물들에 대해 설명이 더해질수록 설정이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2시간 내로 승부를 봐야 하는 영화는 소설보다 매우 호흡이 짧은 매체다. 그러므로 최대한 인물을 줄이고, 서브플롯을 쳐내야 한다. 무리하게 해리포터와 다른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욕심 때문에 인물과 설정이 더해질수록 극은 장황해지고, 산만해져 버렸다.


시리즈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로서도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도 기능하지 못하고,  2편 통째로 희생해가며 판을 깔아줬으니 3편에서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 뉴트 3인에 대한 모험이 본격적으로 펼쳐져야만 한다. 그리고, 제목에 명시된 '그린델왈드의 범죄'도 3편에서 확실히 보여줘야만 한다.

 


★★☆  (2.5/5.0) 


Good : 확실한 팬서비스

Caution :  해알못 진입장벽


● 20세기 초 파리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

● 후반부 이야기도 그렇지만, 편집도 날림이다.

● 소수자와 이방인을 주제로 다뤄서 그런지 엑스맨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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