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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06. 2018

영화 여곡성 후기_서영희의 존재감

《여곡성·The Wrath·2018》 후기·리뷰

2018-11-07 감사합니다!

“들은 것을 말하지 말고, 본 것은 기억하지 말라”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

우연히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된 옥분은 비밀을 간직한 신 씨 부인을 만난다. 

신 씨 부인은 옥분에게 집안에 있는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이야기하고, 

옥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죽음이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한다!

살고 싶다면, 귀를 막아라!



'서영희'의 존재감

보통 공포/스릴러는 (할리우드에서도) 저예산으로 제작된다. 그 말인즉슨 연출각본으로 승부하는 장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오리지널을 리메이크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원작의 연출과 각본을 능가하는 게 녹록지 않은 탓이다. [마녀(2013)]의 유영선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감독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처음 연출 의뢰를 받고 몇 번 고사했었다구성과 스토리텔링에 있어 원작의 오리지널 티를 가지고 가되, 원작을 모르는 10대와 20대에도 어필할 수 있게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캐릭터를 구현했다공포 시퀀스의 경우는 빠른 호흡으로 마치 액션 영화같이 스피디하고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고자 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은 모든 욕망과 야망을 지니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원작에서 그려졌던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갈등에 공감할 수 있도록 여성 캐릭터에 능동성을 부여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공포 영화 장르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더 많이 더 좋은 공포물이 나왔으면 좋겠고, <여곡성>이 그 흐름에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이 인터뷰대로다. 바뀐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액션 영화처럼 역동적인 장면도 많다. 둘째, 여성 캐릭터 위주로 인물을 재설정했다. 먼저 30대 서영희를 젊어진 신 씨 부인에 캐스팅하고, 남 자하인 돌쇠는 '연두'라고 개명했지만, 비중은 단역 수준으로 축소되어있다. 그리고, 박수무당 해천 비(이태리)는 1986년 원작에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이다. 


그 외에, 원인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집안을 다루는 줄거리는 그대로이다. 또한, 2018년 리메이크작 [여곡성]은 86년 원작의 장면도 충실히 재현한다. 원작의 지렁이 국수, ‘옥분’의 만(卍) 자, 생닭을 먹는 장면 등 86년작에 있던 인상 깊은 장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오리지널을 많이 기댔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에 내재된 '전설의 고향' 스러운 공포감은 꽤 희석되었다. 2018년 [여곡성]은 편집이 어색하고, 리듬감이 나쁘다. 공포를 주는 방식이 특수분장에 의존한 신체 훼손보다는 [더 넌]을 연상케 하는 '깜놀'에 주로 의지한 탓이 크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갑툭튀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엉성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따로 노는 듯한 장면의 이음새도 문제지만, 원작의 수동적 여성 캐릭터에 욕망을 이식해 능동성을 살리려는 시도 또한,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감이 불시에 등장시키면서 자꾸 흐름을 끊어먹는 탓에 뭔가 구축하다만 캐릭터 설정처럼 느껴진다. 일단 감독인 공포영화의 문법에 그다지 밝지 못한 듯싶다. 그래서인지 서스펜스가 제대로 살지 않는다. 


이렇게 긴장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서사를 진행시켜야 하는데 실패한데에는 주연을 맡은 어떤 여배우 탓도 크다.웬만하면, 발연기에 대해서도 명연기에 대해서도 크게 왈가왈부하지 않지만, 그 신인 여배우는 데뷔작이라 그런지 극의 비중도 원작보다 줄여줬지만, 영화를 이끌고 가야 할 주인공이라 문제가 된다. 웟동서들과의 기싸움이나, 아기를 지키겠다는 모성애 등의 역할은 소화해줘야 하는데 오로지 신 씨 부인 역의 서영희에 의지한다. 


감독이 액션처럼 속도감을 줬다고 하지만, 긴장감이 약하고, 한국인의 정서에 크게 의존하는 전설의 고향급 이야기가 달라질 리 만무하다. 익숙한 장르물일수록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중요한데, 서영희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무난한 리메이크에 머물렀다. 



★ (1.0/5.0) 


Good : 서영희의 존재감

Caution : 왜 리메이크했을까?


○女哭聲(여자 녀, 울 곡, 소리 성)로 '여자가 한을 품어 크게 우는 소리'라는 뜻이다.

○초기 캐스팅은 조여정이 신 씨 부인, 이유영이 옥분 역할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중간에 서영희, 손나은으로 교체되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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