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봉 중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스파이더 맨: 노 웨이 홈>, <완다비전>을 챙겨봐야 한다. 그러나 《문 나이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하나도 보지 않고도 시청할 수 있다.
《문 나이트》의 매력은 이집트 신화를 마블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신선했다는 점이다. 특히 피에 굶주리고 신뢰할 수 없는 달의 신 ‘혼슈(F. 머레이 에이브러햄)’의 까칠함이나 분만과 다산, 별의 신 타웨레트(안토니아 살리브)의 살가운 성격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디즈니답지 않게 15세 등급을 받을 만큼 수위를 높다는 점이다.
2. 3부 구성의《문 나이트》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문 나이트》는 2회씩 3등분 할 수 있다. 1·2화는 ‘스티븐(오스카 아이작)’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갖고 있는 걸 알게 되며 용병인 ‘마크 스펙터(오스카 아이작)‘와 몸을 공유하게 된 경위를 소개한다. 3·4화는 스티븐과 마크는 모여드는 적들을 상대하며 강력한 이집트 신들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모험을 다룬다. 5·6화는 그들이 가진 복잡한 정체성 문제를 풀어간다.
전체적으로 이중인격에 관한 심리스릴러와 이집트 신화를 소재로 한 어드벤처가 주를 이루며 MCU식 액션이 가미되어 있다. 다중인격인 주인공이 어떨 때는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하는 인격이 튀어나오지만, 반대로 평범한 일반인 인격이 이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액션 장면이 상상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액션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주인공이 겪는 혼란을 체엄한다는 점에서 이런 연출에 대해 비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3. 오스카 아이작의 압도적인 존재감
오스카 아이작은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한 프레임에서 서로 다른 퍼포먼스를 펼친다. 영국인 박물관 직원 스티븐을 연기할 때는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고 미국인 용병 마크를 연기할 때는 미국식 억양을 구사한다. 그러면서도 말투, 성격, 행동거지를 완전히 분리하여 소심한 소시민에서 사연 많은 암살자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베놈>, <지킬과 하이드>처럼 정신분열을 일으킬 때 서로 다른 두 인격이 부부 싸움하듯이 티격태격하는 연기가 자연스러워 몰입도를 높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6시간짜리 TV쇼로 담기에는 생략한 내용이 많다. 마크의 암울한 과거사나 ‘아서 해로우(에단 호크)’가 암미트의 신념을 광적으로 믿는 이유나 행동 동기 등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아 안타까웠다. 애초부터 이렇게 간략하게 갈 요량이었다면 2시간 30분짜리 영화였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 (3.0/5.0)
Good : 심리스릴러와 어드벤처의 조화
Caution : 턱없는 부족한 액션
■오스카 아이작은 시즌 2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6화에서 제이크 로클리의 첫 등장, 콘슈의 건재 등 후속 시즌을 암시하는 떡밥이 나온 데다 마블 스튜디오 공식 트위터에서 문나이트의 6화를 시리즈 피날레에서 시즌 피날레로 바꿔 칭하면서 시즌2 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