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rassic World: Dominion 영화후기
리부트 시리즈인 <쥬라기 월드'(2015)>,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2018)>은 원조<쥬라기 공원(1993)>,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1997)>, <쥬라기 공원3 (2001)>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하면서도 공간을 육해공으로 확장하고 발전된 기술력으로 공룡을 더욱 사실적으로 재현했기에 성공을 거뒀다.
이번 3편도 그 유산을 계승한다. <폴른 킹덤>의 반성으로 잔인한 묘사나 서스펜스는 줄였다. 공룡의 숨소리, 피부, 질감이 놀랄 만큼 사실적이다. 공들인 사운드 디자인이 경이롭다. 딜로포사우루스의 모형을 제작한다거나 애니메트로닉스로 제작한 거대 메뚜기로 CG를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CG를 덜 써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시리즈 최다인 112개의 세트장을 동원하여 산·바다·사막·설원·정글을 아우르는 광활한 영상미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초반에 서부극처럼 시작되다가 중반부터는 추격과 구출을 목표로 <007>,<분노의 질주>같은 첩보 스릴러로, 그러다가 최종에는 재난 영화의 생존게임이 벌어진다. 특히 몰타 장면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영화는 ‘인간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가, 복제 인간은 존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설파하며 막을 내린다. 코로나19사태의 여파, 기후변화로 종의 멸종이 진행되는 요즘 시기에 시기적절한 주제다. 다만, 메시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 묘사가 지나차게 얕아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총평하자면, 콜린 트레보로 감독은 <쥬라기 월드> 3부작을 마무리짓고, <쥬라기 공원> 3부작까지 모두 아우르며 충분한 팬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리즈 사이의 연결성을 공고히 하고, 시리즈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살린다.
시리즈 전체를 포용하고 존중하는 자세는 훌륭하나 역으로 전작에 대한 헌사를 보내면 보낼수록 스필버그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깨어난 포스>, <쥬라기 월드>처럼 '추억을 상기시키는 향수' 외에 독립적인 <도미니언>만이 가진 장점이 무언지 궁금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장면이 이어진다. 또 원래 2부작이었다가 3시간짜리로 축소되고, 2시간 27분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서사가 많이 생략되었다. 그래서 몇몇 인물들의 행동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을 뛰어넘을 순 없다해도 다소 안일한 자세인 것은 분명하다.
●고생물학자의 자문을 통해 제작진은 27종의 공룡 중에 10종의 공룡을 새롭게 선보인다. 깃털 공룡과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육식동물인 기가토노사우르소는 길이 13m, 무게 15t의 몸으로 최고 시속 48㎞로 달린다. 콜린 트레보로 감독이 벨로시랩터가 은밀한 사냥꾼이라면, 야만적인 사냥꾼이라고 언급한 아트로키랍토르가 복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