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Part2. The Other One (2022)》영화후기
2편이 시작하자마자 1편의 설정과 충돌한다. 1편에서 구자윤이 유일하게 폐기되지 않은 실험체라서 제거하려고 했었는데, 2편에서 또 다른 생체실험 연구소가 있다는 설정은 대략 난감한다. 모든 인물들이 이 모순을 무마시키려고 대사를 읊는다. 메인, 아크, 토우, 본사, 초인간주의 그룹, 유니언그룹, 상해 랩 같은 고유명사로 설명한다. 고유명사을 정의내려주지 않은 불친절한 설명에 물음표만 늘어난다. 중심서사와 무관한 대사들은 많은데 반해, 주인공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작 관객이 보고 싶은 세계관을 구구절절 대사로 처리해버리니 1편과 2편 모두 뜸만 들이고 중언부언한 느낌이 든다.
과연 3편에서 이 많은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솔직히 미심쩍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어물쩍 넘어가는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 자체가 늘어진다. 배경으로만 일관하는 세계관은 차지하고서라도 주인공을 쫓는 인물들에게 할애된 정보들이 지나치게 압축적이라 위기감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주인공의 행적은 시설을 나와 박은빈을 만나고, 진구랑 싸우고, 토우를 제압하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왜 이리 영화의 톤이 오락가락하고, 장르도 중구난방인 걸까? 주인공은 1편의 서사를 답습하고, 나머지는 3편을 위한 무대세팅에 할애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사방팔방으로 튀는 것이다. '초인간 그룹과 유니언 그룹의 대결'의 3편을 위해 캐릭터 소개도 해야하고, 박은빈, 진구 등 조연들도 다뤄야 하니 플롯별로 따로 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간단하다. 《마녀 2》은 1편도 그렇지만, 그럴듯한 세계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정이 자꾸 충돌하고 명쾌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공유 세계관은 말처럼 쉽지 않다. MCU의 케빈 파이기나 <아바타 5부작>의 제임스 카메론은 조지 루카스에게서 많이 배웠다고 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조지 루카스는 <플래시 고든>, 원형 신화, 구로사와 아키라, 서부극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개성 강한 생태계를 창조했기 때문이다. 스타워즈가 영화·소설·드라마·게임 미디어 믹스로 확장할 수 있었고 마블과 아바타에 선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