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 돈 심슨과 제리 브룩하이머는 1983년 5월 Ehud Yonay가 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삶에 대해 쓴 특집 기사 ‘탑건’을 읽고 영화를 기획한다. 미완의 대기인 톰 크루즈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다. 톰 크루즈는 남성적인 매력을 내세우면서도 섬세한 감정처리로 여심을 공략한다. 바에서 첫눈에 반한 여주인공에게 ‘You’ve Lost That Loving Feeling’을 부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개봉 직후 1986년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 1위를 거두며 파일럿을 희망하고 사관학교에 지원하는 비율이 500%나 증가했다.
왜 사회현상이 되었을까?
레이건 대통령은 ‘강한 미국’을 천명하고 있었으나, 베트남전의 패배로 미국인의 자존심이 상했었다. 해군은 실제 항공모함과 비행기지, 엘리트 파일럿, 비행교관을 제공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CG가 없던 시절이라 실세 기체를 제공받아 사실감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미해군의 이미지 개선이라는 홍보영화인지라 톰 크루즈 역시 이 작품을 "즐거운 놀이기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탑건》은 전형적인 MTV 영화로 영화 전체가 뮤직비디오라 해도 무방하다. 이런 방식은 한국 드라마에 분량을 늘리는 기술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영화보다 우월한 사운드트랙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1100만 장 이상 팔렸다. 케니 로긴스의 'Danger Zone(빌보드 2위)'을 필두로, 베를린의 ‘Take My Breath Away(5주간 1위)‘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는다. 러브 조이의 Heaven In Your Eyes (빌보드 12위)와 오프닝에 쓰인 연주곡 ‘Top Gun Anthem‘, 칩 트릭의 'Mighty Wings'은 상업적으로 두각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80년대 록 음악의 진수를 담고 있다.
제작과정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토니 스콧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입지가 탄탄하지 못해서 현장에서 3번이나 해고되었다. 애당초 토니 스콧은 진부한 로맨스나 사적인 갈등은 최소한의 시간만을 할애하고 항공 장면으로 영화를 채우길 원했다. 그러나 해군은 미사일 발사 장면을 2번 밖에 쓸 수 없도록 제약을 걸었기 때문에 토니 스콧은 미니어처 촬영과 여러 각도로 찍어 장면을 교묘하게 재탕했다. 더욱이 내부 시사에서 로맨스를 보강하기 위해 베드신과 엘리베이터 장면 등을 추가 촬영하기로 결정한다.
이런 역경 속에 탄생한 《탑건》에서 초음속 전투기, 가와사키 오토바이를 토니 스콧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와 끝내주는 OST로 소개한다. 곧 대스타가 된 젊은 배우들 맥 라이언, 발 킬머, 「ER」의 앤서니 에드워즈의 훌륭한 비주얼이 전시한다. 대규모 투하자본의 화려한 액션, 달콤한 러브스토리, 사고뭉치 반항아가 영웅이 되어가는 성장드라마, 난관을 극복하는 의지, '전투'이라는 극적인 상황, 메카닉의 로망, 일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사운드트랙 같은 오늘날 항공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확립한 동시에 1980년대를 상징하는 할리우드 영화 중 하나가 됐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기체, F-14 톰캣
멋진 디자인의 '가변익'이 상징인 그루먼사의 F-14는 장거리 요격능력을 목적으로 탄생한 제공 전투기다. 당시 소련의 공대함 미사일로부터 항공모함을 지키기 위해 도입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AN/AWG-9 레이더'로 탐지하고 최대 150km 밖의 표적 발사하는 'AIM-54 피닉스 미사일'로 격퇴한다는 구상 하에서 만들어졌다.
가변익은 이착함 성능 향상과 고고도이건 저고도이건 비행성능과 기동성을 최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져왔지만, 정비성 약화, 제한된 탑재량, 유지비 상승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낳았다. 냉전 종식되면서 1회 출격 비용이 4100~4700만 원인 F-14는 감축된다. 원래 목적이 ‘함대 방공기’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막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이지스함이 대함미사일 방어를 맡으면서 전술적 가치를 상실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노스롭 사가 F/A-18 호넷을 베이스로 새롭게 설계한 'F/A-18E/F 슈퍼호넷'을 내놓으면서 유지비가 비싼 F-14 톰캣은 퇴역하게 되었다.
★★★ (3.0/5.0)
한줄평: 톰 크루즈와 F-14의 미모가 다한 영화, 그러나 클리셰를 창조한 영화를 진부하다고 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