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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05. 2023

드라마 영화 추천 100편 (3)

TOP 100 Drama Movies

영화장르 구분에 '드라마'라는 장르 구분법은 학술적으로 없다. 장르로서의 드라마는 희극(comedy)과 비극(tragedy)에 대응되는 용어로서, 허구의 이야기를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영상물은 서사를 전달할 때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를 통해 이뤄진다면 광의의 드라마 형태로 분류한다.  

    

속칭 ‘정극(正劇)’이라 불리는 사실주의 계열의 심각하고 진지한 극예술을 지칭하기도 하나 업계나 대중들은 친근하게 하위장르군으로 통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멜로’라는 장르명이 있음에도 멜로드라마라고 불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60 :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2000) 스티븐 달드리

작품 스스로 성장을 믿고 있는 성장영화. 주인공이 사회적 통념과 싸우고 목표를 향해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이 놀라운 설득력을 지녔다. 



#59 :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1998) 허진호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제목은 '정원(한석규)'과 '다림(심은하)'이 만나고 헤어진, 여름과 겨울을 하나로 잇는, 삶과 죽음의 다름과 같음을 읽게 하는 의미라고 한다.



#58 : 파벨만스 (The Fabelmans·2022) 스티븐 스필버그

이 작품은 (스필버그 자신을 포함한) 가족에게 헌정하는 선물이다.



#57 :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2009) 코엔 형제

코엔 형제는 어떻게 독창적인 유머를 발휘할 수 있을까? 그 비밀은 그 블랙코미디에 우리 삶의 불확실성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희비가 오락가락하는 동안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없다는 어두운 비전을 전망한다.



#56 : 드라이브 마이 카 (Drive My Car·2021) 하마구치 류스케

단편소설 3편과 희곡 1편을 묶어 상실감을 모두에게 공유한다.



#55 :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È Bella·1997) 로베르토 베니니

생지옥을 놀이터라고 둘러 대는 채플린적 유머에 경의를 표한다.



#54 : 아들 (Le Fils·2002) 다르덴 형제

아들을 죽인 범인에 대해 복수와 용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아버지의 심리를 집요하게 쫓는다.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그 살아 있는 ‘윤리성’을 담을 뿐이다.  



#53 : 오데트 (Ordet·1955)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구원을 다룬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드레이어는 어떤 종류의 기교도 마다한다. 헤닝 벤트센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롱테이크와 조용한 리듬, 섬세하게 직조된 조명은 우리의 종교적 믿음까지 바꾸어놓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에게 최상의 영화 예술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52 : 아푸 3부작 (Apu Trilogy·1955-9) 사티야지트 레이

주인공 아푸의 아동기《길의 노래》, 청소년기《아파라지토》, 성년기《아푸의 세계》를 다룬 3부작 영화다. 영국 식민지 시절 1910-20년대 벵갈루루 변두리 어느 시골의 가난과 힘겨운 삶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3부작을 관통하는 주제는 가혹한 현실에 대한 슬픈 이야기나 그런 현실을 낳는 시스템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아니라 거대한 자연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삶, 그것의 불가해한 경이에 대한 성찰과 순환으로 귀결된다.


아마 평탄하지 않은 평범한 인간의 삶을 진솔하게 다룬 모든 영화들이 결국 이 <아푸 3부작>의 영향권 아닐까 싶을 만큼 압도적이다.



#51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2016) 케네스 로너건

위로·치유·극복의 말을 건네기도 힘든 상처의 무게를 카메라로 측량한다.



#50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2014) 웨스 앤더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주인공 무슈 구스타프(랄프 파인즈)가 누명을 벗는 과정에서 이미 사라진 1930년의 유럽의 정취가 되살아난다.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달라지는 화면비와 상하 중심의 특이한 촬영기법이 아련한 옛 시절을 추억한다. 그렇게 개인의 살인사건에서 출발한 미스터리는 어느 순간 문명사적 지평으로까지 확장된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경험하지 못한 어제의 세계를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을 어느 순간 끊어낼 때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워서 도리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그 무덤덤한 유머야 말로 근원적인 노스탤지어라는 역설을 일깨워준다. 



#49 : 문라이트 (Moonlight·2016) 베리 젠킨스

배리 젠킨스는 빈민가 흑인이 처한 현실 위에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심도있게 그린다.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의 내러티브를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로 나눠서 담당한다. 젠킨스는 배신과 불의가 만연한 문화 속에서 흑인 게이 남성성에 대한 복잡한 초상을 그려낸다.



#48 : 체리향기 (Ta'm E Guilass·1997)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평소 우리의 삶은 근대가치체계가 원하는 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주인공처럼 제자리를 맴돌거나 겉돌거나 뒤로 갈 수 있다고 영화는 위로한다. 



#47 : 아비정전 (阿飛正傳·1990) 왕가위

‘아비(장국영)가 ’ 권태’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상처’였다는 설정은 〈아비정전〉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홍콩이라는 국가의 지정학이 깊이 반영된 결과다.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 주민들의 심정이라는 것은 아비처럼 한 여자에게서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불안감 또는 소려 짐처럼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며 갖는 향수 어린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왕가위는 발이 없어 지상에 닿지 못하고 계속해서 어딘가로 날아가야 하는 ‘발 없는 새’의 사연을 극 중 아비의 대사로 수시로 노출하여, 당시 홍콩 주민이 처한 상황과 심리를 비유하는 일종의 우화로 들려준다. 



#46 : 파리 텍사스 (Paris, Texas·1984) 빔 벤더스

로드무비의 최고봉,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길을 떠난다.  



#45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1975) 밀로스 포먼

체코를 탈출한 포먼에게 ‘억압된 체제에 항거하는 개인의 자유’은 필생의 테마다.   



#44 : 그랜 토리노 (Gran Torino·2008) 클린트 이스트우드

인간은 인간만이 구원할 수 있다. 차별은 본인의 생각을 바꾸는 데서 사라진다. 어떤 결함 많은 인간이 오랜 죄책감 끝에서 내린 결정이 삶을 돌아보는 반성과 세상에 대한 근심을 담은 뼈 저리는 감동 혹은 장엄한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43 : 제7의 봉인 (Det Sjunde Inseglet·1957) 잉마르 베리만

가식이나 배타성 없이,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유럽의 한 기사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저승사자와 생명을 건 체스 게임을 두며 여정을 계속하는 이야기다. 당시를 풍미했던 실존주의와 핵에 대한 공포를 기저에 깔고서 신의 존재와 인간 구원을 묻는다. 칸에 출품되자 관객들은 영화가 이처럼 심오한 담론을 할 수 있다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42 :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2022) 박찬욱

추리물의 '살인용의자와 사랑에 빠진 형사(또는 사립탐정)'의 트릭 안에서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등속도 운동을 한다.



#41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대니얼스

정말 희귀한 사례다. 보통 맥시멀리즘(Maximalism)을 추구하는 경우에 진행되면 될수록 장황해지기 일쑤다. 그런데 <에에올>은 보편적인 가족이야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마치 수렴하는 극한값을 구하는 무한수열을 본 느낌이다. 


성룡과 왕가위에 대한 트리뷰트, 게임과 만화에 대한 애정, 니체의 니힐리즘, 우울증 같은 심리학적 기제, 클레쇼프 효과, 대승불교의 Everything(제행무상), Everywhere(제법무아), All At Once(일즉다 다즉일)를 극한으로 추구한 몽타주까지 온갖 실험과 아이디어로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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