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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추천 100편 (4)

TOP 100 Drama Movies

by TERU

수많은 오해가 있을 줄 알고 있다. 수상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지만, 추천 작품을 돋보이는 미사여구로 삽입해왔다. 이번 <드라마 영화>편에서는 그런 계급장을 떼고 진검승부를 벌였다.


또한 명작들을 <TOP 100 영화 추천>에서 이미 다뤘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 영화>편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차·포를 빼놓고서 선정했음에도 나름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와 내심 안심했다. 저 스스로도 선정작업을 즐겼기 때문에 가볍게 봐주시길 바란다.




#40 : 더 헌트 (Jagten·2012) 토마스 빈터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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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가 소아성애 혐의에 관련된 거짓된 고발에 덧씌우자 유치원 교사 루카스(매즈 미켈슨)는 지역 사회의 의심과 적대감의 대상으로 모두가 등을 돌린다. 명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루카스는 카프카와 같은 악몽 속으로 내몰리고 점점 더 고립된다. 다수결, 사회 공동체의 집단 본성이 항상 옳지 않음을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은 한 남자의 마녀사냥을 예시로 들어 증명한다.



#39 : 우리 생애 최고의 해 (THE BEST YEARS OF OUR LIVES·1946) 윌리엄 와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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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국이 된 미국의 전후 사회상은 어땠을까? <우리 생애 최고의 해>은 ‘참전 용사들의 보통 사회 적응기’이지만 요즘 같으면 PTSD증세로 퉁쳐버렸을 테지만, 윌리엄 와일러는 계급별로 분류해서 세심하게 다룬다. 부유층(마치)과 중산층(러셀)과 노동계층(앤드류스)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사회에 편입되는지를 다각도로 그렸다. 각자 씁쓸한 현실의 벽에 부딪치지만 아메리칸드림을 긍정하는 모습에서 승전국의 여유가 느껴진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특별 명예상을 받게 되는 해럴드 러셀은 배우가 아니라 진짜로 전쟁 때문에 손을 잃은 군인이다. 이런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을 활용해 영화가 굉장히 진솔하게 다가온다. 이 진정성이 있는 호소에 감명받은 스튜디오 제작사들은 조금 더 성숙한 시각을 담은 영화에 투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38 : 제7의 봉인 (Det Sjunde Inseglet·1957) 잉마르 베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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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이나 배타성 없이,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유럽의 한 기사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저승사자와 생명을 건 체스 게임을 두며 여정을 계속하는 이야기다. 당시를 풍미했던 실존주의와 핵에 대한 공포를 기저에 깔고서 신의 존재와 인간 구원을 묻는다. 칸에 출품되자 관객들은 영화가 이처럼 심오한 담론을 할 수 있다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37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Where Is the Friend's House?·1987)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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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3부작의 첫 번째 영화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결정적인 순간일 것이다. ‘아마드(바하크 아마드 푸)’는 실수로 가져간 친구 네마제데(아메드 아메드 푸르)의 공책을 돌려주기 위해 친구의 집을 수소문한다. 아마드의 여행은 두 마을을 가로질러 그를 돕거나 방해하거나 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란의 시골 풍경과 그 안에 사는 주민들의 복잡한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가장 소박하고 순진무구한 형식이지만 키아로스타미의 손안에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시처럼 읽힌다.



#36 : 성공의 달콤한 향기 (Sweet Smell Of Success·1957) 알렉산더 맥켄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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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정치인·연예계·사법부를 좌지우지하는 흑막이라는 사실을 헤드라인에 올린다.



#35 : 똑바로 살아라! (Do The Right Thing·1989) 스파이크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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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감독이 만든 흑인이 겪는 인종차별의 두꺼운 벽에 맨몸으로 돌진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동양인에 대한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StopAsianHate운동이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재평가된 클래식이다. 영화는 인종차별을 단순한 선악의 대결구도로 몰고 가는 해묵은 논쟁에 말려들어가지 않는다. 그 균형감각 속에서 흑인 빈민가에서 돈을 벌고 있지만 흑인 사회에 전혀 섞여 들어가지 않으려는 한국계 미국인을 여과 없이 묘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34 : 오데트 (Ordet·1955)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구원을 다룬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드레이어는 어떤 종류의 기교도 마다한다. 헤닝 벤트센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롱테이크와 조용한 리듬, 섬세하게 직조된 조명은 우리의 종교적 믿음까지 바꾸어놓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에게 최상의 영화 예술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33 : 레퀴엠 (Requiem For A Dream·2000) 대런 아로노프스키

‘약물 중독’이라는 두 번 다신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공포로 일관한다.



#32 : 매그놀리아 (Magnolia·1999) 폴 토마스 앤더슨

궁극의 군상극, 증오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간다.



#31 :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Vous N’avez Pas Encore Rien Vu·2011) 알랭 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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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두 개 마주 보게 세워놓으면 한없이 깊은 공간이 생긴다. 프레임 안에 프레임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미장아빔(mise en abyme, 극중극)이라고 한다. 거실에 영사되는 배우들의 연극<유리디스>이라는 소괄호가 점점 바깥의 대괄호로 확대되면서 ‘무대(프레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반어법적으로 완전히 열어젖힌다. 그렇게 드라마와 현실을 조응시킨다.



#30 : 세상의 모든 계절 (Another Year·2010) 마이크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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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불행을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고통과 고독은 계절의 순환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이를 촬영하는 딕 포프의 카메라는 세상만사에 초연한 자연을 닮았다.



#29 : 인간의 조건 3부작 (人間の條件·1959-1961) 고바야시 마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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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는 자국민에게도 가혹한 체제였음을 일본인 스스로 고발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잇듯이 일본인을 포함한 인류에 대한) 죄책감에 대한 정서적 울림과 비범한 자기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주인공을 비롯한 수많은 캐릭터들을 생생히 묘사하고, 복잡한 내러티브가 정갈하게 정리된 것은 감독과 작가가 관동군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술회했기 때문이다.



#28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2009) 쿠엔틴 타란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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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을 이전 TOP 100에 다뤘던 터라 이 작품을 대신 선정했다.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각각의 인물과 사건들을 개별적으로 음미하도록 뷔페를 차려놓는다. 코스요리 즉 각 챕터마다 예측 불가능한 특급 서스펜스를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그 파편적인 플롯들이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줄거리와 결말에 이르면 이보다 더 치밀하기 그지없다.



#27 :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1988) 주세페 토르나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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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멋지게 화답한다.



#26 : 이브의 모든 것 (All About Eve·1950) 조셉 L. 맨큐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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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비즈니스에 관한 영화 중에 가장 예리한 칼날을 들이댄다.



#25 : 피아니스트 (La Pianiste·2001) 미하엘 하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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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어머니’로 말미암아 내면이 파괴되어 버린 딸의 심연을 연주한다.



#24 : 영향 아래 있는 여자(A Woman Under The Influence·1974) 존 카사베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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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가차 없는 묘사가 거침없다. 날 것 같은 사실감은 이 영화를 독립영화의 랜드마크로 후대에 숭배 받게 된 원인이다. 카사베츠는 노골적인 설교를 늘어놓지 않는다. 자전적 다큐멘터리라 할 만큼 가족관계의 모호하지만 무자비한 혼란을 방치해둔다. 그것이 반짝거린다.



#23 : 올드보이 (Oldboy·2003)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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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상간을 다룬 그리스 비극’을 통해 한국영화를 널리 알렸다.



#22 : 기생충 (PARASITE·2019)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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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양극화를 유지하기 위한 원리를 밝힌다. 부자를 동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다리를 걷어찬 다음에 하층민까리 무한경쟁을 부추긴다.



#21 : 박하사탕 (Peppermint Candy·1999) 이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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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양심에 기초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순간 '악의 평범성'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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