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노스포 후기
[줄거리] 이블린 왕(양자경)은 20대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첫사랑 웨이먼드(키 호이 콴)와 결혼하여 미국행을 선택했다. 50대가 된 지금은 무례하거나 유별나게 구는 손님들을 상대로 힘겹게 세탁소를 꾸려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웨이먼드와 결혼하여 홍콩을 떠났던 게 옳은 결정이었는지 회의를 느낀다.
아버지가 미국으로 오자, 자신이 딸이라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항상 자신에게 실망감을 드러냈으며 결혼을 반대해 연락을 끊기까지 했던 아버지에게 '미국에서 사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제대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복잡한 세금 신고를 잘못하여 세탁소는 문 닫게 생겼고, 동성애자라는 점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딸 조이(스테파니 수)와 갈등을 빚는가 하면 젊은 시절에는 서로 사랑했으나 이제는 삶에 찌들어 사이가 소원해진 남편 웨이먼드는 이블린 몰래 이혼을 준비한다.
이블린은 가족의 터전인 세탁소를 지키기 위해 까탈스러운 국세청 직원에게 세무조사를 받으러 가다, 다른 우주에서 온 웨이먼드(알파 웨이먼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멀티버스의 모든 자신들과 연결이 되면서 악의 기운으로부터 세상과 딸을 구하기 위해 여러 우주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게 되는데......
대니얼스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이 주목받게 되었던 DJ Snake의 《Turn Down For What》 뮤직비디오처럼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영상을 뽑아낸다. 영화는 레퍼런스를 찾기 힘들만큼 장르적 관습을 따르지도 않았고, 확립된 패턴도 읽히지 않는다. 멜로, 가족드라마, 쿵푸액션, 호러, SF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촬영하고 어떻게 편집해야하는지에 대한 설계도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이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는 평을 듣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는 한 가지 주제를 향해 돌진한다.
우리 사회가 부담을 덜어주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대상으로 주로 거론되는 존재는 미래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있는 청년 세대 그리고 일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도 경제적으로 빈곤한 처지에 있는 어르신들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중년기에 인생에서 가장 낮은 행복지수를 보인다. 사실 중년기는 인생의 다른 시기에 비해 소득과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기이니만큼 이 시기에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기도 하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갖게 되는 높은 스트레스, 10대 자녀와의 갈등 등 여러 요인들이 그 원인으로 지적한바가 있다. 결국 직업과 가정 모두에서 중년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 고민의 무게를 멀티버스에 풀어놓았다.
(줄거리대로) 주인공 이볼린은 자신을 괴롭히는 딸, 친정아버지, 남편, 세무공무원 등과 맞서서 싸운다. 중년여성을 괴롭히는 대상들과 격돌하지만, 감독은 폭력을 스펙터클로 활용하기보다 윤리적 지표나 정체성의 단서로 활용한다. 즉 이 영화가 가진 독창성이 보편성을 획득하는 방법이 주인공이 겪고 있는 중년의 위기를 심리적으로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이다.
★★★★★ (5.0/5.0)
Good : 역대급 상상력의 결정체
Caution : 액션영화는 껍질일 뿐, 본질은 뭉클한 가족드라마
■대니얼스 감독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문제의 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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