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phan: First Kill·2022》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오펀: 천사의 탄생》 제목 그대로 《오펀: 천사의 비밀(2009)》의 프리퀄이다. 영화는 2007년 에스토니아 정신병원 탈출 후, 미국으로 건너와 어느 부유한 가족과 만나 그들의 잃어버린 딸 행세를 하는 에스더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전편에서 정체가 탄로 난 이상 그 설정을 재활용하지 않은 영리한 선택이다.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은 <니콜라스 바클레이의 진실>란 다큐멘터리에서 다루는 실종사건에 착안하여 캐릭터와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전편으로부터 13년 만에 제작된 속편이라 1편 촬영 당시 12살이었던 이저벨 퍼먼이 33살의 리나 클라머 역을 소화했었으나 2022년 현재 25살의 성인인 관계로 다시 9살 어린아이를 연기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세계 최고의 분장팀을 섭외했다고 한다. 또 CG 없이 일종의 착시인 강제 원근법 촬영을 동원해서 눈가림한다. 그 눈속임을 영화 스스로 농담처럼 다루며, 그 위화감을 즐기라며 마음껏 노출한다. 일종의 불쾌한 골짜기처럼 다가온다.
의외로 《오펀: 천사의 탄생》은 연쇄살인마의 탄생에 집중하지 않는다. 전편에서 이미 완성된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며 전편과의 연계에 중점을 뒀다. 전편의 입양이라는 카드 대신에 인터넷에서 외모가 비슷한 실종소녀로 스스로 위장한다. 스스로 걸어간 부잣집에서 가족과 친밀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그 과정에서 전편에서 7명을 살해했었다는 설정을 제법 설득력 있게 풀이한다. 앞서 말했듯이 실화를 기초해서 이야기 구성에 신경 썼고, 전편과 이어지도록 캐릭터의 일관성도 유지된다.
인상적인 대목은 음악을 통해 사건의 복선을 깔거나 인물을 설명하는 연출이다. 인터폴(Interpol)의 "Evil"이나 마이클 셈벨로(MICHAEL SEMBELLO)의 'Maniac', 지미 듀란트(JIMMY DURANTE)의 “The Glory Of Love”를 유의 깊게 들으면 노래로 일종의 조크를 날리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이 영화의 긴장감은 그녀가 자신의 거짓말을 들킬 가능성을 증가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가족들에게 정체가 발각될까 조마조마한 순간들마다 주인공을 일종의 안티 히어로처럼 생존을 두고 투쟁을 벌인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몰입이 일어난다.
영화 중반쯤 이야기가 180도로 대전환하며, 주인공을 더욱 궁지로 몰아간다. 그러나 감독은 이 시리즈의 핵심을 놓치고 만다. 연쇄살인마 라나 클라머는 심리학적으로 ‘엘렉트라 콤플렉스’이다. 여성이 모친을 증오하고 자신의 부친에게 성적 애착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뇌하수체 기능 부전증이라는 희소질환에 걸린 리나는 왜소 발육 증상을 일으켜 유아기에서 성장이 멈추었다. 라나가 성인 남성을 좋아하는 심리는 여성으로 당연하지만, 사회적으로는 페도필리아(아동성애)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마음껏 표출할 수 없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점을 놓치는 순간을 자주 노출한다는 것이 이 영리한 속편의 유일한 결함이다.
★★☆ (2.7/5.0)
Good : 예상보다 창의적인 속편
Caution : 생각보다 약한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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