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Mincemeat·2022》후기 정보 줄거리
민스미트 작전은 1943년 연합군의 시칠리아 침공을 위장하기 위한 영국의 비밀 작전이다. 이미 사망한 글린드워 마이클이라는 사람의 시신을 ‘윌리엄 마틴 소령(Major William Martin)’이라는 가공의 인물로 위장하는 계획을 입안했다. 이 시신에 연합군이 그리스와 사르데냐를 상륙할 것이라고 거짓 정보가 담긴 서신을 넣어 스페인 남부 해안에 버렸고, 스페인 어부들이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전쟁에 중립적인 스페인 정부는 시체와 기밀문서를 영국에 인도하기 전에 독일과 문서 사본을 공유했다. ‘민스미트(Mincemeat)’는 ‘다진 고기’를 뜻한다.
올드 베일리(Old Bailey)의 저명한 변호사인 이웬 몬태규(콜린 퍼스)은 독일의 영국 침공으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유대인 아내 아이리스(해티 모라한)과 아이들을 미국으로 피신시킨다. 혼자 조국에 남은 그는 별거가 탐탁지 않고 아내와의 애정이 예전 같지 않음에 불안해한다. 그 와중에 MI5(영국 정보부)에 정보장교로 임용된다. 그는 새로이 MI5에 배속된 영국 공군 중위 찰스 첨리(매튜 맥페이든)와 '영국 보안조정국(British Security Coordination)'의 국장 보좌인 이언 플레밍(자니 플린)과 함께 1943년 연합군의 시칠리아 침공을 위장하기 위한 민스미트 작전을 기획·총괄한다.
MI5국장인 고드프리 제독(제이슨 아이삭스)은 민스미트 작전의 성공가능성에 코웃음을 치지만, 윈스턴 처칠(사이먼 러셀 빌)은 이를 승인한다. 이 첩보드라마는 나치가 허구의 인물인 윌리엄 마틴 소령이 실존한다는 것을 믿게 하려는 MI5의 공작을 그린다. 영화는 케이퍼 영화처럼 속임수에 비중을 둔다. 이들은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담당관 진 레슬리(켈리 맥도널드)에게 큰 도움을 받는다. 그녀는 마틴 소령의 애인이 될 사진을 제공하며, 애인의 이름을 팸이라고 짓는다.
연합군이 그리스와 사르데냐를 상륙할 것이라는 가짜 1급 기밀문서 외에 가상의 가족이 보낸 편지와 가짜 약혼녀의 사진, 그리고 여자 친구를 위한약혼반지 영수증과 극장 티켓까지 위조해 같이 넣어뒀다. 가짜 신분증의 사진은 처음에는 시체의 얼굴을 직접 찍어 봤으나 아무리 봐도 사람 같지 않아서 결국 인상착의가 비슷한 군인의 사진을 썼다. 어차피 시체가 물에 불면 인상 자체가 달라지므로 사진 한 장으로 신원 파악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민스미트 작전을 준비하는 과정은 예술의 창작과 첩보의 기만책이 다르지 않다고 아우성친다.
진과 이웬, 찰스는 가상의 마틴 소령과 팸의 러브스토리를 창작한다. 적을 속이기 위해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다 보니 이들도 자연스럽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내와 별거 중인 이웬과 남편과 사별한 진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미혼인 찰스는 진에 대한 호감으로 인해 이웬을 질투한다. 고드프리 제독은 이웬이 공산주의자인 동생 아이버 몬태규(마크 게티스)를 통해 소련의 스파이가 아닌지 감사하는 명령을 받아들인다.
일반적으로 미국 전쟁영화들은 용기, 희생, 애국심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영국 전쟁영화는 상호 신뢰,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 구국의 결단을 선호한다. 영국 영화 《민스미트 작전》은 영국과 독일의 첩보전을 매우 우아한 전시 로맨스로 비유하고 있다. 이 삼각관계가 기능하는 까닭은 고독한 세 남녀를 예리하게 관찰하기 때문이다. 외로운 진은 신사적인 이웬에게 이끌리고, 쓸쓸한 이웬은 솔직한 진이 사랑스럽다. 전쟁영웅으로 전사한 동생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가진 찰스가 진과 이웬의 사랑을 지켜보는 광경은 사뭇 잔인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언 플레밍에게 화자 역할을 맡겼다는 점이다. 그가 왜 국장을 "M"이라고 부르는지, 정보담당관 헤스터 레겟 (페넬로페 윌턴)을 머니페니로, 병참부서인 Q에서 플레밍이 특수 제작된 시계를 발견하고 매료되는 장면은 007시리즈를 향한 조크이다. 또 그를 타자기 앞에 배치한다거나 파이프 담배를 피우게 하는 장면 역시 일종의 팬서비스다.
《민스미트 작전》은 풍부한 서브플롯을 갖고 있다. 시칠리아 상륙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영국정부의 절박함, 독일 내부의 반 히틀러 쿠데타 음모, MI5 내부에서의 대인관계의 어려움, 마틴 소령의 삶을 허구로 구성하는 예술성, 007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의 존재감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사가 종종 삼각관계에 너무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바람에 풍성한 재료를 충분히 요리하지 못한다. 토마스 뉴먼의 음악 역시 긴장감보다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에서 절제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전이 실행되고, 스페인과 나치 독일이 미끼를 물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초조하게 만든다. 영국 정부와 스페인에 파견된 잠수함 부대가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클라이맥스만은 첩보물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블렌코프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운명을 지닌 MI5 요원들을 멋지게 촬영한 이 영화는 예리한 대사와 흠잡을 데 없는 연기, 믿기 힘든 실화가 주는 무게감으로 고양된 기분 좋은 고전적인 영화다.
★★★★ (3.9/5.0)
Good : 풍부한 서브플롯이 가져다주는 다채로운 흥미로움
Caution : 첩보스릴러라기 보다는 전시 로맨스에 가깝다.
●동일한 소재를 다룬 1956년 작 <존재한 적이 없는 사나이 (The Man Who Never Was)>은 칸 영화제 경쟁부분 진출 작이다.
■이 영화는 굉장히 영국식 유머가 많은 작품이다. 두 주연배우 콜린 퍼스와 매튜 맥퍼딘은 각자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오만과 편견>의 1995년작 드라마와 2005년작 영화에서 다아시 역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더해 이안 플레밍 역을 맡은 자니 플린 역시 제인 오스틴 원작인 <엠마(2020)>에서 남자주인공인 나이틀리 역을 맡아 캐스팅부터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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