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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7. 2022

자백^사건의 재구성

《Confession·2022》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1>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 

 IT 사업가 ‘유민호(소지섭)'는 내연녀 ‘김세희(나나)‘ 밀실 살해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의 무죄를 입증하고자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가 뛰어들고 살인 사건의 퍼즐은 하나둘 맞춰진다. 스페인 스릴러 <인비저블 게스트(2016)>이 원작이며, <마린보이(2009)>를 연출한 윤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윤 감독은 "원작은 굉장히 그 장르에 충실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지만 어떤 진실이 감춰져 있고, 마지막에 공개되는 바람에 (영화) 앞(부분)에 굉장히 좋았던 시퀀스들이 마지막 반전을 위해 희생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보가 노출되는 이야기 구조를 바꿔서 아쉬웠던 장면을 관객들과 다르게 공유하고 싶었습니다."라며 리메이크하되, 큰 틀을 제외한 많은 내용이 달라졌다.  

    


<2> 2인극을 이끄는 점층 화법 

유민호는 강원도 산장에서 접견교통권을 행사하여,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인물들이 마주 앉는다. 양신애가 변론을 준비하기 위해 민호의 진술에 담긴 허점을 논리적으로 파고들어 비판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법정이 등장하지 않는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법정영화에 즐겨 쓰는 교호신문(交互訊問)을 옮겨온 영리한 설정이다. 관객이 배심원이 되어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판별하는 연출 방식이다.      

양신애 변호사가 사건을 재구성해 나갈 때마다 이야기 흐름이 확확 바뀐다. 새로운 단서가 등장할 때마다 진실이 무엇인지 관객을 혼란 속으로 빠뜨린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처럼 두 가지 사건 (밀실 살인사건과 시체유기 사건)을 두고 유추하는 이의 관정에 따라 이야기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과정이 플래시백을 통해 전달한다.  마치 연극 같은 연기 대결과 추리소설에서 느끼던 묘미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3> 원작보다 굴곡진 경사 

《자백》은 리메이크하면서 원작의 탁월한 설정에 조금 더 굴곡을 더한다. 새로운 우회로로 진입하는 순간 원작의 그늘에서 벗어난다. 원작과의 차별점이지만, 독자적인 이야기의 개연성에 약간 의문이 든다. 아이디어가 나쁜 게 아니라 현실감이 떨어지는 장면이 몇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대목에서 통신 두절이 되는 설정은 우리나라 실정에서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연기가 매우 중요하다. 진술과 관점에 따라 사건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전개되는 서사로 인해 인물들의 성격이 급변한다. 소지섭은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무고한 존재에서 어떤 진술 속에서는 광기를 발산하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김윤진은 업무상 비밀누설죄(26조)로 규정된 변호사로서 비밀 유지 의무가 있음에도 의뢰인의 알리바이를 의심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연기한다. 나나 역시 밀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이자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열쇠)을 가진 인물로 사건의 재구성마다 달라지는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 (2.6/5.0)     

 

Good : 괜찮은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

Caution :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리멤버>, <동감> 모두 리메이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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