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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22. 2022

올빼미_도발적인 상상력

《The Night Owl·2022》노 스포 후기

소현세자의 의문사를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관상> 이후 우리나라 팩션 사극은 궁중 암투를 주 소재로 삼는데 《올빼미》도 마찬가지다. 

 

Who Is 인조?

인조는 제2의 창업 군주로 조선 후기를 결정 짓은 임금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도련님이 동생의 비극 앞에서 반정을 일으킨다. 인조에게 비판해야 할 점은, 그렇게 피를 묻힌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얻은 권력으로 어떤 정치를 펼쳤느냐다. 두 차례의 호란에 대한 피해와 불만을 성리학적 질서로 강압적으로 눌렀다. 사회가 보수화되면서 정작 필요한 개혁을 하지 않음으로써 조선은 그의 후손인 순종 대에 멸망한다. 그리고 소현 세자에 대한 열등감으로 핍박했다. 자신을 지지하는 노론마저 세자의 편을 들자 갑작스레 승하한다.


거기다 폐모살제(어미를 페하고 동생을 죽임)을 명분으로 광해군을 쫓아낸 주제에 자신도 자신의 손자와 며느리를 죽였다. 정리하자면 인조는 정국구상·정치철학 없이 왕위에 올랐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그럭저럭 왕 노릇을 하게 된 암군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반대로 소현세자는 확고한 통치관을 갖고 있으며 청나라에 끌려온 백성을 고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노론 세력이 장자승계를 주장했기 때문에 권력기반도 탄탄했다. 인조가 소현세자의 일가족을 척살함으로써 효종, 현종, 숙종 초까지 정통성 논란에 시달리게 된다.



주맹증이 안겨주는 긴장감

역사적 비극이 주는 무게감이 상당한데, 주맹증 침술사 ‘경수(류준열)’을 주인공으로 삼은 설정의 힘을 더한다. 여기서 주맹증은 야맹증의 반대 개념으로 밝은 대낮에는 볼 수 없지만 어두운 밤에는 시력을 회복한다. 이 설정은 마치 <무언의 목격자>나 <어두워질 때까지>처럼 장애인을 내세워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공유한다. 《올빼미》는 사극치고는 스케일이 크지 않아 촬영·조명과 편집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쉽게 말해 주맹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편집에서 안태진 감독은 신인 감독답지 않게 노련하다. 쓸데없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끊을 때 확실히 끊는다. 빌드업이 살짝 길지만 스토리텔링이 안정되어 있다. 유해진의 화면 장악력을 힘껏 밀어준 것도 좋았다. 유해진이 인조의 인간적인 결함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연출과 연기가 좋아 몰입감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져간다. 


그러나 《올빼미》는 <관상>이 갖고 있는 한계에 부딪힌다. 왜냐하면 실제 역사와의 연계를 꾀하면서 상업적 안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전형적인 길로 접어들 때 아쉽다. 그래서 작품보다 캐릭터가 더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권력을 유지하게 진실을 감추는 지도자가 다스리는 나라는 행복하지 않다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 (3.0/5.0)    

  

Good : 사건과 인물 구성하는 힘 

Caution : 과한 주인공 보정

  

●유해진이 2022년 11월 16일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 168회에 출연하여 밝히기를 과거 왕의 남자와 촬영 장소가 같다고 한다. 왕의 남자에서 광대 역으로 출연했을 때는 돌바닥에 엎드리는 연기를 하였는데 이제는 왕이 되어 연기를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안태진 감독은 <왕의 남자>의 조감독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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