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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Feb 27. 2023

록키 시리즈 순위 BEST 9

‘Rocky’ Movies Ranked

1977년 <록키>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는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다. 역대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네트워크>, <택시 드라이버> 등을 제쳤다. 푸어 화이트(백인 저소득층)에 대한 따뜻한 감성이 경쟁작에 비해 우위를 점했을지 모르지만, 스포츠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이며, 영화계 전체로 봐도 약 50년 가까이 꾸준히 프랜차이즈로 호평받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아이러니하게도 록키 시리즈는 (각본을 쓴) 스탤론의 삶을 반영한다. 스탤론은 안면마비에 말미암아 저예산 포르노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록키>의 성공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한다.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을 법한 인생의 우여곡절이 녹아있다. 어떤 분야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필요한 불굴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러한 사연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중문화 아이콘 그 이상의 존재로 사랑받게 되었다. 가난하고 힘든 복서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다는 내용에 감동받은 권투 유망주와 관중의 유입 등 권투의 저변 확대에 공헌했다. 실배스터 스탤론은 국제 권투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9 : 록키 5 (Rocky V·1990) 존 G. 아빌드센

<록키 5>는 뿌리로 돌아가기 위해 헝그리 복서로 리셋한다. 록키가 토미 "더 머신" 건(토미 모리슨)의 멘토가 되고, 로버트(세이지 스탤론)의 좋은 아버지가 되고, 돈 킹의 대역 조지 워싱턴 듀크(리처드 간트)를 비판하는 아이디어는 좋았다. 특히 건이 듀크의 명성과 부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록키 시리즈의 죄악인 오만함에 빠지게 된다. 


록키 영화에서 오만해지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 자만에 빠진 제자를 혼내는 것은 좋았으나 사각의 링이 아닌 길거리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시리즈의 정도(正道)를 벗어났다. 5편이 남긴 유산은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지만, 더 나은 록키 영화를 만드는 토대가 되었다.




#8 : 크리드 2 (Creed II·2018) 스티븐 케이플 Jr.

새롭고 현대적인 캐릭터의 시선으로 시리즈를 리부트하기로 한 결정은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록키를 아도니스 '도니' 크리드(마이클 B. 조던)의 멘토로 등장시켜 스토리에 깊이를 더했다. 허나 <크리드 2>는 록키 시리즈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록키4> 에 등장한 러시아 복서 드라고를 소환해 아들들의 대결을 성사시키는데, 대물림되는 운명론과 복수의 서사는 평면적이다. 가정을 꾸린 도니의 내면을 탐색하지만, <록키 2>의 테마를 되새김한 것에 불과하다.


<크리드>에서 우리는 실수투성이의 인간적인 록키를 볼 수 있었지만, 2편에서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록키가 아들과 대화하기를 두려워한다는 모순을 목격한다. 반면에 세상에 맞서 싸우고 싶어하는 드라코 부자 분량은 업축되어 있다. 그나마 숨결을 불어넣는 건 정교하게 연출된 복싱의 리얼리티 뿐이다.





#7 : 록키 4 감독판 (Rocky IV: Rocky Vs. Drago·1985) 실베스터 스탤론

<록키 4>를 떠올릴 때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냉전 테마를 떠올리게 된다. 1980년대 MTV식 화려한 몽타주들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장엄한 사운드트랙에 록키와 이반 드라고(돌프 룬드그렌)의 시합은 록키 시리즈에서 최고로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였다. 권투 액션 영화로는 전설의 반열에 오를 만하다.


많은 이들이 지적한대로 두 사람이 격돌하는 동기가 관습적이며, 영화의 나머지 부분도 스토리텔링이나 캐릭터 개발이 거의 없는 플래시백 및 훈련 몽타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안일한 기획이 여기저기에 누수가 일으킨다. 예를 들면 소련 관중들이 이유 없이 그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하고, 참석한 소련 지도자들조차 일어서서 그의 승리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비난을 잠재우고자 2021년에 감독판을 공개했으며, 로튼 토마토 점수 83%로 호평을 얻었다. 이렇듯 4편은 <크리드 2>의 무대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6 : 크리드 3 (Creed III·2023마이클 B. 조던

스탤론은 반 세기 가까이 록키 프랜차이즈를 지킨 터줏대감이었으나 제작자와의 견해차이로 하차한다. 록키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자신 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마이클 B. 조던은 무시무시한 적대자를 새로이 등장시키고, 마침내 아도니스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맞선다. 영화는 아내 비앙카(테사 톰슨), 딸 아마라(밀라 데이비스-켄트), 어머니 메리 앤(필리시아 라샤드)와의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가족 간의 깊은 사연과 아픔을 공개한다. 영화는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심리스릴러 요소를 주입하여 갈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아도니스는 소꿉친구 데미안 앤더슨(조나단 메이저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마음 속의 악마와 맞써야한다. 감독은 아도니스를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고, 데미안을 록키가 그랬던 것처럼 약자로 묘사한다. 조나단 메이저스는 자칫 억지스러울 수 있는 인물에 생생한 질감을 입혀 데미안이 가질 법한 열등감과 분통함, 헛된 질투를 관객이 온전히 느끼도록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내일의 죠> 등 일본 만화에 착안한 참신한 샷으로 경기 장면을 일신했다.





#5 : 록키 3 (Rocky III·1982) 실베스터 스탤론

시리즈의 두 영화가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3편은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방어전을 치룬다. 챔피언으로 승승장구하는 록키 이야기는 미국식 영웅서사의 블록버스터로 선회한다. 지금은 관광명소가 된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에 록키 동상이 그러한 위상을 대변한다.


이러한 명성은 록키가 자신의 길을 잃고, 스승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옛 라이벌의 도움으로 강력한 빌런 '클러버 랭(미스터 T)'을 물리치는 깔끔한 영웅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친구가 된 적과의 우정은 뭉클하고, 오락성이 강화되었으며, 주제가 <Eye Of The Tiger>가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진지한 드라마와 유쾌한 코미디가 종종 불협화음을 일으키지만, 그럼에도 흥행이 잘 되었다. 




#4 : 록키 발보아 (Rocky Balboa·2006) 실베스터 스탤론

실베스터 스탤론은 <록키 5>의 실패로부터 16년 만에 록키 발보아로 돌아왔다. 6편이 놀라운 이유는 원작의 진정한 후속작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스탤론은 1990년 당시 자신의 고난과 후회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영웅주의에 빠졌던 속편들과 결별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프랜차이즈를 사랑스럽게 만들었던 캐릭터 드라마에 집중한다. 록키는 여전히 ‘그 집’에 살고 있고, 에이드리안이 일했던 동물 가게를 찾으며, 거북이를 키우고, 날계란을 잔뜩 먹으며, 쇠고기를 샌드백처럼 두드린다. 아들 로버트와 화해하고, 아내 에드리안과 스승 미키를 회상하며, TV에 아폴로 크리드, 클러버 랭, 이반 드라고와의 명승부가 중계된다. 6편은 노장의 투혼이 절로 느껴지는 경기 장면과 록키 시리즈에 대한 정중한 예우로 가득하다. 아쉽지만 록키와 기쁜 마음으로 작별할 수 있게 해줬다.




#3 : 록키2 (Rocky II·1979) 실베스터 스탤론

1편의 후일담 혹은 확장판, 전편의 큰 성공을 거둔 후 2편은 액션보다 록키의 개인적인 삶에 더 중점을 두어 서사에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2편을 본 복싱 팬들에게 인기 있는 결정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록키 프랜차이즈의 기반을 닦았다. 아폴로와의 시합으로 시력에 손상당할 위험에 처해있고, 가정을 꾸렸으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거기다 아내인 아드리안이 아들을 조산한 후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숱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주인공을 묘사한다. 


카민 신부와 성당에서 결혼과 축복이 이뤄지는 이탈리아인의 풍습이 미국식 가족주의와 절묘하게 결합한다. 또 상대역인 아폴로 크리드의 캐릭터를 발전시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라이벌리를 형성한다. 이때 이미 '크리드 시리즈'로 나아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놓았다.




#2 : 크리드 (Creed·2015) 라이언 쿠글러

골든 라즈베리 수상 경력을 만회한 영화인상,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 

록키 프랜차이즈로 연명할 것처럼 보였던 스핀오프는 1편 이후 최고의 록키 영화가 되었다. 대부분의 록키 속편들이 다루는 권투시합이나 훈련 몽타주, 챔피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록키 1>는 큰 꿈을 가진 한 남자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서는 도전기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속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해답이 훌륭한 액션이라고 생각하지만, 감독은 한 인간의 반성, 우정, 사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숙지하고 있다. 


쿠글러는 록키 시리즈의 핵심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아도니스 크리드(마이클 B. 조던)'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록키 발보아에 대한 새로운 관점, 록키 시리즈의 명맥을 이으면서도 영웅주의에 도취되지 않는 영화라는 자신만의 방향으로 스핀오프를 이끌었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할리우드는 오래된 프랜차이즈를 리부트하면서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1 : 록키 (Rocky·1976) 존 G. 아빌드센

아카데미 작품·감독·편집상

<록키>는 베트남전과 오일쇼크로 소외받은 백인 하류층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다. 꿈도 희망도 없는 밑바닥 인생도 열심히 노력하면 그에 합당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옛날이야기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렇게 록키는 ‘약자(언더독)’와 동의어로 남았다. 성공적으로 내면의 투쟁을 시각화 덕분에 우리 모두가 겪는 보편적인 주제와 맞닿아있다.


그렇게 미국 동북부의 제2의 도시인 필라델피아 시의 상징이 된다. 17세기 퀘이커 식민지로 개척된 이곳은 소외받은 마이너리티들의 도시다. 현대에 와서도 교외 메인라인의 WASP 상류층부터 남북전쟁 시기에 탈주한 흑인 중산층,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때 이민 온 베트남계 이민자까지 한 데 묶어주는 이념이다. 끊임없이 두둘겨 맞으면서도 근성으로 버티며 전진하는 록키 캐릭터는 필라델피아와 펜실베니아 주가 가진 역사적 배경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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