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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16. 2023

존 윅 영화 순위 TOP 4

John Wick Films Ranked

혹시 음악방송에서 카메라가 아이돌 군무를 정확히 보여주지 않아 속상하셨나요? <존 윅>은 배우의 동선과 동작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비용절감으로 인해 액션 전문 배우가 사라진 영화계에서 정극 배우가 엉거주춤하는 어설픈 동작이 찍힐까봐 노심초사하며 카메라를 흔들어댔다. 행여나 합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 담길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컷을 잘게 잘게 나눴던 액션영화들이 대량생산되었다. <존 윅>은 쇼 브라더스 영화처럼 배우가 구르고 때리면 맞고, 총 쏘는 장면을 숨김없이 공개한다.


스턴트맨 출신인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액션 영화를 잘 만드는 경지를 초월했다. 아주 오랫동안 액션 장르를 연구해왔음을 존 윅 시리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프랜차이즈는 관객의 예상을 기본 좋게 비껴간다. 흔히 있을 법한 상황들을 영리하게 회피하고, 관객과의 두뇌싸움에서 꾸준히 우위를 점한다.


2025년에 아나 드 아르마스 주연의 스핀오프 <발레리나>가 공개될 예정이지만,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키아누 리브스는 "현재로서는 끝났다"다며 "지난 9년 동안 프랜차이즈를 되돌아보며 4편의 영화가 각각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모든 존 윅 영화가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지금까지 존 윅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4부작 중에 어느 영화가 최고라고 주장하기가 매우 어렵다. 두드러지게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최종 승자를 꼽기가 대단히 힘들었다는 것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 





#4 : 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2019) 채드 스타헬스키      

1편의 혁신은 세계 최고의 암살자가 이뻐하는 강아지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죽인다는 단순한 전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정으로 매력적인 드라마를 완결했다. 그런데 2편과 3편에서 세계관을 확장한다.


3편에서 존 윅의 동기가 '복수' 대신 '생존'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스토리에 부담을 준다. 최고회의의 규칙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세계관 최강자의 카리스마를 위태롭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최고회의 특수부대, 심판관, 장로가 새로 등장하지만, 그 누구도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격투 장면은 53세의 키아누 리브스에게 무리였다. 할리 베리는 조력자로, 마크 다카스코스는 악역으로 훌륭하다. 이 모든 것이 뛰어나다 해도 3편은 극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아 만족감이 떨어진다. 





#3 : 존 윅 (John Wick·2014) 채드 스타헬스키, 데이비드 리치

1편은 사별한 남자가 아내가 마지막으로 선물한 강아지 데이지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데이지가 죽는 장면은 영화 역사상 가장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하는 장면 중 하나로, 콘크리트 바닥에서 '오우삼의 건푸(Gun Fu)'을 꺼낸다. 상실감에 세계관 최강자는 은퇴를 번복한다.


국제 암살자 연합소속의 '콘티넨탈 호텔'이라는 개성 있는 세계관을 부여한 탓에, 만화적인 캐릭터가 숨 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리브스는 <사무라이(1967)>의 '제프 코스텔로(알랭 들롱)' 같은 암살자를 연기하며, 인상적인 신체 연기를 펼치는 것이 동시에 캐릭터의 심리를 대변한다는 역설을 자아낸다.





#2 : 존 윅 : 리로드 (John Wick: Chapter 2·2017) 채드 스타헬스키  

1편에서 뿌려진 프랜차이즈의 씨앗을 2편에서 싹을 틔웠다. 모두가 캐릭터의 업적을 칭송한다. 오프닝에서 버스터 키튼에게 경배를 바치더니 (영화가 진행될수록) 스파게티 웨스턴의 성격을 드러낸다. 무성영화의 슬랩스틱 스턴트, 서부극, 찬바라, 쿵후영화, 누아르,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등 액션장르의 역사를 탐구한다.


존 윅에게 정의로운 명분, 인간적 고뇌 같은 사치품은 어울리지 않는다. 맹약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규율을 위반하고 싶은 자유의지뿐이다. 살육의 업보를 끊지 못하는 지옥이 펼쳐진다. 액션의 끝없는 연속을 통해 팽팽한 긴장을 창출한다. 


후반부는 네오 누아르(택시 드라이버)의 유산을 계승한다. 이러한 영화적 친숙함은 시리즈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2편은 클리프 행어(연작 영화에서 사건이 결론 나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 그 사건이 해결되는 구성)로 정서적 쾌감이 옅어졌지만, 1편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1 : 존 윅 4 (John Wick: Chapter 4·2023) 채드 스타헬스키

리브스와 조연들, 그리고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했다. 세계관을 확장을 거듭할수록 존 윅의 카리스마는 무뎌졌다. 이를 뒷수습하기 위해 2시간 49분 동안 액션이 쏟아진다. 자칫 자기 패러디의 영역으로 넘어갈 뻔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하지만, 멋짐과 과장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만든다.


4편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야기다. 존 윅은 지쳤다. 수많은 적을 쓸어버리고 남은 것은 '최고의회'뿐이다. 존 윅은 끝까지 그들의 대리인과 전설적으로 싸웠다. 종국에 그저 좋은 남편이고 싶었던 암살자에게 만족스러운 결말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 작별인사가 개운하지 않다. 3편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부차적인 캐릭터와 서브플롯에 얽매여 있다. 영화가 굳이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한 이유는, 제작사가 속편을 너무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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