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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05. 2023

마블 드라마 순위 TOP 14

Every Marvel Disney+ Series

지금까지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디즈니+ 드라마의 순위를 집계해봤다. 2026년에 종료될 멀티버스 사가를 현시점에 집계하는 것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이쯤 해서 한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14 : 에코 (Echo·2023)

디즈니+ MCU 유니버스에 스핀오프가 당도했다. 에코는 호크아이》의 2차 빌런으로 소개된 마야 로페즈(알라쿠아 콕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고 오클라호마 고향으로 돌아가 아메리칸 원주민의 뿌리와 다시 연결되며, 뉴욕에서의 그녀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MCU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독립형 스토리를 내세웠지만, 고르지 않은 진행과 끔찍하게 끔찍한 결말로 인해 데어데블의 액션 시퀀스, 킹핀의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시청할 이유를 찾기 힘들어졌다. 결국 데어데블: 본 어게인》의 예고편을 쿠키 영상으로 띄우며 무관심 속에서 종영했다.




#13 : 변호사 쉬헐크 (She-Hulk: Attorney At Law·2022)

변호사 쉬헐크》는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의 사촌인 제니퍼 월터스(타티아나 매슬라니)가 초능력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 법정드라마를 표방했다. 헐크가 겪는 이중인격으로 자아를 잃은 부정적인 서사를 버리고, 쉬헐크의 변신은 완벽하게 자아를 유지한 채로 셀럽으로 유명세를 챙기는 긍정적인 변화로 다뤄진다. 


8주 동안 썰렁한 농담과 성차별 주제와 캐릭터 개발은 갈팡질팡한다. 별 달리 특색이 없는 무능한 빌런들, 특별출연에 의존한 진행, 얼렁뚱땅 허술한 법정공방, 논란이 많은 메타 결말로 인해 소재의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했다. 




#12 : 시크릿 인베이젼 (Secret Invasion·2023)

존 르 카레식의 냉전 스릴러를 의식하면서도 현 지정학적 위기를 반영하지 못했다. 마블 작품이라기엔 스펙타클이 부족하다. 후속작을 위해 복선을 깔 뿐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얼렁 둥땅 마무리되었다. 6부작짜리 예고편을 본 소감은 쇠락한 MCU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는 것 뿐이다.


더 마블스》에서 언급되지 않음으로써 결국 무엇을 위해 제작되었는지 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




#11 : 미즈 마블 (Ms. Marvel·2022)

MCU의 첫 번째 무슬림 슈퍼히어로 이야기는 파키스탄계 미국인의 삶, 그리고 인도 분단의 역사를 강렬하게 파헤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디즈니는 인도 15억 인구와 파키스탄, 2억 4천만 명, 방글라데시 1억 6천만 명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한다.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것은 과거 무굴 제국의 지배층이던 무슬림 엘리트들이 통일 인도에서 권력 상실할 것을 우려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지나치게 안전한 기획과 고갈된 아이디어로 인해 《미즈 마블》은 모두가 좋아할 요소를 포괄하면서도 확실히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 없다. 빌런도 고등학생 초능력자와 비밀단체 요원들을 압도하지 못함으로써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다. 




#10 : 나는 그루트다 1,2 (I Am Groot·2022-4)

그렇다. 우리는 베이비 그루트를 사랑한다. 온 마음을 다해, 그러나 나는 그루트다》는 5회차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으로 다 합쳐도 30분 밖에 불과하다. 매 순간이 즐겁고, 그루트가 귀엽기도 하지만, 팬서비스 개념에 가깝지, 작품성을 논하기에는 MCU와 어떠한 연계도 없어 불가능하다.




#9 : 팔콘과 윈터 솔저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2021)

팔콘과 윈터 솔저는 개념적으로 훌륭한 이야기이지만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흑인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이어받는 것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주제를 반영했다. 핑거 스냅과 블랍 이후의 정부가 국민들을 보호자 못할 때의 여파를 탐구했다. 참전용사의 처우, 이민자·서민층·제3세계의 불평등과 인종차별 등 미국 사회의 모순을 화두로 삼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빈약한 줄거리, 일관성 없는 어조, 어중간한 악당들로 고통받는다. 샤론 카터의 폭로는 예측 가능한 행보였으며, 칼리(에린 켈리먼)의 테러 명분도 빈약했다. 결과적으로 존 워커 등 몇 가지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개연성·내러티브가 부실했다. 




#8 : 왓 이프...? 1,2 (What If...?·2021-3)

《왓 이프...?》는 마블 코믹스에서 '만약에 이랬다면...'을 가정하고 내는 작품들의 총칭한다. 지난 12년간 진행된 '인피니티 사가'를 다중우주를 관장하는 왓쳐(지구 담당 주시자) 우아투가 관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답게 영상미가 훌륭하다. 인피니티 사가에 관한 파격적인 상상력이 흥미롭다. 


불행히도 가정문은 아무리 흥미롭다 해도 결과적으로 여흥거리에 불과하다. 특히 느슨한 옴니버스 형식이 구조적 한계를 두드러지게 한다. 




#7 : 문나이트 (Moon Knight·2022)  

《문나이트》는 해리성 정체 장애(DID)를 앓고 있는 남자로서 오스카 아이작의 연기가 훌륭하다이중인격에 관한 심리스릴러와 이집트 신화를 소재로 한 어드벤처가 주를 이룬다.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묘사하기 위해 액션을 생략하는 기법도 신선했다. 줄거리 역시 강렬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을 자랑했다. 


그러나 큰 그림을 제시하는 구간이 너무 후반에 배치되어 있고, 구체적인 정황이나 인물의 동기, 신념을 제대로 그리지 않아 시리즈 자체를 불완전하게 만든다. 아마 시즌2가 나와봐야 온전한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




#6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홀리데이 스페셜(The Guardians Of The Galaxy: Holiday Special·2022)

이 단막극은 ‘크리스마스 정신’이라 불리는 가족의 의미와 친구들과 함께하는 희열을 찬양한다. 그 와중에 빵빵 터지는 유머 타율이 나쁘지 않고, 적절히 전작의 떡밥을 회수한다.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이 우키 종족을 내세웠듯이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와 ‘맨티스(폼 클레멘티에프)’ 콤비의 지구침공은 유쾌하고 상큼 발랄하다. 




#5 :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Werewolf By Night·2022)

마블판 늑대인간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를 내세운 할로윈 스페셜이다. 1920-30년대 유니버설 호러와 고전 이탈리아 지알로를 마블식으로 재해석한다. 고딕 스타일의 마야 시모구치의 프로덕션 디자인과 메이어 C. 루베오의 페티시즘을 자극하는 의상, 조이 화이트의 흑백 촬영이 기이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마이클 지아키노가 능력 있는 작곡가인 만큼 팽팽하게 긴장된 으스스한 이야기에 숙련된 감독임을 입증한다. MCU특유의 유머를 답고 있고, 러닝 타임이 짧기 때문에 등장인물 소개에 집중한 선택이 유효했다.




#4 : 호크아이 (Hawkeye·2021)

'히어로의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는 페이즈4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공했다. 케이트 비숍 역의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마블 데뷔는 대단했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거나 복잡한 쇼가 아니다. 클린트의 죄책감에서 출발했으나 모험담은 경쾌하다. 깨알 같은 화학작용과 따스한 가족애로 우리를 위무한다. 오락성에 집중한 전략이 빛났다.


유일한 죄악은 주인공 호크아이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케이트', '에코(알라쿠아 콕스)', '옐레나(플로렌스 퓨)'간의 상호교류를 통해 마블은 향후 <영 어벤저스>을 건립할 야욕을 숨기지 않기 때문이다. 




#3: 엑스맨 '97 (X-Men'97·2024-)

엑스맨 '97》은 전작〈엑스맨 '92〉의 향수에 의존하기보다는 믿을 수 없는 정도로 격렬한 생동감이 숨어있다. 수석 작가 보 드마요의 지도 하에 스튜디오 미르는 폭스 엑스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줄거리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팬을 유입시키기 충분한 멜로드라마를 보여준다. 과거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소수 집단에 대한 포용'이라는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폭스의 엑스맨 유니버스 등의 매체에서 유난히 홀대받던 사이클롭스가 왜 엑스맨 리더인지 설득력 있게 보여줘서 호평을 얻었다.


뮤턴트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인권이 얼마나 잔인하게 빼앗길 수 있는지를 완벽하게 요약한 5화 Remember Me(기억해 둬)로 올해 프라임타임 에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2 : 완다비전 (WandaVision·2021)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 의상·음악·미술상

코로나로 인해 극장에 갈 수 없던 마블 팬을 위한 선물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디즈니+ 첫 오리지널 시리즈는 마블이라는 한계를 깨고, 진정으로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시트콤과 심리공포의 렌즈를 통해 코믹스에서의 스칼렛 위치의 위험하고도 불안정한 심리와 강력한 현실조작능력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그리고 '아가사 하크니스(캐서린 한)'는 예상치 못한 놀라움이었다. 




#1 : 로키 1,2 (Loki·2021-3)

《로키》는 '멀티버스 사가' 중 최고작이다톰 히들스턴은 뫼비우스(오웬 월슨) 혹은 실비 라우페이도티르(소피아 디 마티노)와 콤비를 이루며 버디 코미디를 선사한다. 그의 반영웅적인 면과 그의 로맨틱한 면을 조명한다. 


에릭 마틴의 각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깔끔한 복선회수로 〈토르 1〉부터 로키를 지켜본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악당에서 영웅으로 개과천선하는 내용을 이토록 뭉클하게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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