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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10. 2023

다르덴 형제 영화 추천 TOP 5

Dardenne Brothers Films

벨기에 출신의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으로 이뤄진 형제감독으로, 다큐멘터리 제작하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과거 철강 산업으로 유명했던 고향인 세랑(Seraing)에서 실제 목격했던 사회적인 테마 혹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는다. 소외받은 자들을 핸드 핸드 카메라로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그들이 겪는 사회적 억압과 윤리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사회적 행동주의 (Social Activism)‘은 칸 영화제를 비롯한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 다르덴 형제

장편 데뷔작 <La Promesse>부터 확고한 개성을 갖고 있었다. 소수자, 하층민, 유색인종에 대한 유럽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비판, 과정을 생략하고 특정 디테일을 연장해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뽑아내는 호흡과 인물의 현존을 사유하는 카메라, 사회적 구조에 저항하는 서민을 보듬는 시선, 네오리얼리즘적인 엄격함으로 통제된 상황이 불러일으키는 공감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5 : 더 차일드 (L'Enfant·2005)

<약속>을 할까 하다가 이 영화가 다르덴 형제의 입문작으로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


십 대 소년 ‘브루노(제레미 레니에)’는 여자친구 ‘소니아(데보라 프랑수아)’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막막해진 생계 때문에 암시장에 아기를 팔게 된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브루노는 서서히 자신의 도덕적, 정신적 위기를 인식하게 되고, 이때부터 자기반성을 향한 캐릭터의 고단한 상승의 시작을 나타내고, 죄책감과 후회로 받아들이게 된다. 누적된 모든 긴장감이 영화의 가슴 아픈 마지막 순서에서 마침내 해소된다.




#4 : 로제타 (Rosetta·1999)

형식미의 확립, 이후의 필모그래피는 <로제타>의 주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르덴 형제는 복지국가 유럽 사회의 그림자를 다룬다. 일자리를 못 구하고, 친구도 못 사귀고, 엄마와 행복하게 지내지도 못하는 17살의 소녀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꾼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를 떠나 독립하길 염원한다.


롱테이크와 핸드핼드로 인물의 동선을 따라 그녀를 관찰한다. 관객과 피사체를 일치시키며 내적인 딜레마에 동화시킨다. 영화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대신 인물의 심리를 암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감흥을 자극한다. 무기교의 정교한 형식주의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주인공의 최선을 좌절시키는데 하나같이 현실적이라 더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비전문 배우 에밀리 드켄을 기용하여 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한다.




#3 : 자전거 탄 소년 (Le Gamin Au Vélo·2011)

필모그래피의 변곡점, 다르덴 형제의 인물들은 주로 생존문제 때문에 일상의 혈투를 벌인다. 물론 그 싸움을 멈추는 데에는 선택의 딜레마를 이겨내야 하지만 말이다. 11살의 주인공은 생존이 아닌 가치를 향해 투쟁하는 거의 유일한 다르덴의 캐릭터인 것 같다.


다르덴 영화 가장 따뜻한 작품인 까닭은? 항상 중립을 지키던 감독은 롱 쇼트를 줄이고, 음악을 통해 이야기에 개입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을 더 각별하게 응원하게 한다. 기존의 카메라가 건조하게 관조의 시선을 담았다면, 이번엔 주인공을 보듬아주며 동행한다.




#2 : 내일을 위한 시간 (Deux Jours, Une Nuit·2014)

원제의 '1박 2일'의 의미는 주인공 산드라가 일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주말 이틀 동안 직장동료들을 만나 자신의 복직을 위해 투표해 달라고 부탁하는 힘겨운 시간을 말한다. 동료근로자들은 1000유로(약 120만 원) 보너스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자본은 민주주의를 통해 해고의 부담을 노동자에게 떠넘긴다.


잔잔한 이 영화가 섬뜩하게 느낀 까닭은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현실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양자택일은 결국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아무런 선택지를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금융기관의 책임을 돌린 공인인증서, 취업준비생에게 고스펙을 요구하면서 재벌 승계를 요구하는 재계 등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약자들의 고통은 (영화 속) 연대의 요청을 그만큼 급박하고 절실하다.




#1 : 아들 (Les Fils·2002)

가구제작훈련센터에서 소년원에서 나온 소년들을 가르치는 ‘올리비에(올리비에 구르메)’는 5년 전 아들을 잃고 아내와 이혼한 뒤 혼자 살고 있다. 어느 날 열여섯 살 소년 ‘프랜시스(모간 마린느)’가 새로 훈련센터에 들어오게 되고 올리비에는 이상스레 불안과 흥분을 보이며 프랜시스를 은밀하고도 집요한 시선으로 쫓는다.


평범한 일상의 들쭉날쭉한 리듬과 원초적인 질감 속에서 그들의 관계는 점진적으로 밝혀진다. 카메라는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에서 봄직한 내면의 격량을 촬영했다. 증오와 고통 속에서 목공소는 화해와 용서를 가르치는 학습장으로 승화된다. 형제는 자본주의 체제향한 비판의 날을 거시적인 '사회적 구조'에서 미시적인 '윤리적 갈등'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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