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vil Dead Movies, Ranked
아무리 운이 좋은 호러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이 정도로 좋은 영화가 다섯 편이 연달아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섬뜩한 주문을 외치는 녹음기, 인간의 살과 피로 제본된 마도서 '네크로노미콘 엑스-모르티스(Necronomicon Ex-Mortis)', 숲 속의 외딴 오두막에 온 순진한 대학생들이 저주받은 악령을 마주한다는 이야기로 지난 42년 동안 사랑받아왔다. 이블 데드 시리즈는 무시무시한 밀실공포증, 섬뜩한 특수효과, 슬랩스틱 유머와의 조화로 수많은 모방자들에게 영감을 줬다.
원래 샘 레이미와 브루스 캠벨을 포함한 미시간 주 동향 출신의 고등학교, 대학교 영화 동아리 친구들과 그 동생, 부인들이 1978년부터 지금까지 우정과 열정으로 출발한 프로젝트여서 뜻깊다. 최근 <이블 데드 라이즈>가 제작된 것을 기념하여 유서 깊은 시리즈를 되돌아보자, 이제 전기톱에 시동을 걸고 순위를 확인해보자!
솔직히 호러 팬들에게 이블 데드 시리즈의 어떤 영화도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만약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더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이번 리부트는 1981년 오리지널의 공식을 따르고 대학살 장면을 늘리고 수위를 높였다. 동시에 '미아 앨런(제인 레비)'으로 주인공을 교체한다.
당시 유행하던 고문 포르노 수준의 고어 장면을 연출했는데, 주인공 일행 중 누군가가 살아남기를 응원하는 재미가 사라졌다. 원작이 스플래터 유혈 사태를 슬랩스틱 코미디로 상쇄했다면,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잔인함이 훨씬 야만적으로 체감될 뿐 숨 쉴 공간이 사라졌다. 공포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샘 레이미의 유산을 무참히 학살한다.
2013년 리메이크에서 여성 주인공을 이미 내세웠으나, <이블 데드 라이즈>는 익숙한 서사에 여성을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여성 서사로 구성한 최초의 속편이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베스(릴리 설리반)'은 소원해진 동생 '엘리(알리사 서덜랜드)'와 조카들을 만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깜짝 방문한다.
이번 리부트는 프랜차이즈에 새로운 풍미를 가미했다는 점이다. 첫째,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변경하고, 모성이 축복이자 저주라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전통적인 동년배 무리에서 탈피해서 피붙이 가족이라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셋째, 2013년 리부트처럼 직접적인 공포에 호소하지도 않았다.
3편은 1, 2편의 공식을 다크 판타지로 교묘하게 패러디하며 이블 데드 신화를 축하한다.샘 레이미는 '악령이 오두막집에 사는 10대들을 공격한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재탕하지 않는다. 네크로노미콘의 힘으로 중세로 날아간 애쉬는 네크로노미콘에 의해 멸망해 가는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으로 등극한다.
샘 레이미는 장르 실험을 멈추지 않았고, <이블 데드 2>의 호러 코미디와도 일맥상통했기 때문에 파격적인 시도가 성공했다. 공포 영화의 자장을 벗어났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관객층에 어필하는 시리즈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프랜차이즈는 TV(결말은 <Ash vs The Evil Dead>에서 재활용됨), 브로드웨이, 코믹스,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1편은 독립 영화의 전설이다. 22살의 샘 레이미는 고교동창인 브루스 캠벨 그리고 5명의 배우 겸 스태프를 데리고, 테네시 주로 가서 지옥 같은 촬영을 진행했다. 시점 쇼트를 찍을 때는 트래킹은 엄두도 못내 휠체어에 카메라를 매달고 돌진했다고 한다. 특수효과는 철저히 아마추어적이지만, 도리어 훨씬 그로테스크하게 다가온다.
경험이 부족하고, 예산이 모자랐지만, 레이미는 마리오 바바의 <블러드 베이>을 바탕으로 윌리엄 프리드킨과 웨스 크레이븐, 조지 로메로, 브라이언 드 팔마의 서스펜스, 장 콕토와 텍스 에이버리의 블랙 유머를 흡수해 ‘숲 속의 오두막(Cabin In The Woods)’이라는 하위 장르를 창시한다.
<이블 데드 2>가 리부트인지, 속편인지, 아니면 이 둘을 합친 "리퀄"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샘 레이미가 저작권을 보유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리메이크했다고 한다. 1막은 원작을 요약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2막과 3막으로 갈수록 예측불허의 독립된 행보를 걷는다.
두 영화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1편에서 공포에 떨던 일반인 생존자였던 '애쉬'를 2편에서는 호쾌하고 두려움 없는 영웅으로 재해석한 점이다. 레이미는 프랜차이즈와 함께한 자신의 성장에 비유했으며 마침내 자신의 창의적인 비전이 온전히 실현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또한 원작에서 절제된 연기를 펼쳤던 브루스 캠벨이 액션 코미디 강자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봉인을 풀었다. 그렇게 호러 프랜차이즈로는 특이하게 선역이 시리즈의 상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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