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undup: No Way Out·2023 노 스포일러 후기
장기 프랜차이즈의 분수령은 보통 시리즈 3편에서 찾아온다. 62년째 존속해 온 007도 3편 <골드핑거>이 대박 나면서 지금껏 생존해있다. 반대로 한국 형사 영화 시리즈인 <투캅스 3>, <공공의 적 3>에서 사춘기를 맞이했다. 어느덧 하나의 브랜드가 된 마동석은 어떤 돌파구를 마련했을까?
우리나라는 이제 근사한 프랜차이즈 영화를 제작할 시기가 되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이 기획과 제작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시리즈의 매력을 보존하고 있다. 1,2편에서 성립된 공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악당은 실제 사건을 생생하게 재연하며 반드시 제거되어야 할 명분을 쌓고, 마석도는 짠 내 나는 생활 개그로 인간미를 뽐내다가 최종 결전에서 악을 응징하는 패턴은 그대로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와 달리 압도적인 무적 캐릭터가 주는 시원함은 여전하다. 3막 구성의 중간중간 만담 개그로 강력 범죄의 충격을 완화시킨다. 클라이맥스에서 던지는 마석도의 한마디 "싱글이야" "누가 5야"가 대표적이다.
3편은 1,2편의 성공방식을 살짝 수정했다. 1,2편이 악당의 시점으로 사건이 진행되었다면, 3편은 주인공 위주로 통합했다. 마석도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다 보니 1편의 시장 상인, 2편의 사업가 같은 피해자가 등장하지 않아 범죄의 해악이 피부에 체감되지 않는다. 조폭영화나 K-범죄 영화에 봤던 그 광경이 펼쳐지고, 마동석 장르를 상징하는 시원한 한방과 원 라인 대사(툭툭 던지는 농담 한마디)를 반복한다. 또 '진실의 방', 자동차 추돌, 감초로 등장하는 ‘초롱이’(고규필), ‘양호’(전석호)의 유머도 1,2편의 공식대로다.
캐릭터 무비이면서 조연과 악역은 스테레오 타입처럼 납작하다. 마동석 영화에서 마동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악역을 포함한 주변 인물이다. 왜냐하면 마동석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한정되고 그의 연기는 폭이 좁기 때문이다. 범죄 도시 시리즈가 성공한 것은 '장첸(윤계상)'과 '강해상(손석구)', ‘장이수’(박지환), ‘전일만(최귀화)’ 등이 마동석에게 모든 포커스를 집중하지 않도록 분산시켜줬기 때문이다.
3편은 빌런을 둘로 쪼개는 바람에 영화의 허술한 틈이 자주 벌어진다. 지능형 빌런 ‘주성철’(이준혁)은 수사랄 것도 없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도 전에 스스로 미끼를 덥석 물어버린다. 격투형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은 일본도를 휘두르며 개성을 드러내지만, 마동석은 전편과 같이 복싱과 유도로 상대를 때려눕힌다. 2편처럼 와이어로 찰지게 맞는 리액션을 강화하고 음향효과로 타격감을 살린 것도 똑같다. 사운드에 공들였으면 후시 녹음 싱크가 어긋나는 것을 수정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3편에서 1 대 다 격투를 섞음으로 마석도 혼자서 조직을 쓸어버리는 통쾌함을 끌어올렸다. 105분 7초 동안 주인공에게 올인한 결과, 역설적이게도 카타르시스는 반토막 나버렸다.
★★☆ (2.4/5.0)
Good : 마동석의 시원한 한방
Caution : 편안한 자기 복제의 길
■주연 크레딧 후 쿠키가 있다.
■공교롭게 이 영화의 무술지도를 맡은 허명행이 4편 연출을 맡는다.
■이 시리즈가 8편까지 무사히 제작되길 희망하는 한 사람으로써 보고나서 걱정이 많이 들었다. 보는 내내그의 스타성에 기댄 망작들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성난 황소>,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부러더>, <압꾸정>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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