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경찰 영화 TOP 100 Detective Films

탐정 및 형사영화 (1)

by TERU

내란 사태로 어지러운 정국에 범죄자들을 일거에 소탕하는 형사 영화 100편을 소개해드립니다. 〈범죄영화 TOP100〉,〈스릴러 영화 TOP 100〉의 자매편이니까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이하 평어체로 진행됨을 양해해주십시요.


형사 영화 (Detective Films ·探偵映畵)'의 출발은 하드보일드 탐정물에서 기인했다. ‘형사(detective)’의 어원은 탐정(private detective) 즉 '사설(私設) 형사' 혹은 '사립(私立) 형사'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법률적으로 형사사건의 소추권은 검경만 가능하다. 민간인이 형사사건의 재판을 요구할 권리를 사인소추권이라 하며, 영미법계에선 주로 인정되어 왔다. 그리고 영미권에서 근대 시기에 모자라는 형사 수사권을 보충하기 위해 '사인이 임명한 또 다른 사인'이 국가의 수사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를 인정했는데, 그것이 모두가 잘 아는 셜록 홈스 시리즈가 발표된 19세기의 일이다.




[번외] 블루 스틸 (Blue Steel·1990) 캐서린 비글로우

블루 스틸Blue.Steel.1990.1080p.BluRay.x264.AAC5.1-[YTS.MX].mp4_20240122_205806.507.jpg

비글로우는 여경과 화이트칼라 금융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적극 활용한다. 터너(제이미 리 커티스)는 출근 첫날 무장 강도를 총으로 쏴 죽이면서 무장이 확인되지 않아 강경 대응이 아니냐고 문책을 당한다. 그런데 주인공이 범죄 현장의 목격자이자 총기를 가져간 사람과 로맨틱한 관계를 맺게 된다. 서브플롯이 삐그덕거림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이 극에 반영되어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여경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보수성을 노골적으로 화면에 담는다.



#100 : 샤프트 (Shaft·1971) 고든 파크스

아카데미 주제가상

MV5BNDE5NjM0MjMxM15BMl5BanBnXkFtZTgwMTU5MjMyMzI@._V1_.jpg

영화의 복잡하게 얽힌 플롯은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공통된 특성이다. 할렘가 사립탐정 존 샤프트(리처드 라운트리)는 흑인 갱단 보스의 납치된 딸을 구하고, 흑인형제들을 보호하고 백인 경찰에게 당당한 태도로 임한다. 어니스트 타이디먼의 극본과 고든 파크스의 연출은 할리우드 영화사상 처음으로 주체적인 흑인 주인공이 권위적인 백인 캐릭터를 깎아내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 광경을 필름에 담은 셈이다. 이런 전복적인 매력 덕분인지 백인 관객에도 어필하여 3편의 시리즈 속편과 TV시리즈, 사무엘 잭슨의 리메이크로도 나왔다.

그리고 영화보다 음악은 더 유명하다. 아이작 헤이스의 넘버원 주제가 ‘Theme From Shaft’를 수록한 사운드트랙 <Shaft>은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다. 두 개의 그래미상과 오스카상을 거머쥐며 흑인음악이 본격적으로 주류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99 : 신세계 (New World·2012) 박훈정

캡처.PNG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의 회장이 사망하자 세 명의 후계자에게 기회가 생긴다. 경찰청 수사기획과 ‘강 과장(최민식)’은 후계자 결정에 개입할 생각이다. 8년 전, 골드문에 잠입한 위장경찰 ‘이자성(이정재)’이 이인자 ‘정청(황정민)’의 오른팔이기 때문이다. 경찰과 골드문 내부의 복잡하고 아슬아슬한 음모 속에서 정체가 탄로 날 뻔한 위기를 여러 차례 넘기며 마침내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오른다. 영화 <이스턴 프로미스>의 니콜라이처럼 그는 결국 범죄 먹이사슬의 정점에 도달한다.



#98 :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2008) 니시타니 히로시

Film-cars-the-seven-ups-screen-3-2048x1116-1.jpg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은 치밀하고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내는 수학천재와 그를 추리하는 물리학자의 두뇌싸움을 마치 결투처럼 대치시킨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나오키상 수상에서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던 히가시오 게이고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답게 내러티브가 탄탄하다.


형사가 추측한 살인 미스터리에 물리학자 유카와가 완벽한 수식을 제시하고 이를 본 수학자 이시가미가 기존의 공식을 반박 증명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시아 범죄 영화의 경향 중 하나인 트릭을 간파하는 재미보다 가해자의 범행동기와 실행에 초점을 맞춘다. 용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논리로 미지수 X를 계산했으나 실제 X값은 사랑·질투·헌신이라는 수학으로 도저히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97 : 레블 리지 (Rebel Ridge·2024) 제레미 솔니에르

hero_plein_soleil_3.jpg

《레블 리지》는 엘리트 카르텔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를 대중적으로 소구한다. 공직자들이 시민이 부여한 권한의 허점을 활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긴다. (주인공 일행은) 공무원끼리 짜고 부패 범죄를 은폐하고, 개혁 조치를 회피하고, 견제를 무력화시키는 경찰국가를 수사한다. 사법기관끼리 면책하는 모습은 동방의 반도국이 떠오르지 않는가? 영화는 마동석처럼 분노를 폭력으로 응징하는 손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비폭력 수단으로 마을에 벌어지는 부조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다. 끝까지 차가운 이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법 불신을 오락 영화의 형식에서 풀어내고 있다. 감상 이후에 각자의 정의관과 정치적 견해를 점검해 보라고 말이다.



#96 : 러시아워 (RUSH HOUR·1998) 브렛 레트너

rush-hour.jpg

<러시아워>는 흔히 볼 수 없던 조합으로 흥행에 성공, 세 편의 시리즈로 이어졌다. 높으신 분의 납치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FBI와 LAPD, 홍콩 경찰 간의 공조수사를 벌인다. 극강의 하이톤으로 ‘드립’을 쏘아대는 제임스(크리스 터커)와 리(성룡)의 호흡은 조화를 이루며 유쾌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엔딩 크레딧에서 보여주는 NG장면이 백미다.



#95 : 맨 인 블랙 (MEN IN BLACK·1997) 배리 소넨필드

아카데미 분장상

5009c372de6c55617ffb5578a71f3a5a74727321.jpg

90년대의 <고스트버스터즈>. 버디 캅 코미디 장르의 관습에 ‘음모론’과 ‘외계인’이라는 소재를 배합한다. 원작이 ‘마블 코믹스’인 만큼 만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지구가 우주적 스케일에서 기발하게 다룬다거나 외계인을 일종의 출입국 관리소로 감독한다거나 기억을 지우는 ‘뉴럴라이저’를 통해 인간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아이디어는 참으로 기발하다.


동명의 마블 코믹스가 원작이다. 버디 캅 장르에 SF 음모론을 수용해서 확고한 개성을 확보했다. 몰래 숨어든 외계인 불법 체류자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비밀 요원들을 다뤘다. 무뚝뚝하게 할 말 다 하는 베테랑 요원 K(토미 리 존스)와 위급한 상황에서도 재치를 잃지 않는 J(윌 스미스)의 애증 어린 모험담은 버디 코미디로 점철되어 있다. 원작 코믹스에서 백인이었던 J를 윌 스미스를 캐스팅함으로써 훨씬 가벼워졌고 이것이 흥행을 견인했다.



#94 : 대행동 (城市特警·1988) 금양화, 두기봉, 서극

hero_plein_soleil_3.jpg

오른손의 심한 신경발작 때문에 경찰을 그만두려는 황유방(이자웅)이 수사를 통해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스토리다. 서두 사건이 결국 중심 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형사영화의 기본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 두기봉 특유의 캐릭터 앙상블이 살아있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악당이 있고, 형사들 간의 의리와 배신, 관료제의 알력을 홍콩 형사물답지 않게 건조하게 처리했다. 총격전의 카메라 무빙, 골목과 병원 엘리베이터 안의 액션 구도가 색다르고, 무협영화처럼 유혈이 낭자하는 효과를 통해 공포영화 마니아를 열광케 했다.



#93 : 비버리 힐스 캅 (BEVERLY HILLS COP·1984) 마틴 브레스트

Beverly.Hills.Cop.1984.REMASTERED.1080p.BluRay.H264.AAC-RBG.mp4_20230808_001845.091.jpg

영어 숙어 중에 'A Fish Out Of Water(물 밖에 나온 고기)'가 있다. 낯선 환경에서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시골 쥐와 서울 쥐> 동화를 형사 영화에 대입해 디트로이트 형사가 비버리 힐스에 와서 벌이는 일을 다뤘다. 도심 대 교외, 백인 부자 대 흑인 빈자, 디트로이트 대 LA를 대조시키며 날카로운 풍자를 담았다.


버디 캅 영화에는 보통 경찰 듀오가 등장한다. 하지만 <비벌리 힐스 캅>은 이 현명한 세 남자가 등장하여 관습을 깨고 있다. 마틴 브레스트다운 캐릭터 조형술이 일품이며, 에디 머피의 구강액션을 따라한 촐싹대고 수다스러운 흑인 형사 캐릭터는 클리셰가 됐다.



#92 : 매드 맥스 (Mad Max·1979) 로저 밀러

Mad.Max.1979.1080p.BRrip.x264.YIFY.mp4_20230807_234445.727.jpg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면 이 시리즈가 경찰 영화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오일쇼크와 대공황으로 사회기반이 무너져가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몇 안 남은 치안기관 중 하나인 메인 포스 순찰대원 맥스 로카탄스키(Max Rockatansky)는 특수 제작된 경찰차 V8 퓨처스페셜을 몰고 폭주족을 소탕한다.

개봉당시 호주영화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흥행 대박을 거뒀다. 영화 제작비는 38만 달러였으며,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수익은 1억 달러를 돌파하여 가장 수익성이 높은 영화라는 기록을 세웠다.



#91 : 춤추는 대수사선 4부작 (踊る大捜査線·1998-2012) 모토히로 카츠유키

Bayside Shakedown The Movie 4,2012.1080p.WEBRip.H264.AAC.mkv_20230806_235322.973.jpg

"사건은 현장에서 일어난다.","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이야말로 신념이 필요하다" 명대사로 유명한 후지 후지 TV 드라마는 현장의 아오시마 형사와 상층부의 무로이 관리관이 정의로운 경찰이 되기 위한 버디 캅 코미디이면서 사회고발 풍자극이다. 추리나 액션에 방점을 찍지 않고, 관료주의의 부조리함을 위트 있게 야유하여 막스 베버가 말한 공직자의 윤리를 강조한다.


일본의 높으신 분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매뉴얼을 따른다. 오랫동안 칼이 다스리는 무사의 나라였던 일본에서 책임을 진다는 건 곧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무책임한 리더가 다스리는 일본 정재계는 사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꼬리 자르기, 엘리트주의, 관할다툼, 탁상공론, 파벌싸움, 출세지향, 업적 가로채기가 만연하다. 조직의 위계질서를 앞세워 개인의 인권을 무참히 짚 밟고 권력자들의 조직적인 부정과 은폐가 만연하게 된다.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흔히 보는 '본청의 관할서 차별'은 그런 일본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이후 거대 권력에 맞서는 형사들의 모습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파트너 시리즈 X DAY>, <스트로베리 나이트> 같은 걸출한 후손을 남기게 된다.



#90 : 셜록 홈즈의 미공개 파일 (The Private Life Of Sherlock Holmes·1970) 빌리 와일더

The.Private.Life.of.Sherlock.Holmes.1970.1080p.BluRay.x264.YIFY.mp4_20240110_011803.305.jpg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의 추리적 재능을 드러내는 것을 항상 뿌듯해했지만 탐정의 사생활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이 남기지 않았다. 빌리 와일더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쓰고 오스카 각본상을 받은 작가 I. A. L. 다이아몬드에게 보여줬는데, 홈즈라는 한 남자의 깊은 고독과 삶에 대한 페이소스, 19세기 격동하는 유럽 정세, 네스호 괴물 등을 한데 모아 스트랜드 매거진(Strand Magazine, 홈즈 소설이 연재된 잡지)에 묘사된 신화와 다른 셜록 홈즈(로버트 스티븐스)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89 :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1959) 테렌스 피셔

image-w1280.jpg

셜록 홈즈의 세 번째 장편소설은 불멸의 추리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해머 영화사는 코난 도일이 상상했던 고딕 호러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한다. 거대하고 음침한 안개 낀 황야와 이웃하고 있는 한번 빠지면 나올 수 없는 그림펜 늪지까지, 흐느끼는 여인의 목소리, 비밀스런 집사, 도주한 살인 용의자, 거기에 불을 뿜어내는 지옥에서 온 개까지 더해진다. 으스스한 세트피스와 환상적인 고딕 비트, 셜록 홈즈(피터 쿠싱), 헨리 바스커빌(크리스토퍼 리)의 스타 마케팅이 매력을 더한다. 원작의 음산한 기운을 재현하면서 주치의까지도 용의선상에 올리는 각색을 많이 가했다. 잭 스태플턴은 중년의 아저씨가 됐고, 그의 아내 베릴 역할은 딸인 세실로 바뀌었다.



#88 : 21 점프 스트리트 (21 JUMP STREET·2012) 필 로드, 크리스 밀러

다운로드.jpg

슈미트(조나 힐)와 젠코(채닝 테이텀)는 합성 마약을 쫓기 위해 고등학생인척 위장수사를 펼치게 된다. 어벙한 조나 힐과 빛 좋은 개살구인 채닝 테이텀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빙구미를 뽐낸다. 학창 시절과는 정반대의 입장이 된 둘의 묘한 괴리감이 코믹함을 더한다. 외톨이였던 슈미트는 인싸로, 인기남이었던 젠코는 아싸로 인생이 바뀐다. 잠입경찰의 어리석음과 고교생의 똑똑함이 대비를 이루는 독특한 버디 캅 코미디로 시종일관 유쾌하다.



#87 : 캅 랜드 (Cop Land·1997) 제임스 맨골드

34250ea67d54c890eeddd68e4d0a3c8150-cop-land.jpg

맨골드는 ‘단지 도덕적 게임을 벌이고 싶었다’고 피력한다. 프레디 헤플린(실베스터 스탤론)은 뉴욕 경찰이 되고 싶었으나 한쪽 귀가 들리지 않아 뉴저지의 작은 마을의 보안관으로 지낸다. 그가 한쪽 귀를 희생하면서 살려낸 여자는 다른 경찰관의 아내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영화는 헤플린이 자신이 우상시하는 경관을 변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헤플린은 자신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부패와 범죄를 목격하고 한때 우상시하던 악질 경찰 간부들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



#86 : 트레이닝 데이 (Training Day·2001) 안톤 후쿠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dontlooknow.jpg

스크린 역사상 악질인 부패 경찰을 만나볼 시간이다.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에 새로 배치된

신입 ‘제이크 호이트(에단 호크)’형사는 마약반의 슈퍼스타 알론조 해리스(덴젤 워싱턴) 형사로부터 인수인계를 받는다. 영화는 라파엘 페레즈(Rafael Perez) 형사가 일으킨 로스앤젤레스의 갱단 범죄 대항 조직인 ‘CRASH(Community Resources Against Street Hoodlums)’의 부패 스캔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정의로운 신참과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베테랑의 불협화음은 꽤나 두렵고 아찔하지만 매혹적이다.



#85 : 폴링 다운 (Falling Down·1993) 조엘 슈마허

MV5BOTFlZDJhNjQtMmQyMS00MDdiLWJkMGEtYTQ1MTkwOGI3NGUwXkEyXkFqcGdeQXVyOTc5MDI5NjE@._V1_.jpg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도태된 ‘윌리엄 포스터(마이클 더글라스)’가 LA의 무더위에 지치고, 교통체증에 짜증 나고, 공사 소음과 거리를 메운 걸인들, 폭리를 취하는 가게 주인 등에 자극받아 폭발한다. 탁월한 심리 묘사로 인해 소시민의 스트레스에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예측불허의 행동으로부터 파생되는 폭거에 결국 은퇴를 앞둔 LAPD 경사 ‘마틴 프렌더게스트(로버트 듀발)’의 관심을 끌게 된다. 영화는 다원화된 복잡한 사회가 일으키는 모순에 적응하기 힘든 현대인을 심도 있게 목격할 수 있다. <폴링 다운>의 도덕적 복잡성은 공권력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한다.



#84 : 엔젤 하트 (ANGEL HEART·1987) 앨런 파커

1_LBUxiokf3SxX_zBxTunK3g.jpg

<올드 보이>과 <곡성>이 참조한 작품, 윌리엄 요르츠버그의 1978년 오컬트 소설 '폴링 엔젤'을 원작으로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문법으로 이물감 없이 풀어간다. 미키 루크의 미모, 부두교의 불길한 의식들, 악마에 의해 도덕을 파괴하는 배은망덕함이 이 영화의 ‘다크’한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이다.



#83 : 첩혈속집 (Hard Boiled·1992) 오우삼

_119702434_hotfuzz_swam_alamy.jpg

원제인 <날수신탐>은 “일처리가 매섭고 추리력이 뛰어난 형사"라는 뜻이지만, 국내에서는 <첩혈쌍웅>의 속편으로 소개됐다. 동양관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지만, 서양 관객에게는 호평을 받아 오우삼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데 완벽한 전환점이 된 영화였다. 인상적인 장면이 많아 오마주가 쏟아졌던 작품으로 <카우보이 비밥>, <맥스 페인>나 <타임 크라이시스> 등 유명 애니메이션 및 게임에 영향을 줬다.


주윤발이 맡은 “테킬라” 유언 경감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대한 오마주한 캐릭터라 <더티 해리>가 연상될 것이다. 테킬라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임무를 완수하고 어떤 선이라도 넘나드는 열혈형사다. 영화는 잠복경찰인 양조위와 범죄조직에 대항하는 이야기인데, 무간도 시리즈에서 다시 범죄조직에 잠입한 잠복경관으로 나온다. 이 때문인지 두 작품은 묘하게 접점이 많다. 경찰국장과 비밀요원이 접선하는 장소가 옥상이라던가, 팽 국장이 아랑에게 네 생일이라면서 라이터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간도에서도 역시 황 국장이 비밀요원 진영인에게 네 생일이라면서 시계를 선물로 주는 장면이 나온다.



#82 : 나쁜 녀석들 (BAD BOYS·1995) 마이클 베이

Blank-1600-x-900-85.jpg

버디 캅 장르를 재정의한 마이클 베이의 역작,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는 베테랑과 신참이 짝을 이루거나 열혈 형사와 상식인 형사가 짝을 이루는 것과 다르다. 둘은 평생 친구인 마이애미 마약반 경찰관 역을 맡았기 때문에 다른 버디 캅 영화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조합을 이룬다.



#81 : 공공의 적 (Public Enemy·2002) 강우석

Marvel_Entertainment_Logo_29.jpg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는 엘리트 계급의 사이코패스와, 깡패 같은 형사를 소개한다. 깡패 같은 형사가 내뿜는 욕설과 고문, 그리고 비합법적인 폭력으로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얻어낸다. 겉보기에 반듯한 직업을 가졌지만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는 1등 외에 패배자로 만드는 학벌주의에 대한 반감을 띄고 있다. IMF이후 신자유주의가 도래하면서 수많은 이들이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거리로 밀려났다. 양극화와 청년실업이 만성화되던 바로 그 때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사이코패스 범죄는 신주의로 가득해 황폐해진 현실을 은유했다.


이런 관객의 호응은 한국 사회의 속성이 근본에서 조폭과 마찬가지이며, 특히 정치권 혹은 공권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공명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찰영화는 조폭영화 그 해결책으로 강력한 힘의 지배를 소망한다. 황량한 한국인의 내면적 혼란과 모순, 실존적 방향상실로 말미암아 신성한 공권력과 엘리트 계급을 거침없이 비하하거나 통쾌하게 한 방 날리는 경찰영화에 열광하는 것이다.



#80 : 죽음의 함정 (Deathtrap·1982) 시드니 루멧

Deathtrap.1982.1080p.BluRay.1400MB.DD5.1.x264-GalaxyRG.mkv_20250211_222142.761.jpg

후더닛(Whodunits)은 주인공끼리 생존을 위해 싸우고, 서로 심리전을 펼칠 때가 가장 흥미롭다. 아이라 레빈(Ira Levin)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극작가(마이클 케인)가 제자(크리스토퍼 리브)가 쓴 원고를 뺏기 위해서 살인을 계획한다. 다음은 두 시간 동안 탐욕, 시기, 정욕, 배신으로 이뤄진 인간의 어두운 면을 전시한다. 옆집에 사는 심령술사가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제외하면 신랄한 대사와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의 실시간으로 재생된다.



#79 : 콜걸 (Klute·1971) 앨런 J. 파큘라

17Milk..jpg

〈콜걸〉은 앨런 J. 파큘라의 '편집증 3부작(Paranoia Trilogy)'의 시작으로서, 〈암살단〉과 〈모든 대통령의 사람들〉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퍼진 불신과 세상을 움직이는 그림자의 무거운 주제를 특징으로 한다. 플롯보다 편집증과 의심과 음모를 연기하는 폰다와 서덜랜드의 캐릭터 개발에 치중하여 유사한 서스펜스 영화에 비해 독특한 각도를 제공한다. 데이비드 핀처는 〈세븐〉 제작당시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에게 파큘라의 미학과 스타일을 숙지하라고 말했으며, 〈조디악〉에 가장 영향을 준 작품으로 〈모든 대통령의 사람들〉을 꼽았다. 스티븐 소더버그 역시 〈에린 브로코비치(2000)〉와 〈트래픽(2000)〉을 만들 때 참고했다.



#78 : 나이스 가이즈 (The Nice Guys·2016) 셰인 블랙

00tgEUJS_03.jpg

무식하지만 정에 약한 청부폭력업자 ‘잭슨(러셀 크로우)’과 나사 하나가 빠진 것 같은 사기꾼 ‘홀랜드(라이언 고슬링)‘ 두 남자의 화학작용은 기대이상이다. 철없는 두 남자 사이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12살짜리 조수 ‘홀리(앵거스 라이스)’까지 살인미스터리와 버디 캅 코미디가 만나 매우 유쾌한 시너지효과를 낸다.



#77 : 마지막 액션 히어로 (Last Action Hero·1993) 존 맥티어난

Last Action Hero 1993 REMASTERED 1080p BluRay HEVC x265 5.1 BONE.mkv_20251006_170008.158.jpg

소년 ‘대니 매디건(오스틴 오브라이언)’이 자신이 좋아하는 액션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가 형사 ‘잭 슬레이터(아널드 슈워제네거)’와 파트너가 되는 파격적인 버디 캅 코미디다. 우디 앨런이 <카이로의 붉은 장미>에서 했던 것처럼 관객과 스크린 사이의 장벽에 대한 미스터리를 발판 삼아 80년대 액션물 전체에 대해 논평하는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오마주와 패러디, 그리고 특급 카메오, 영화 속에 빨려 들어간 주인공이 겪는 여정이 상상력을 자극하며 환상적인 일탈의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들이 보기엔 난해하고, 어른이 보기엔 유치하지만, 대니와 잭의 우정은 돋보인다. 창의적인 발상과 강력한 언더독 스토리가 하나로 어우러진 <라스트 액션 히어로>는 정말 과소평가된 보석 같은 작품이다.



#76 : 잠복근무(Stakeout·1987) 존 바담

Stakeout.1987.1080p.BluRay.x264.AAC-[YTS.MX].mp4_20241106_235245.196.jpg

탈옥수가 애인(매들린 스토우)을 찾아올 것을 예상되어 그녀의 집에 형사들(리처드 드레이퍼스와 에밀리오 에스테베즈)이 잠복근무를 벌이면서 벌어지는 스릴러이자 로맨틱 코미디영화다. 두 장르는 어울리지 않지만, 색다른 묘미를 뽑아낸다. 형사와 용의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드레이퍼스가 전화 수리공으로 위장해서 그녀의 전화를 도청하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그녀의 침실에서 조사가 시작된다. 에스테베즈가 길 건너편에서 감시하고 있고, 그 구애에 반응하는 데서 유머를 제공한다.



#75 : 키드 디텍티브 (The Kid Detective·2020) 에반 모건

the-kid-detective.jpg

‘에이브 애플바움(아담 브로디)’은 어린 시절 탐정 신동이었지만 소꿉친구의 실종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후 유명세를 잃게 된다. 32살이 된 주인공의 절박함은 배트맨이 되려는 브루스 웨인의 강박관념과 닮았다.

흥미로운 미스터리, 매력적인 주인공, 놀라운 반전 등 ‘탐정영화‘의 전통을 잇는 한편, 스마트한 유머로 MZ세대가 가진 불안감을 풍자한다.



#74 : 암수살인(暗數殺人·2018) 김태균

Dm33hLwWwAECDrL.jpg

<조디악>의 부산판, 암수살인에서 ‘암수’는 어두울 암과 셈 수자다. 통계에 기록된 범죄숫자와 실제 범죄건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실제 범죄가 발생했지만, 인지되지 못한 미제 사건을 일컫는다.


연제경찰서의 ‘김형민(김윤석)’ 형사는 ‘대한민국 형사는 무조건 달린다.’ ‘대한민국 경찰은 국밥과 자장면만 먹고산다.’,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들은 주먹으로 먹고사는 놈들보다 주먹을 더 잘 쓴다.’ 같은 K-형사영화의 관습들을 영리하게 비켜간다. 감성팔이로 사건의 본질을 흐트러트지 않고, 범인의 증언이 참인지 거짓인지 따지는 서스펜스, 그리고 서술트릭을 활용해 범행동기에 집중하여 미제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 형식이 참신하다.



#73 : 마지막 보이스카웃 (Last Boy Scout·1991) 토니 스콧

last_boy_scout_hero-1200x520.jpg

토니 스콧은 오프닝부터 풋볼 경기 장면을 멋지게 잡으며, 통속적인 형사 영화의 함정을 피해 간다. 실의 빠진 사립 탐정 브루스 윌리스가 불명예스럽게 은퇴한 풋볼 선수 데이먼 웨인스의 살해된 여자친구를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 간의 날카로운 대화와 예측불허의 반격이 돋보인다. 셰인 블랙이 쓴 극본은 NFL의 화려한 이면 뒤에 비정한 승부의 세계를 수놓는다. 윌리스는 냉소적이면서도 허당기 가득한 사립탐정 역을 완벽히 소화한다.


토니 스콧의 시각적 감각은 서늘한 세계관과 냉엄한 관계 속에 인간적인 정취를 수혈한다. 당시 유행하던 오우삼 스타일의 액션에 필름 누아르의 클리셰를 재치 있게 피해 간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보이스카웃>의 유일한 단점은 속편이 없다는 점뿐이다.



#72 : 대사건 (Breaking News·2004) 두기봉

_119702434_hotfuzz_swam_alamy.jpg

총격 액션영화이자 미디어 풍자극인 <대사건>은 홍콩 경찰과 중국 강도단 간의 약 7분간 롱테이크 총격전부터 관객을 극 속으로 빨아들인다. 경찰과 강도단 모두 미디어를 활용하여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획책한다. 이것은 미디어의 본질을 접근하는 색다른 시도이며, 언론이 갖고 있는 공익을 빙자한 사익추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부추긴다. 두기봉은 범죄자들이 인질들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처럼 장르적 관습을 전복하는 재치와 정교하게 조정된 액션 시퀀스를 안정된 속도로 이끌어간다.



#71 : 블리트 (Bullitt·1968) 피터 예이츠

아카데미 편집상

ghows-LK-69c2de9d-f513-737b-e053-0100007fc37d-46d9bde6.jpg

<프렌치 커넥션>, <더티 해리>와 더불어 경찰영화의 고전이자 당시로는 혁신적인 액션영화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형사가 증인과 동료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다는 내용으로 스타일과 캐릭터, 줄거리 등 많은 면에서 범죄 스릴러 장르의 방향을 비틀었기 때문이다. 거칠지만 정의로운 형사의 이미지와 자동차 추격전의 교본의 위치에 오른 포드 머스탱 390 GT 카체이스는 이후 수많은 모방작을 만들어냈다.



#70 : 다이 하드 2 (Die Hard 2: Die Harder·1990) 레니 할린

15alienromulus-review-fkhq-videoSixteenByNine3000.jpg

불과 2년 만에 돌아온 속편은 1편의 성공요인을 재활용하는 데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더 크고 시끄러워졌다. 악당은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고, 훨씬 더 많은 살인이 일어나고 폭발을 터트린다. <다이하드 2>는 월터 웨거의 소설 <58분>을 바탕으로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58분>은 아내가 탄 비행기가 공중에 떠 있는 상황에서 공항을 장악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과 맞서는 형사의 이야기다. ‘58분’이라는 제목은 아내가 탄 비행기가 버틸 수 있는 한계 시간을 의미한다.



#69 : 다이 하드 4.0 (Live Free Or Die Hard·2007) 렌 와이즈먼

Bruce-Willis-Die-Hard-4.jpg

탈냉전·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이버 테러의 위협을 막기 위해 존 맥클레인은 젊은 해커 ‘매트 패럴(저스틴 롱)’와 함께 국가 전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신기술에 문외한인 맥클레인을 저스틴 롱이 보완해 줄 때 많은 버디 코미디가 만들어진다. 아날로그 액션영웅이 디지털 수단을 통해 세상을 구한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게 위해 CGI를 최소화하고 스턴트 액션을 기조로 삼았다. 자동차를 날려 터널 바깥의 헬리콥터를 터트리는 장면은 숱한 연습과 시행착오 끝에 단 한번 만에 촬영을 끝마쳤다. F-35 전투기도 실제 사이즈의 절반 크기의 모델을 촬영에 투입해 100% CG 화면의 이물감을 없애려 했다.



#68 : 매드 디텍티브 (神探·2007) 두기봉, 위가휘

Mad.Detective.2007.CHINESE.1080p.BluRay.x265-VXT.mp4_20230305_004511.355.jpg

영화는 두 세계를 보여준다. 평범한 인간이 보는 세상과, 여러 인격을 꿰뚫어보는 '진계빈(유청운)'을 통해 사건을 재연한다. 두 세계가 때로는 교차하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영화의 스타일은 군더더기 없이 우아하고 섬세하다. 추리와 사건, 환상과 현실, 거짓과 진실을 넘나드는 정서에서 우리 내면의 보편적인 갈등을 발견할 수 있다.



#67 : PTU (Police Tactical Unit·2003) 두기봉

MV5BOTFlZDJhNjQtMmQyMS00MDdiLWJkMGEtYTQ1MTkwOGI3NGUwXkEyXkFqcGdeQXVyOTc5MDI5NjE@._V1_.jpg

두기봉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들개>에 리스펙을 보낸다. 침사추이의 하룻밤 동안 총기를 분실한 형사와 PTU대원들이 새벽까지 무기를 되찾아야 한다는 단순한 전제에서 풍부한 긴장감과 드라마틱한 순간이 생산된다. 진짜 주인공인 홍콩 야경이 아름답게 촬영되어 적막한 거리, 황량한 푸른 네온 불빛 아래 펼쳐지는 일련의 소동은 요란법석하다. 때때로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겹쳐지며 홍상수 못지않은 극도로 변덕스러운 진행, 최소한의 대사, 신중한 속도로 수면 아래에 끊임없이 긴장을 고조시킨다.


영화 제목인 PTU는 ‘The Political Tactical Unit’의 약자로, 중국식 명칭은 '경찰 기동부대(警察機動部隊)'. 이름 그대로 기동성이 요구되는 긴급사고에 투입되는 경찰 내 특수부서를 말한다.



#66 :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2011) 데이비드 핀처

아카데미 편집상

The-Girl-With-The-Dragon-Tattoo-2011-1536x768.jpg

스티그 라르손의 메가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추리극이다. 밀레니엄지의 기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다니엘 크레이그)는 용 문신을 한 범상치 않은 외모의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더(루니 마라)’와 함께 40년 동안 미해결 상태였던 실종사건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직관적인 카메라 움직임, 아름답게 조화된 누아르 색감, 적절한 대칭과 리드 라인을 작춘 예술적 구도 등에서 핀처는 이전 스웨덴 영화나 소설의 영상화가 아닌 무언가를 추가했다.



#65 : 네고시에이터 (The Negotiator·1998) F. 게리 그레이

각본가 중 한 명이 경찰가족을 둔 덕분에 리얼리티에서 합격점을 획득했다. 두 협상 전문가 사이의 심리전과 기싸움이 묘미로, 사무엘 L. 잭슨과 케빈 스페이시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단점을 메운다.



#64 : 발자국 (Sleuth·1972) 조셉 L. 맨키위즈

Sleuth (1972) 1080p H.264 Xtended Vers (moviesbyrizzo upl).mp4_20250209_214830.124.jpg

성공한 추리작가 앤드류 와이크(로렌스 올리비에)는 아내의 정부인 미용사 마일로 틴들(마이클 케인)을 초청한다. 둘은 일종의 탐정놀이를 하게 되는데, 한쪽에겐 유희 즉 게임으로 받아들여지고, 반대 쪽에겐 생존의 입장에 처한다. 앤소니 셰퍼의 토니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위대한 두 배우가 맞대결을 펼치는 투핸디 미스터리는 일반적인 후더닛(whodunit)은 아닐 수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가치 있다.



#63 : 더 배트맨 (The Batman·2022) 맷 리브스

더 배트맨79cc.jpg

맷 리브스는 DC(Detective Comics)의 본류로 돌아간다. 하드보일드 누아르로 고든 경감과 함께 벙행 현장을 탐문한다. 조디악 킬러를 모델로 삼은 리들러의 수수께끼 탐정극은 ‘영웅의 조건’을 반문한다. 이에 배트맨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사적복수에서 공적 정의로 깨달아 간다.



#62 : 프로젝트 A 2 : A계획 속집 (A計劃續集·1987) 성룡

Project A Part II (1987) (1080p BluRay x265 SAMPA).mkv_20230807_134852.153.jpg

성룡이 다시 한번 감독, 스턴트맨, 배우로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호텔 장면과 클라이맥스는 지금은 제작할 수 없을 박진감을 지녔다. 무너지는 거대한 화벽 틈 사이에 우두커니 서있는 장면은 <스팀보트 빌 주니어(1928)>의 버스터 키튼에 대한 존경심이 전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극 중 ‘마여룡(성룡)’이 청나라 밀정들의 손아귀에서 혁명당원을 구해준 후, 그들의 혁명을 응원하지만,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족이기에 대륙에도 민주공화국이 세워지면 좋겠지만, 홍콩이 굳이 대륙에 속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복속을 눈앞에 둔 홍콩인도 그렇고 성룡도 그런 입장이었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원을 희망하는 현재의 행보를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하다.



#61 : 끝까지 간다 (A Hard Day·2014) 김성훈

A.Hard.Day.2014.BluRay.1080p.x265.10bit-MiniHD.mkv_20230822_135356.580.jpg

중국, 프랑스, 필리핀,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검증된 수작, 처음부터 감성팔이나 메시지강박에 한 눈 팔지 않고 전력 질주한다. 짧은 호흡의 서스펜스가 연쇄적으로 충돌하며 유머가 절묘한 타이밍에 충격을 흡수한다. 비리형사가 불운을 은폐하다 오히려 더 큰 불운이 찾아온다는 설정이 점점 더 쫀득하게 달라붙는다. 특히 목영진 음악감독이 만든 스코어가 가속을 붙인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