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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화 TOP 100 Detective Films

탐정 및 형사영화 (2)

by TERU

형사/탐정 영화 (Detective Films ·探偵映畵)는 사설탐정이나 경찰 형사가 범죄의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루는 영화 장르로 때에 따라서는 기자나 보험 조사원, 검사, 변호사가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탐정 영화는 전설적인 영국 탐정 '셜록 홈스(Sherlock Holmes)'를 모델로, 미스터리 즉 추리에 집중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반면 미국 탐정 영화는 사건의 해결보다는 그 과정에 더 흥미롭다. 덕분에 추리의 쾌감은 덜하지만 소설이 묘사하는 인물과 사회상을 더 돋보였다. 이 장르는 훗날 ‘필름누아르’라는 하나의 사조를 이뤘으며, 더 나아가 피터 예이츠의 〈블리트 (1968)〉같이 액션 장르로 기능하기도 했다. 아니면 월터 힐의 코믹한 형사 영화 〈48 시간(1982)〉 이후로 버디 캅 필름(Buddy Cop Film) 형태로 발전해 나갔다.


선정기준


㉠ 주인공이 형사나 탐정처럼 살인 미스터리를 추리하는 역할이다.

㉡ 범죄는 그 사회의 모순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상을 포괄한 작품을 우대했다.

㉢ 이전에 발행했던 TOP 100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




#60 : 추격자 (The Chaser·2008) 나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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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탐정 누아르에 기초한 탐문으로 추격한다. 보도방 주인인 '엄중호(김윤석)'는 자기네 매춘부들을 팔아넘긴(거라고 생각한) 자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전직 경찰과 연쇄살인마가 실시간으로 꼬박 밤을 새우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마저 야성적이다.


진상은 그보다 훨씬 끔찍했고, 형사로서의 본능을 일깨운 주인공은 점차 죄의식과 양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시종일관 어둡고, 한국 여름 특유의 축축한 소나기와 습한 더위가 지영민(하정우)의 답답한 아지트처럼 살인마의 끔찍한 내면을 상징한다.



#59 : 쉴라호의 수수께끼 (The Last Of Sheila·1973) 허버트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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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손드하임과 앤서니 퍼킨스가 공동 집필한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 추리물은 최근 라이언 존슨이 《글래스 어니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고 언급한 후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영화제작자 클린튼 그린(제임스 코번)은 뺑소니차에 아내 쉴라를 잃은 1주년을 맞아 그의 호화 요트에 여섯 명의 친구를 초대, 카드게임을 벌인다. 그의 목적은 수수께끼와 암시에 찬 게임으로 뺑소니범을 찾는 데 있었다. 할리우드 내부자들의 숨겨진 비밀에 대한 신랄하고 재치 있는 풍자가 일품이다. 손드하임과 퍼킨스의 각본은 미친 듯이 영리하고, 미묘한 단서와 복선으로 가득 차 있어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살인 퍼즐의 위대한 전통을 연상시킨다.



#58 : 스크림 (Scream·1996) 웨스 크레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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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은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슬래셔 영화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매우 효과적인 살인 미스터리(Whodunits)이기도 하다. 고스트페이스가 작은 마을에서 연쇄살인을 벌이자 시드니 프레스콧과 친구들은 다음 희생자가 되기 전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


추리의 단서가 공포영화 그 자체라는 것에서 호러 마니아조차 그 퀴즈쇼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답을 다 알고 있어도 목숨을 지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 작가 케빈 윌리엄슨의 호러 클래식에 관한 수많은 농담 섞인 인용 그리고 관객을 웃기면서 동시에 공포로 몰아넣을 줄 아는 크레이븐의 재능이 공포영화가 공포영화를 비평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57 : 오리엔탈 특급살인사건 (Murder On The Orient Express·1974) 시드니 루멧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원작자피셜을 포함한) 역대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의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본래 애거서 크리스티는 각색물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이 작품은 보고 나서 상당히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붉은 청어 오류 (최대한 헛다리를 많이 짚게 하라)를 현란하게 스크린에 수놓는다. 힌트를 많이 주어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추리, 다시 말해, 다양한 가설을 가정하는 것은 반전영화를 만드는 자의 의무(?)다. 그 의무에 충실한 추리작가계의 슈퍼스타, 애거서 크리스티는 언제나 범인 트릭의 극한을 보여준다. 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수많은 추리작가들이 흉내낼 만큼 그녀의 치밀한 설정은 여전히 기발하고 참신하다.



#56 : 더티 해리 (DIRTY HARRY·1971) 돈 시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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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캘러한 형사는 한국영화 속 강철중(공공의 적), 마석도(범죄도시), 서도철(베테랑)의 조상님이시다. 영화사적으로는 (서부극에서 빌려온) 사회악에 대해 사적 징벌을 내리며, 경찰의 부패와 관료주의에 맞서는 형사물의 시조새다. 사이코패스 ‘스콜피오’는 할리우드에 소개한 공로도 잊어선 안 된다. 그리고 돈 시겔은 형사영화의 철칙을 일러준다. 시간을 공들여 칼라한의 신념을 소개하고, 스콜피오가 무고한 민간인을 위협할 때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칼라한의 좌절감을 탐구하라고 조언한다.



#55 : 엔드 오브 왓치 (End Of Watch·2012) 데이비드 에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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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고 리얼하고, 인간적인 경찰영화, 마치 실제 경찰관을 섭외해서 찍은 다큐멘터리 같다. 대부분의 경찰영화는 특정 사건이나 수사 중인 범죄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구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경찰관 본인과 근무환경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드물다. <엔드 오브 와치>는 로스앤젤레스 경찰청 소속된 두 경관의 일상을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담아낸다. 진부한 표현을 피함으로써 버디 캅 영화의 진부함을 피했다.



#54 : 늑대의 거리 (To Live And Die In L.A.·1985) 윌리엄 프리드킨

80년대 액션 스릴러의 정수를 담았다는 평을 받은 수작으로, 뉴욕 배경의 <프렌치 커넥션>이다. 재무부 소속 비밀수사국 요원 두 명(윌리엄 피터슨과 존 판코우)이 최고의 위조지폐범(윌렘 데포)을 체포하는 과정을 프리드킨은 극사실주의로 클리셰를 배반한다.


LA의 지형지물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주인공을 통해 자동차를 진정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역대 최고의 카체이스 영화로 종종 <프렌치 커넥션>, <세븐업 수사대>, <블루스 브라더스>, <로닌>, <불리트>와 더불어 언급된다.



#53 : 트래픽 (Traffic·2000) 스티븐 소더버그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 아카데미 각색·감독·남우조연·편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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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밀거래되는 마약의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을 탁월하게 형상화해내고 있다. 영화는 마약 중독자, 마약 단속반, 정치인, 마약 운반책이 교묘하게 얽혀있는 각기 다른 세 가지 이야기로 모든 관점을 포괄한다. 즉 마약 문제는 미국과 멕시코의 정치·경제 상황과 관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의 인종 및 세대 갈등 문제와도 얽혀 있다고 경고한다.



#52 : 나크 (NARC·2002) 조 카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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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이야기의 핵심은 진실을 찾는 것이다. 조 카나한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형상화했다. 디트로이트 비밀마약수사대(Undercover Narcotics Officer), 나크(Narc)에서 정직처분을 받은 신참형사 ‘닉 텔리스(제이슨 패트릭)’은 사면을 조건으로 다른 나크의 살인사건을 맡는다. 죽은 형사의 파트너였고 처음 시체를 발견한 당사자인 헨리 오크(레이 리오타)와 한 팀을 이룬다.


영화는 봉사와 수호라는 고상한 이상을 향한 열망이 없다. 두 형사를 마약상, 정보원, 기타 하층민들로 가득한 빈민가를 누비며 사건의 진상을 찾아 나선다. 오크는 살아오면서 참혹한 일을 많이 겪은 인물로, 그 때문에 인생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폭력뿐인 남자다. 둘은 진실에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그 해답은 결코 간단명료하지 않고 쉬운 탈출구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1 : 기나긴 이별 (The Long Goodbye·1973) 로버트 알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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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의 마지막 위대한 소설을 나른하고 자유롭게 각색한 영화는 우스꽝스러움과 침울함의 경계를 넘나든다. 엘리엇 굴드는 사립 탐정 역을 맡아 후줄근한 옷차림에 영락없는 루저를 연기한다. 고양이 사료조차 챙기지 못하는 모습은 냉철하고 철두철미한 탐정에 익숙하던 당대의 관객에게 당혹감을 주었다. 친구의 자살 사건과 소설가의 실종은 별개처럼 보였지만, 행방을 쫓다보니 모든 사건이 하나로 엮여 있음을 추리한다. 존 윌리엄스의 멋진 음악이 원작의 쿨한 정서를 유머러스하게 해체한 로버트 알트만의 공로를 칭송한다.



#50 : 총알 탄 사나이 (The Naked Gun: From The Files Of Police Squad!·1988) 데이비드 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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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찰영화라고 하면 심각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범죄가 결코 가볍게 치부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실수투성이인 LAPD 소속의 민완경찰을 보고 배꼽 잡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1982년 TV쇼 <경찰특공대!>를 원작으로 한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다. 프랭크 드레빈 경위(레슬리 닐슨)는 수사과정이 상당히 골 때리지만, 어려운 사건도 척척 해결해서 동료들에겐 신뢰받고 높으신 분들에게 눈총을 받은 괴짜형사다. 이 영화의 모든 순간은 터무니없는 유머로 가득 차 있으며, 드레빈과 엮이는 순간 선역, 악역을 가리지 않고, 캐릭터 거의 대부분이 험한 꼴을 당한다는 특징이 있다.



#49 : 주토피아 (Zootopia·2016) 바이런 하워드, 리치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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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경찰관 주디 홉스가 뻔뻔한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에게 협동 수사를 제안한다.


상징적이지만 생생한 세계관, 초반과 후반의 구도, 반전과 복선, 그리고 직관적인 스토리를 통해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시킨다. 다수의 초식동물이 소수의 육식동물을 차별하는 설정을 두 번 활용한다. 첫 번째는 약육강식이고 두 번째는 강자가 약자를 혐오할 수는 있지만, 역으로 약자가 강자를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뒤엎는다. 약자에 대한 차별과 다수에 의한 차별 양쪽을 포괄한 덕분에 현실의 문제가 체감된다.



#48 : 도니 브래스코 (Donnie Brasco·1997) 마이크 뉴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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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D. 피스톤의 회고록 <마피아에서의 나의 잠복 생활>을 각색한 작품이다. 1970년대 뉴욕 마피아의 보나노 패밀리에 잠입한 FBI요원 ‘도니 브래스코(조니 뎁)’이 간부인 벤자민 '레프티' 루지에로(알 파치노)와 친교를 맺게 된다. 잠복근무를 계속하면서 브래스코는 연방요원으로서의 의무와 마피아로서의 직무를 구분하는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레프티와의 위험한 우정이 깊어진다. 신분발각 즉시 죽음과 직결되는 인간적 교감, 정서적 친밀감, 충성심, 개인적 갈등, 배신과 관련된 개념이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리얼하게 묘사된다.



#47 : 리썰 웨폰 (LETHAL WEAPON·1987) 리처드 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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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캅 코미디의 최고봉, <리썰 웨폰> 이후 등장한 형사들 중에 사이코 캐릭터들이 무수히 양산되었다. 열혈 신참과 상식인 고참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은 버디 캅 장르를 정의하는 국룰이 되었다.


<리썰 웨폰>은 머터프의 이성이 릭스의 충동과 균형을 이루며 완벽한 한 쌍을 이룬다. 릭스와 머터프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서로를 거의 견디지 못한다. 머터프는 머지않아 정년을 앞둔 가장이고 릭스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자살광이다. 두 사람은 마약사건에 투입되며 갑자기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액션, 유머, 감동으로 가득 찬 이 영화는 버디 캅 장르가 앞으로 걸어야 할 미래를 예언한다.



#46 : 키스 미 데들리 (Kiss Me Deadly·1955) 로버트 알드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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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양산한 매카시즘 편집증을 광적이고도 묵시록적으로 형상화한 필름누아르 걸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장면마다 이제껏 보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창의성이 너무 넘친다. 심지어 클로드 샤브롤 감독은 이 영화를 두고 “여기 내일의 범죄영화가 있다”라고 칭찬했다.



#45 : 용호풍운 (龍虎風雲·1987) 임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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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가 <저수지의 개들>에서 표절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두 영화 모두 일이 꼬여가는 동일한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결국 그룹에 있는 첩자에 대한 추리게임으로 마무리된다. 임영동은 Mexican Standoffs(서로 총을 겨누고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을 통해 은행털이범들 사이에 퍼진 의심과 배신을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44 : 밤의 열기 속에서 (In The Heat Of The Night·1967) 노만 주이슨

아카데미 작품·남우주연·편집·각색·음향효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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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월터 미리시와 노먼 주이슨 감독은 시드니 포이티에를 염두에 두고 존 볼의 동명소설을 각색한다. 그때까지 영화에서 인종주의는 미답의 영역이었다. 1964년 민권 운동 당시 여전히 흑인들이 목화 농장에서 노예 취급을 받았던 미국 남부 스파르타에서 한 북부 사업가가 피살된다. 조사에 착수한 보안관 ‘길레스피(로드 스타이거)’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체포한 사람이 바로 필라델피아에서 가족을 만나러 온 형사 ‘버질 팁스(시드니 포이티어)’다. 두 캐릭터는 매우 신랄하게 묘사되어 몇 분마다 시점이 바뀌면서 신선하고 유머러스하고 생각을 자극하는 내러티브를 유지한다. 이 티격태격 브로맨스가 <48시간>, <비버리 힐즈 캅>, <리썰 웨폰>, <러시아워>, <나쁜 녀석들>로 내려와 훗날 버디 캅 장르로 불리게 된다.



#43 : 폴리스 스토리 3 – 초급경찰 (警察故事III 超級警察·1992) 당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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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랜차이즈는 홍콩을 떠나 대륙으로 향하면서 커다란 개혁을 추진한다. 수년간 성룡 영화에서 여배우에게 조연이나 단역에 머물렀지만, 3편에서 마침내 진정한 주연으로 승진시킨다.


남녀 혼성 버디 캅 영화는 드라마, 코미디, 액션에서 최고 수준의 연기를 펼치는 성룡과 양자경의 경쟁심이 발판이 되었다. 촬영장에서 서로를 능가하려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두 배우 덕분에 <초급경찰>은 놀라운 액션과 유쾌함으로 관객이 그 경쟁의 혜택을 온전히 받았다. 이러한 장면을 제작하는 데 얼마나 많은 훈련과 노력, 위험이 수반되는지 측정할 수 없다. 오늘날 대부분의 액션영화는 CGI로 처리하거나 게으른 트릭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슬프다. 성룡과 양자경, 성가반 전체가 한계를 뛰어넘고, 위험을 감수하며, 영화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스턴트를 보는 것만큼 본능적인 스릴을 주는 것은 없다. 사실 이만한 버디 무비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42 : 살인 무도회(Clue·1985) 조나단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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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뉴 잉글랜드의 힐 하우스에 6명의 손님이 익명으로 저녁 식사에 초대받는다. 집사 위즈워스(팀 커리)가 맞이하는 가운데, 집주인 보디 씨가 모두에게 촛대, 밧줄, 파이프, 총, 칼, 렌치 등 흉기를 나눠주고 불을 꺼버린다. 집 주인이 살해당한 후 시체가 계속 쌓여가는 상황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 살인자를 찾는다. 원작이 동명의 보드게임이라 영화도 누가 무엇으로 죽였는지 맞히는 게임처럼 진행된다. 백미는 워즈워스가 진상을 규명하는 장면으로 살인 미스터리를 다크 코미디로 재해석했다. 추리에 따라 밀실 트릭과 알리바이가 달라지는 변화점을 반영해 세 가지 엔딩을 준비되어 있다.



#41 : 다이 하드 3 (Die Hard With A Vengeance·1995) 존 맥티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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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은 첫 두 편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제한된 설정을 없애고, 존 맥클레인을 뉴욕시내에 자유롭게 풀어놓으며, 버디 캅 코미디 요소를 받아들였다. 맥클레인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적대자가 각종 수학문제와 수수께끼, 상식문제로 주인공을 조롱하고 연방 준비은행을 터는 기상천외한 과정을 담았다.



#40 : 로라 (Laura 1944) 오토 프레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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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린치가 트윈 픽스 시리즈를 만들던 시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로라>도 빼놓을 수 없다. 로라 팔머(<트윈 픽스>)와 로라 헌트(<로라>). 같은 이름을 지닌 두 작품의 여자주인공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여자주인공과 사건을 수사하는 남자 경찰, 수사할수록 점점 오리무중이 되어가는 상황과 로라의 행방을 둘러싼 충격적인 반전 등 당시 유럽의 모더니즘 미학을 장르영화에 결합시킴으로써 오토 프레민저의 미장센은 탁월하다. 로라의 아파트 거실에 걸린 그녀의 초상화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공간 배치와 움직임, 그들간의 시선 교환 등을 로앵글과 흘러가는 듯한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담아내는 화면 연출은 수많은 인간의 욕망들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39 : 블랙클랜스맨 (BlacKkKlansman, 2018) 스파이크 리

칸 영화제 그랑프리, 아카데미 각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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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수사(언더커버)를 다룬 영화 중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로,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에 잠입했던 흑인 형사 론 스탈워스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역사를 빌어 오늘날 갈등을 이야기한다. 인종차별이라는 강렬한 주제를 병치하는 동시에 증오를 조종하는 이데올로기의 노골적인 결함을 강조한다. 블랙 파워 정신, 흑인 문화 전반에 대한 메타 유머가 깨알같이 첨가되어 있어 블랙코미디로 적격이다.



#38 : 들개 (野良犬·1949) 구로사와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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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 다신의 <벌거벗은 도시>이 형사영화의 기초를 세웠다면, <들개>는 버디 캅 장르의 전통을 확립했다. 또한 패전 이후 혼돈 상태에 빠진 일본 사회를 관찰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살인의 추억>, <프렌치 커넥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노련한 베테랑과 무모한 신참이 짝을 이뤄 한쪽은 FM대로 규칙을 따르고, 다른 한쪽은 규칙을 어기는 등 처음부터 다른 점이 많았던 이 기묘한 커플은 그 별난 점 때문에 결국에는 멋진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농담을 주고받는 것부터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까지 영화는 끝없이 매력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부터 구로사와의 연출까지 버디 캅 장르를 정의하는 많은 요소들이 영화에 녹아 있다.


범죄자를 뒤쫓는 형사(추적자)영화 가운데 시대의 공기를 머금고 있는 영화가 있다면 <들개>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들개>는 느와르 장르에 혁명을 일으켰다. 버디 형사물의 틀 안에서 전후 일본사회를 진단한다. 신참형사 ‘무라카미(미후네 토시로)‘는 패전국의 트라우마를 열정으로 극복하려는 한편, 지나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양심적인 신세대를, 베테랑 형사 ‘사토(시무라 다케시)’는 흑백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려는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로 그렸고, 범인 유우사는 패전국의 멍에를 비롯한 모든 과오를 주변의 상황 탓으로 돌리면서 자멸해 가는 인물을 각각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구로사와는 ‘나는 선과 악이 모든 인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는다.’며 형사 무라카미와 범인 유우사를 통해 사회적 조건과 인간 의지의 대립을 탐구한다. 시대의 공기를 꿰뚫고 범죄자와 대면하게 되는 수많은 형사영화들 이를테면 <살인의 추억>, <프렌치 커넥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블랙 레인>, <더티 해리2>, <매드 디텍티브> 등에서 그 지문(指紋)을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다.



#37 : 벌거벗은 도시 (The Naked City·1948) 줄스 다신

아카데미 촬영·편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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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Law & Order〉및 〈CSI 시리즈〉로 이어지는 할리우드 형사물의 경향을 정립한 작품으로 뉴욕에서 100% 현장 촬영되었다.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영화처럼 일일이 따라가며 찍은 작품이라 뉴욕이라는 도시가 주인공처럼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찰이 용의자를 색출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체포하는 추리과정을 쫓는 르포르타주 스타일의 필름누아르에서 할리우드가 경찰 영화의 선두주자로 전환되는 혁신을 만나볼 수 있다.



#36 : 두 번째 숨결 (Le Deuxième Souffle·1966) 장 피에르 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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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멜빌의 8번째 작품은 할리우드 범죄물, K-스릴러, 홍콩 누아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흉악한 범죄자 ‘귀 맹다(리노 벤츄라)’는 탈옥에 성공하고 한 탕을 해 먹는다. 경찰은 속수무책이었지만, 파리경시청의 블롯(폴 뫼리스) 국장은 그의 도덕성에 의문을 표한다. 촬영감독 마르셀 콤브는 범죄자의 도덕관념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제목의 의미는 두 번째 기회를 뜻한다. 이 용어는 운동선수가 고통을 이겨내고 계속 나아가기 위해 두 번째로 내쉬는 숨을 의미하기도 하며, 등장인물들의 인내와 결단력을 은유하기도 한다. 범죄세계에 통용되는 윤리가 왜 자기 파괴로 수렴되는지 멜빌은 차갑게 관조한다. 그 냉정한 시선이 비장미의 품격을 더한다.



#35 :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2002) 스티븐 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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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방 수사국(Pre-Crime)을 통해 법 집행에 대해 색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범죄과 수사반장인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범죄예방에 온 힘을 쏟는 이유는 6년 전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자기 자신이 미래에 일어날 살인의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명을 벗기 위해 세 명의 예지자 중 한 명이 내놓는 소수 의견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찾아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한다. 존의 딜레마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왜냐하면 존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공개하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지만, 이는 자신이 설립한 프리크라임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는 꼴이다. 결국 그렇다면 자신이 지금까지 살인자로 체포했던 많은 범죄자들 역시 무죄여야 한다.


스필버그는 "시스템은 완벽할지 모르나 인간에겐 결점이 있다"에서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원작에 시스템의 오류를 개인의 음모로 격하시켰지만, 살인을 저지르기 이전에 체포된 자들을 과연 범죄자로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사법적 논쟁은 존속시킨다.



#34 : 고스포드 파크(Gosford Park·2001) 로버트 알트만

아카데미 각본상

한 발짝 떨어져서 구경하는 계급과 문화의 섬세한 마찰은 <고스포드 파크>가 주는 부정할 수 없는 재미다.

영화는 1930년대 영국 계급구조와 성생활을 관찰하기 위해 애거사 크리스티로부터 미스터리 방식을 빌려온다. ‘음모’는 자칫 방만해지기 쉬운 앙상블 드라마의 줄거리에 리듬을 불어넣기 위해 알트먼이 즐겨 사용해온 도구다. 이 영화에서 계급은 경제적인 지위일 뿐 아니라 삶의 조건과 태도의 집합이며 계급갈등은 억압과 희생보다 훨씬 복합적인 알력이라는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


웅장한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욕망의 교차를 담아낸다. 알트만은 귀족과 하녀 사이를 층층이 나누며 관계의 샷이 이어 붙인다. 80분이 지나서야 윌리엄 맥코들 경(마이클 갬본)이 시체로 발견되나 애거사 크리스티식 살인 미스터리를 우아하게 해체한다. 무능한 톰슨 경위가 헛발질을 거듭하는 동안 영화는 계급과 문화의 섬세한 마찰을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시켜 준다.



#33 : 형사 서피코 (Serpico·1973) 시드니 루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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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NYPD의 부패청산에 힘쓴 피터 마스 형사의 회고록을 기초로 해서 리얼하다. 수년 동안 만연해 있는 광범위한 부패에 맞서 싸우는 서피코 형사의 뉴욕 경찰 내 투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부정한 시스템을 보호하려는 집단의 회유와 협박이 내부고발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형사 서피코>는 자체적인 규칙으로 정의된 경찰조직의 관행을 엄격하고 정직하게 탐구한 보기 드문 미국 경찰영화다. 이 세계에서는 경찰이 계속 번창하려면 도시 범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찰이 일자리를 잃고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게 될지도 모른다. 루멧의 걸작은 이러한 잔인한 순환을 통찰했다.



#32 : 프로젝트 A (Project A·1983) 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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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프로젝트 A>의 모든 장면은 훌륭하다. 레스토랑에서의 충돌, 해경과 육경의 다툼, 클럽에서의 육박전, 홍콩 거리를 가로지르는 거침없는 추격전, 그리고 해적선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까지 몇 번이고 다시 볼 가치가 있는 시퀀스들이다. 편집의 리듬감에서 해롤드 로이드와 버스터 키튼을 연상시키는 스턴트 액션은 타격감, 개그, 정교함 모두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19세기 초 영국 총독부를 골머리 않게 했던 해적 소탕을 나름 그럴싸하게 묘사했다. 원표, 홍금보와 콤비를 이룬 가화삼보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른바 ‘성룡 액션’의 정수가 이 한편에 담겼다. 성룡은 스스로 액션 앞에 사람 이름을 대명사로 붙일 수 있는 희귀한 사례로 거듭났다. 굳이 풀어서 설명하자면 아크러배틱한 동작, 위험을 불사하는 아날로그 액션, 대역 없이 모든 상황을 소화하는 리얼리티, 슬랩스틱 코미디와 결합된 과장된 몸짓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성룡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다시 말해 액션이 곧 영화의 몸체다. 경관으로 강등된 강력계 형사가 악당을 일망타진한다는 비교적 간단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액션 퍼레이드가 장식되어 있다.



#31 : 곡성 (哭聲·2016) 나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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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일가족 살해 사건을 그저 희한한 남 일처럼 여기던 파출소 경사(곽도원)가 ‘귀신 들림’이 자기 딸의 문제가 되어서야 불신에 눈이 멀어 지옥과 악마를 불러내고 만다.


<곡성>의 주인공은 하필 경찰일까? 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범행여부를 의심하는 직업이다. 무명은 선한 신이지만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외지인과 일광은 인간을 유혹해 생명을 앗아가려고 하는 악처럼 보인다. 영화는 기독교의 ‘원죄론’을 탐구한다. 무명은 모든 게 업보라며 규율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다. 반면 일광은 모든 게 우연이라며 선을 넘으라고 유혹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돈에 빠진다. 원래 인간에게 원래 선택지가 좁은 것이 아닐까? 욕망을 충족할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욕망을 포기하거나 억눌러야 한다. 뱀이 선악과로 이브를 유혹한 것처럼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간은 신과 약속한 규약을 어긴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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