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s Of 2018
[올해의 앨범 2018] 편입니다. 2018년 팝은 기존 대중음악과는 판이한 변혁이었다. 겉보기엔 야심찬 라틴 팝, 환각적인 남부 랩, 인디 록과 결합한 일렉트로닉이 기존 팝의 유산을 업데이트하며 일신한 듯 보인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여성, 성소수자, 동양인 등 정치적 올바름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담론은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2018년 음악계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K-POP 아티스트 최초 천만 장 판매고
역시 미국시장에서는 아티스트의 Attitude가 중요하다!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시대의 기린아, 주다스 프리스트가 회춘하셨다.
메간 레미의 원맨밴드는 #Me Too 운동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고뇌를 담고 있다.
올초 제가 예상한 '뜰 것 같은 신예 아티스트' 리스트에 꼽았었다.
완성형 신인이랄까? 자신의 그릇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내공을 뽐낸다.
그간 네오소울을 혼자서 작사, 작곡, 편곡, 연주해오던 싱어송라이터 수민은 프로듀싱을 외부에 의뢰했다.
그렇게 얼터너티브 R&B라는 신상을 결제했다.
전작 <Pure Comedy>에 이어 닐 영, 해리 닐슨, 엘튼 존을 21세기에 만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나약한 한 인간이 울부짖는 자책과 고독은 들으면 들을수록 구슬프게 들린다.
엘튼 존, 루 리드, 조지 마이클, 리키 마틴, 샘 스미스보다 화끈한 커밍 아웃에 놀랐다.
하지만, 그만큼 당당한 24세 젊은이의 자기고백에 왠지 응원해주고 용기를 주고 싶다.
전작의 부진을 깔끔히 털어내고, 사이키델릭 팝의 정수를 이 한 장에 모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3인조 스코틀랜드 밴드의 가장 대중친화적 앨범이지만, 주류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면서 그들의 고집을 꺾었다고 판단하지 마세요!
지난 10년동안 밴드는 일회용품이 아니라 영구적 가치가 가진 음악을 창작해왔다.
레게와 소울, 휭크를 근간으로 피아노로 뼈대를 만든 뒤 로파이한 기타, 토속적인 리듬을 곁들인다.
그 뒤로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읆으며, 예측불허의 서스펜스로 듣는 내내 긴장을 유지한다.
역시 현재 대중음악의 돌파구는 아무래도 라틴 음악 쪽인듯싶다.
플라멩코와 R&B가 서로 친하다고 하는 카달루냐 출신 아티스트를 주목하자!
이전 두 장의 앨범에서 페르소나 신디 메이웨더로 분한 자넬 모네는 흑인음악의 2가지 정신을 계승했다. 바로, '블랙 페미니즘'과 '아프로퓨처니즘'이다.
3집에 와서 '더러운 컴퓨터 제인 57821'은 블랙 페미니즘 쪽 손을 높이 들어준다. 그리고, 프린스의 유산을 성심성의껏 계승하며 스티비 원더와 브라이언 윌슨(비치 보이스)의 아이디어를 21세기에 걸맞게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전혀 새롭지 않는 음악을 멋지게 꾸며줄 포장지를 골라야 했다. 그렇게 그녀는 시대적 조류에 몸을 내던진다.
이게 신나는 파티 레코드(음반)으로 위장했지만, 정치적 시위를 부르짖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작금의 국내문제는 대부분 '빈부격차'에 기인한다.
뱃사공은 우리 세대들의 고민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전설 Bootsy Collins가 멘토링한 포스트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나타났다.
그녀의 응용력은 놀라울 정도다. 네오 소울과 얼터너티브 R&B 외에도 일렉트로 팝 'Dead To Me', 레게톤 'Nuestro Planeta', 인디 팝 'In My Dreams', 일렉트로 스윙'Feel Like A Fool' 등 다양한 스타일을 능수능란하게 다뤘다.
업비트(빠른 곡)도 현란하거나 우악스럽지 않고, 정돈된 톤을 띠고 있다.
다양한 장르 백화점은 일견 산만하기 쉽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통일성을 부여한다.
제작이 상당수 진행되는 도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에 24세의 아들은 부모님께 화해의 손길을 건넨다. 그와 동시에 대중음악의 원류(아방가르드 재즈)를 껴안으며 새 시대를 약속한다.
자넬 모네에 이어 프린스의 후계자가 또 한 분 계시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앨범 크레디트에 웬만하면 이 콜롬비아인의 이름이 있지 않은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쯤 푸에르토리코에서 자생한 레게톤은 이제 대세 장르가 됐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인터넷 전산망에 의해 파급된 혐오와 공포의 정서를 읽는다.
정적인 드럼, 불편한 불협화음이 주는 소용돌이는 우리가 겪는 갈등 그 자체다.
와이오밍 프로젝트가 만든 <Be>, 그의 포텐셜이 터졌다.
후반부의 관성적인 랩-싱잉 퍼포먼스가 아쉽지만, 고만고만한 트랩 앨범보다는 확실히 우월하다.
거장 퀸시 존스이 켄드릭 라마에게 대중음악의 고향을 친히 일러줬었다.
그 거룩한 가르침에 따라 아프로비트와 블랙 파워정신으로 잔득 채웠다.
K-POP이 가야 할 궁극의 길은 '우리만의 장르'를 세계에 널리 보급하는 일일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5인조 록밴드 '잠비나이'처럼 묵묵히 '우리만의 소리'를 찾으려 애쓴다.
(앨범 속) 한국 전통 악기로 연주된 국악과 일렉트로닉, 프리 재즈는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다.
과거에 얽매이지도 현대에 추종하지도 않으며 중용의 미덕을 발휘한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적폐청산이 요원하듯이 가요계에도 모순된 시스템과 이를 묵인하는 돈과 권력이 발전을 저해한다.
창작자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우리나라가 되었음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들을 응원한다.
'POP은 죽었다' 10년전쯤 톰 요크가 예언했듯이 현재 차트는 전통적인 팝 구조로는 버틸 수가 없다.
[KID A]이 정확히 팩폭했듯이 80년 이후 팝스타들의 공식은 다항식을 전개했을 뿐 근본은 그대로였죠.
사회학자 조지 리처의 맥도날디제이션처럼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이었지만, 그럴수록 뻔한 곡이 양산되었죠. 트랩 랩이 주류를 이룬 이유도 대중들은 기존 팝 음악이 식상함을 느껴서겠죠. 그런데 그녀가 나타났네요. 수록곡 "Ponyboy"와 "Faceshopping", "It Is It Cold In The Water?", "Whole New World"에 담긴 과장된 비트, 다소 완곡한 보컬 튜닝, 은유적인 가사는 묘하게 팝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피는 자신의 롤모델 마돈나를 비롯한 과거의 유산들을 하나씩 파괴했다. 다른 아티스트들이 '레트로'라는 미명하에 재활용하거나 각주를 달며, LGBTQ로 대표되는 정치적 올바름을 표방하며 새로운 음악이라고 자신의 작품들을 미화하거나 포장할 때, 소피(SOPHIE)는 그마저도 부정한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이란 끊임없이 답습을 피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떠올려보면 이 앨범을 꼭 들어보시길
혹시 발랄한 발라드, 우울한 댄스 같은 음악적인 '극적인 대비'를 원하십니까?
스웨덴 아티스트, 로빈은 댄스 플로어에서 비통한 곡조를 써내는데 탁월한 작가다.
8년 만에 돌아온 그녀가 어렵게 얻은 지혜를 모아 성숙하고 실험적인 앨범을 내놓았다.
로빈은 인간 감정과 EDM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보인다. 춤을 통한 해방은 선사시대 인류가 오랫동안 해왔던 행위이며, 현재의 EDM이 놓치고 있는 록과 R&B을 기저에 깔고 있다.
마치 랩이 고난에 처할 때마다 등장한 아웃캐스트, 제이 딜라, 칸예 웨스트, 드레이크를 영접한 기분이다.
진부한 힙합은 가라는 듯, 재즈 랩과 네오소울을 훌륭하게 복권시킨 차세대 랩의 구세주이시다.
원래 시인으로 등단한 만큼 그녀의 가사는 사회적 갈등을 유려하면서도 단호하게 썼다.
시카고가 워낙 험한 동네이니만큼 낭만적 미화와 과장된 수사도 없이 건조하지만, 여운이 짙다.
이런 문학적 문체를 조금의 흥분이나 감정 소모 없이 차분한 어조로 우리에게 낭독한다.
1970년대 흑인 주연 영화에서 따온 'Blaxploitation'을 통해 수탈과 차별을 기꺼이 수용한다.
하지만, 그녀의 교묘한 언어는 영화 속 흑인 주인공처럼 백인 악당을 처벌하고 블랙파워 정신을 수호한다.
“No Name”는 실존주의 철학의 극치를 보여주며, “Prayer Song”는 그녀의 음악적 원천 가스펠을
전면에 내세우며, 종교와 자본주의의 괴리를 기막히게 포착했다. “Window”와 “Part Of Me”는
연주에 집중해서 들으면, 가사 못지않게 음악도 세련됨을 자랑한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는
사회와 자기 자신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사색이 밑바탕이 되었음이 앨범을 들을수록 느껴진다.
MC는 돈과 섹스, 보석을 찬양하며 자신의 성공담을 읊조린다.
결국 빈민가에 사는 흑인들이 듣고 싶은 건 결국 '신분상승'이다.
이 앨범은 이제 여성 래퍼도 그 출세길이 열렸음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이 왜 한물간 컨트리 록을 메인으로 택했을까?
만약 당신이 힙합에서 컨트리 요소를 감별할 정도라면 '음 잘 알'이시다.
경이로운 "Slow Burn", 컨트리 팝의 새로운 대안 "High Horse"
다프트 펑크(Daft Punk)스러운 "Oh, What A World", 사이키델릭"Mother"에서
그간 컨트리가 놓쳐왔던 마약, 정치적 올바름을 사적 영역에서 담담히 풀어냈다.
그렇다. 컨트리음악은 생각보다 대중음악 전반에 걸쳐 유전자를 남겼다.
케이시는 그런 컨트리를 구성하는 원자들을 분해하고 팝과 재조합했다.
아니면, 어쩜 컨트리의 탄력성(Elasticity)을 구하는 함수 문제처럼 보인다.
총평하자면, 멋진 선율과 가사로 감성의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쉽게 풀었다.
블랙 메탈, 익스트림 메탈은 현재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몰려있는데 이 팀은 일본 출신이다.
“Aletheia”, “Homo Homini Lupus”, “Heresy I: Oblivium” "Hands Of The String Puller"을 들어보면, 그들은 결코 정면승부하지 않는다. 직구를 던져도 격한 무브먼트를 동반하거나 변화구를 던지는데 마치 너클볼 마냥 어디로 회전할지 모르겠다. 전혀 예측이 안된다.
일렉트로니카, 일본 전통음악, 심포니 메탈, 아트록, 재즈, 스래시 메탈, J-ROCK, 등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포용력과 그걸 응용할 줄 아는 재능에 실로 놀랍다. 끝으로, 일본어 가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까지 알려진 건 그 탁월한 멜로디 덕분이다.
작금의 록 음악이 그렇듯이 선대의 클래식 음악도, 재즈 음악도 전성기가 훌쩍 지났다.
쓸만한 건 이미 나올만한 방법론은 다 나왔다는 게 음악가들이나 평론가, 마니아들의 진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사라진 건 아니다. 만물의 변화무쌍함을 표현한 지상계 <Earth>와 희로애락의 정신세계를 담은 천상계<Heaven>를 포괄한 자그마치 144분 그러니까 2시간 24분짜리 영화를 출시했다. 스포티파이, 사운드클라우드 등 싱글 위주의 음악시장은 이제 이런 앨범 미학이 외면당하기 쉽상이다. 그래서인지 작년부터 고만고만한 앨범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세태에서 이런 걸작이 나와줘서 고맙다.
그래요, 아직 재즈는 살아있다. 아니 좋은 음악과 훌륭한 앨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네요.
2001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에 빛나는 영화 <피아니스트(The Piano Teacher)>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 앨범이다.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영화 여주인공 에리카처럼 가학적이고 야만적인 '미국'이라는 국가와 사랑에 빠지지만 외롭다.
'서부 개척시대'로 대표되는 미국이 인종적 편견을 미화하듯이 일본계 이민자는 주류에 편입될 수 없었다. 2세대 페미니즘과 달리 그녀는 가면을 쓰고 실재하는 '유리천장'에 대해 비난하기보다는 비관적인 판정을 내린다.
한 사람의 개척자로써 만난 난관과 차별,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고 애쓰지만, 그럴수록 고립되고 말았던 경험 탓이다. 즉, 순종적인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이건, 페티시즘의 멋진 구호조차도 전부 '허무맹랑한 슬로건'이라고 노래한다.그런 정서적 편견과 이념으로는 낯선 이방인일 뿐인 '미츠키 미야와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뀔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얼터너티브 록과 디스코, 글램록, 컨트리, 사이키델릭 등 미국에서 접해왔던 문화적 충격을 수용하는 반면에, 'Nobody', 'Washing Machine Heart', 'Remember My Name'에서의 느껴지는 J-POP은 자신의 뿌리를 상기시킨다.
자! 이제 이 앨범의 가치를 3가지로 정의 내려보자! 첫째,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방식이다.
그녀의 예리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통찰력은 #MeToo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일침을 가한다.
둘째, 미국 시장에 수혈되는 월드 뮤직이다. 대한민국, 콜롬비아, 푸에르토 리토, 스페인, 스웨덴, 일본 등 다양한 음악적 자양분이 대중음악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셋째, 테러와 난민 문제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은 이민자 후손들이 테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성원을 동화시킬 수 없는 사회는 이같은 비극을 낳는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