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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23. 2024

시민덕희*보통 사람의 영웅담

《Citizen Of A Kind·2020》

《시민덕희》는 2016년 보이스피싱 총책임자를 잡은 평범한 시민 김성자 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저도 보이스피싱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사기를 당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몰입하면서 봤다.


㉠“아니 저걸 왜 당하지?”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사기나 보이스피싱 관련해서 "당한 사람들은 무식하고 무지해서 당했다. 바보 아니야?" 그릇된 기사나 댓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그 자체로 2차 가해이며, 웬만한 사람들도 속아 넘어가는 고도로 지능화된 사기 수법을 간과한 것이다. 이 영화의 강점은 절박한 상황에서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는 데에 있다. 가해자보다 피해자에게 손가락질하는 기사와 댓글을 벗어나 보이스피싱범이 문제라고 확실히 못을 박는다. 


《시민덕희》는 중년 여성끼리 본인 돈을 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본거지를 처들어가는는 대리만족을 안긴다. 박영주 감독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내가 어리석은 탓에 당했다'라고 자책하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라며 "피해자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려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무겁거나 가볍거나

전반부는 실화에 충실하다. 라마란표 코미디 영화 같은 포스터와 달리, 무겁다. 피해자 가족이 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이스피싱범에게 홀라당 넘어가는지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후반부부터 ‘보이스피싱 당한 시민이 경찰 대신 총책을 찾아 나선다’는 실화를 토대로 무거운 주제를 덜어내려고 애썼다. 특히 조선족 ‘봉림(염혜란)’의 2% 어색한 중국어, 느림보 ‘박 형사(박병은)’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피식거리게 해준다.

 

㉢심각한 실화와 상업영화의 간극 

후반부에 아이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사건의 원인을 다룬 전반부는 화재로 생활고에 시달린 주인공이 자식을 위탁 보내는 대목이 나온다. 자식과 생이별한 주인공이 중국 칭다오로 때려잡으러 가면서부터는 유머러스한 시민 영웅으로 성격이 바뀐다. 


현실에서 우리의 상식이 벗어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영화는 ‘개연성’이라는 전제 아래서 진행된다. 일반 시민이 보이스피싱 책임자를 검거하는 믿기 힘든 실화를 평평하게 고르는 과정에서 이런 불협화음이 생겼을 것이다. 다행히 제작진은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가벼운 유머도 선을 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 소시민 여성의 연대, 검거가 힘든 보이스피싱 조직구조, 젠틀한 악역 ‘총책 (이무생)’의 존재감이 영화의 허점을 메운다. 



★★☆ (2.5/5.0) 


Good :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대리만족

Caution : 실화를 어떻게 뛰어넘겠어요?


 '액티브 X' 같이 금융권이 고객을 보호해야할 의무를 개인에게 미루는 것 같네요. 보이스피싱은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사기 범죄이라는 점에서 인출할 때 2차 인증을 강제화하는 것 같은 대책이 필요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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