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STONE YEAR ONE·2025》
이준석이란 정치인을 잘 모른다. 그의 고속도로 민영화 정책 정도만 들어봤다. 본인이 하버드에서 경제학원론을 수강했다고 했다고 했지만, 제대로 강의를 안 들었다. 경제도 모르는 정치인이라는 정도 외에 별 관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준스톤 이어원》을 볼 수 있었다.
관혼상제, 인간이 살아가면서 거치는 네 개의 큰 예식 중에 이준석은 하버드 입학 외에 통과한 게 없다. 그런 그의 일대기를 다룬 《준스톤 이어원》는 이준석의 밑천이 드러난다. 영화의 대부분은 그의 일상으로 가득 차 있다. 소파에서 쪽잠을 잘 정도로 바쁘다고 하고, 운동 가기 싫다고 생떼 부리고, 이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속옷을 그의 보좌진이 대신 개어주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를 하는 모습 등등 개인 방송을 옮겨 놨다.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한 교육 봉사 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인간적으로 그리려고 애쓴다.
이준석이 "... 좌절하지 않고 거기서부터 다시 생각하는 악간 좀 시지프스 같은 면이 있어요. 떨어졌는데 다시 똑같이 끌고 올라가고 있고 떨어졌는데 끝까지 올라가고 있고, 이렇게 하는 모습이..."라며 정치적 고난을 겪는 자신을 시지프스 신화에 빗대는 장면에서 《준스톤 이어원》이 ‘프로파간다`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심지어 국민의 힘을 탈당할 때는 "눈은 항상 녹습니다. 그래서 봄은 항상 옵니다"라며 과장된 신파를 쏟아낸다.
근본적으로 《준스톤 이어원》엔 이준석이 추구하는 정치 이념이 보이질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 이준석을 그리는 분량은 개인 브이로그 수준은 되는데, 정치인 이준석을 그리는 대목은 두서없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언 영상과 포고령 전문을 배치한다. 국회 출입 당시에 이준석이 경찰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시류에 영합하여 영화 전체의 맥락과 동떨어진 장면을 이어 붙었다. 왜냐하면 시류에 영합하려는 얄팍한 노림수다. 왜 그렇냐고 반문한다면 아래와 같이 답하고 싶다.
이념(理念)’이란 무엇인가? 넓게는 ‘일관된 생각의 체계’다. 정치로 한정하면 ‘사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목표와 방법에 대한 생각의 체계’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그 정치적 이념이 비슷한 동지들과 정당을 만든다. 그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와 목표를 이루는 방법을 제시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다. 그것이 바로 정책이다. 정당을 만들고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의 신임을 얻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까지 통틀어 정치라고 한다. 그 일을 직업으로 하면 직업 정치인이다. 그런데 《준스톤 이어원》를 다 봐도 이준석이 어떤 가치를 고민하는지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준스톤 이어원》엔 일관된 서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생각이 일관되게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들을 상냥하게 가르치는 우리 옆집 아저씨인지 ‘시끄러 인마’라며 실랑이를 벌이지만 국회 담장은 넘지 않는 졸보 사이에 어디가 진짜 이준석의 모습인지 모르겠다.
《준스톤 이어원》에 이준석과 갈등을 빚고 있는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나온다. 그 두 사람은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지 않기에 이토록 쉽게 갈라서는 건 아닐까? 이준석이 발의한 법안도, 정책도, 가치도 없기 때문에 박근혜랑 2시간 대화하고서 지지했다. 이준석은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 한자성어를 익숙한 정치 용어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준석 본인이 대선을 도왔던 윤석열을 개고기에 비유해서 같은 편 보수진영에서 반발 사지 않았던가! 이념이 없이 정치 셈법으로만 접근하는 이준석에게 수많은 억측과 조롱을 따라붙는 것은 아닐까? 영화를 다 본 소감은 그러했다.
☆ (0.1/5.0)
Good : 개인 브이로그라 생각하면 속 편함
Caution : 시퀀스별로 따로 노는 캐릭터와 스토리, 그래서 주제가 없다.
●별점에 관해서 몇 말씀 올린다. 영화란 시퀀스의 총합이다. 각 시퀀스별로 따로 놀고 있다. 이준석이란 인물이 시퀀스별로 그 품성과 언행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이건 영화가 아니라 브이로그라고 한 것이다. 이종은 감독이 이걸 어떻게 편집했는지 정말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게다가 마블처럼 이준석에 대한 사전 지식을 요한다. 뉴스로 그냥 허은아가 '당 대표 직인'을 돌려주지 않았다 정도만 알고 봤는데 좀 힘들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