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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불편하고 안 웃긴 블랙 코미디

《LOBBY·2025》후기

by T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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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감독은 국책사업을 따내려 접대 골프를 시작한 스타트업 대표 창욱을 맡았다. 친구였으나 라이벌 회사 대표가 된 광우(박병은), 결정권을 쥔 조장관(강말금), 장관의 최측근이자 실무자 최실장(김의성) 등이 이 로비 과정에 얽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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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는 배우 하정우의 세 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다. 비행기와 골프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인 다양한 인물들의 군상을 다뤘다는 점에서 하정우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인 〈롤러코스터〉를 닮았다.


각본은 〈1987〉, 〈카트〉, 〈하이재킹〉을 쓴 김경찬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아무래도 하정우 감독은 현실감 없이 붕 뜬 것 같은 전작들을 반성한 모양이다. 문제는 하정우표 말맛이 살아있지 않다. 기발함이 떨어지는 탓에 코미디는 작위적인 상황극에 의존한다. 한국의 접대 문화를 풍자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피식하는 포인트를 노린다. 리듬감 없는 빠른 호흡과 배우들의 앙상블(티키타카)이 마치 럭비공 같은 연출로 마감되어 있다. 음향은 한국영화가 그렇듯이 대사가 잘 들리지도 않고 영화 음악과의 매치도 엉망진창이다.


이 해학적 이야기에 인물들의 개연성과 현실성을 느낄 만한 면모가 좀더 사려 깊게 고려됐더라면 좋았을 것같다. 깊이 있는 사회 비판과 단발성 농담 사이에는 그러한 통찰에 근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로비 뒷거래가 얼마나 너저분한지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렇다기엔 너무 일방통행이다. 관객에게 이 상황을 이해시키려는 장치가 부족하다. 공감 없이 자기 혼자 웃기다고 생각하는 유머를 주절주절 내뱉는다.


후반부는 접대골프로만 진행되는데, 시트콤 같은 연극성에 의존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빈곤한 이야기가 발목을 잡는다. 인물들의 과장된 오버가 비현실적인 것은 둘째치고, 하나같이 비호감이라 마음 편히 웃질 못했다.


그리고 골프를 모르는 관객에겐 흥미를 유발하는 데 약간 지장이 있지 않나 싶다. 또 무성의한 결말에 다다르면 하정우의 ‘황금 인맥`외에 볼거리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결론은 흥행 배우로도 감독으로도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오랜 팬으로써 반등이 시급하다.


★★ (2.0/5.0)


Good : 낄낄대면서 보게 만드는 과장된 콩트

Caution : 혈압 오르게 하는 비호감 캐릭터


■배우 김의성은 “마음이 확 움직이는 무엇을 느꼈다”며 “이상하고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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