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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존스의일기뉴챕터*같이 늙어가는 처지

《Bridget Jones: Mad About the Boy·2025》

by T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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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존스의일기뉴챕터》는 남편이 세상일 떠난 후 혼자 살고 있는 싱글맘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의 이야기를 그렸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는 헬렌 필딩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지금까지 4편이 제작되었다.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로 대표되는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명가 워킹 타이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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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의 브리짓에게 아들 빌리의 과학 선생 월리커(추이텔 에지오포)와 공원을 순찰하던 스물아홉 살의 늦깎이 대학생 록스터 맥더프(레오 우달)을 우연히 만난다. 사랑 앞에서 나이도 무색해진다. 최근 《끝사랑》,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실버벨이 울리면》 등 중장년들의 사랑을 다룬 TV프로그램들처럼 《브리짓존스의일기뉴챕터》는 연애가 더 이상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외친다.


과부 신세의 브리짓의 연애세포가 깨어날 때 왠지 모르게 그녀를 응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조용히 은은하게 달아오른 열정에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어두운 면, 이를테면 죽은 남편의 빈자리, 독박 육아, 갱년기의 감정 기복마저 포근하게 감싸안는다.


《브리짓존스의일기뉴챕터》는 중년여성의 삶을 애써 메이크업하지 않는다. 화장을 지운 채로 솔직하게 중년 여성의 고단함 그리고 중년여성이 꿈꾸는 판타지를 전달한다. 마이크 모리스 감독은 옛것(1편의 로코)과 새것(4편의 드라마) 사이에서 가끔 균형을 잃곤 하지만, 캐릭터가 멋지게 나이가 들어가는 숙성의 과정을 인상적으로 작업했다. 이것이 브리짓 존스 시리즈를 더욱 성숙한 방향으로 이끈다.


그렇기에 관객을 웃게 하고, 때로는 울게 하고, 가끔 불편하게 만들고, 심지어 자신의 삶을 숙고하게 만든다. 브리짓이 나이먹음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친구와 자녀들을 아끼고,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광경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한다. 지금껏 보아온 수많은 로맨틱코미디 속편 영화 중에 이처럼 우아한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관람했다.


★★★☆ (3.5/5.0)


Good :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영화 안 부럽다.

Caution : 달콤한 환상보다 성숙한 자세의 로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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