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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무비*뇌를 끄고 보세요!

《A Minecraft Movie·2025》

by TERU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칭찬할 구석이 적은 영화지만, 아주 아주 만족스러웠다. 먼저 원작 게임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3억 장 이상 판매된 모장 스튜디오의 《마인크래프트》은 단순한 히트 게임이 아니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며, 수많은 게임 유튜버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문화 현상이다. 처음 영화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솔직히 놀라웠다. 왜냐하면 《마인크래프트》는 내러티브가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름처럼 채광(Mine)과 제작(Craft)을 하며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게임 자체가 정해진 목표가 없기 때문에, 자레드 헤스 감독도 스토리에 구애받지 않았다.


자레드 감독은 《마인크래프트》의 높은 자유도를 십분 활용한다. 엠블린으로 대표되는 8090년대 어드벤처 무비의 틀에서 뮤지컬, 코미디, 판타지, 호러, 로맨스 요소를 더했다. 중구난방이라고 여길법하지만, 오버 월드에서 맘껏 즐기던 유저들의 기억을 되살린다.


게임 실사 영화의 관건은 영화적 완성도가 아니지 않은가?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그런 것보다 관객이 주인공 일행에 동화되도록 유도한다. 동질감, 동지 의식을 고취시킨다. 잭 블랙의 스티브는 원작 게임의 스티브가 아니지만, 잭 블랙표 음악 개그를 (감독은) 배려한다. 록 밴드 ‘터네이셔스 D`의 일원인 잭 블랙답게 영화에서 그가 부르는 주제가들은 전부 파워 팝(록 발라드)이다. OST도 일렉트로닉과 파워 팝으로 채워 넣었다. 예를 들어 개릿 개리손(제이슨 모모아)이 처음 등장할 때, 스키드로우(Skid Row)의 “I Remember You”가 울려 퍼지며, 부모 세대의 추억을 자극한다.


플레이어 중에 10대 남자들이 많은 점을 반영해 소년 주인공 헨리(세바스찬 유진 헨슨)에게 큰 역할을 맡겼고, 누나인 나탈리(엠마 마이어스), 동물 조련사이자 부동산 업자인 던(다니엘 브룩스)에게도 적극적인 여성상을 그려 넣었다.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주인공 일행에 관객이 동질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교감선생님 마를렌(제니퍼 쿨리지)에 관한 서브플롯은 불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제이슨 모모아의 개릿 개리손이었다. 왕년의 게임 챔피언이자 게임 가게 주인이지만 그는 판타지 영화의 영웅 서사에 반하는 클리셰를 깨는 인물상이다. 허당에다 재물을 탐하고, 어른답지 못한 삑사리 캐릭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워너도 캐치프레이즈로 “이 영화에 초대됐으면, 뇌를 끄고 보세요.(Invites you, Turn off the brain)”로 정한 듯싶다.


★★☆ (2.5/5.0)


Good : 게임 속에 내던져진 기분

Caution : 뇌를 끄고 보세요


●끝나고 바로 쿠키 하나, 그리고 속편을 예고하는 두 번째 쿠키가 크레딧 다 끝나고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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