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
1996년, 동명의 인기 TV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첫 극장판 이후 29년 동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약 41억 4,000만 달러(약 5조 7,0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첩보 액션 영화의 명맥을 이어왔다.
시리즈 8편인 《미션임파서블파이널레코닝》은 에단 헌트 (톰 크루즈)와 IMF 대원들이 핵폭탄을 터트려는 인공지능 '엔티티'의 소스 코드를 바이러스로 오염시켜 막으려는 작전에 나선다. 초반은 1부〈데드 레코닝〉을 보지 않은 관객을 위한 배려로 가득하다. 그러나, 에단과 대원들을 분리시킨 결정은 그리 현명하지 않은 것 같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공동 각본가 에릭 젠드레센은 1부〈데드 레코닝〉부터 비극적인 영웅상을 빌드업해왔다. IMF 조직에서 버림받은 스파이, CIA에게 쫓기는 에단을 통해 허탈함, 서글픔을 전달하려고 한다. 세상을 구해왔지만,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는 첩보요원이라는 직업적 고충, 그리고 〈폴 아웃〉에서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아내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에단의 개인적인 아픔이 꾸준히 강조 되어왔다. 주인공 개인의 고뇌를 강조하면서 팀워크를 살려야 하는 이중고로 스스로 들어간다. 루터(빙 라메스), 벤지(사이먼 페그)의 개그,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뒤를 이어 새롭게 합류한 히로인 그레이스(헤일리 앳웰)의 위치가 어정쩡해진다. 그 이유는 뭘까?
〈데드 레코닝〉에서 1편의 캐릭터들을 다시 등장시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8편은 시리즈 전체를 정리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미션임파서블파이널레코닝》은 단독 작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체 프랜차이즈를 한데 묶는다. 전 시리즈를 복습한 팬들에게 깨알 같은 이스터에그가 숨겨져 있으니까 보물를 찾는 기분을 느껴보심 좋을 것 같다.
빌런인 AI 엔티티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1막에서 〈데드 레코닝〉를 요약하며 국가기관과 금융 시스템, 법 집행 기관 및 핵 시설을 해킹하는 AI의 위협을 설명한다. 엔티티를 이루는 딥러닝 방식은 결국 결정론이다. 이것은 과거의 원인(데이터)이 미래의 결과가 되며, 이 세상의 모든 사건은 이미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때에 이루어지게 되어 있었다는 이론이다.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으므로 개인의 선택은 무의미하다. 이것은 지난 1편부터 7편까지 에단 헌트가 목숨 걸고서 수행해 온 불가능한 임무들을 무가치하다고 책정한 거다. 즉 에단이 인류를 위해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한 대가가 0이라는 소리다.
영화에서 이를 어떻게 그리냐면, 핵전쟁이 터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고자 부득이하게 상부 명령을 어긴 에단에게 ‘독단’적이라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엔티티의 예언이 적중하는 가운데, 에단 일행은 무력감을 느낀다. 그 와중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내 목숨을 걸어야 할까? 그런 인간적 고뇌가 AI가 할 수 없는 것을 찾게 만든다. 인간만이 내릴 수 있는 판단,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 같은 것 말이다. 그것이 톰 크루즈의 스턴트로 표현된다. 엔티티의 소스코드가 담긴 러시아 잠수함이 침몰된 베링해로 잠수하고, 남아프리카에서 10,000피트 상공을 비행하는 두 대의 빈티지 복엽기 사이를 오간다. 이것은 AI라면 절대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확률과 통계로 계산된 예측치를 벗어난 인간의 돌발 행위 즉 자유의지로 AI를 물리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정론적 존재인 AI에 대항하는 인간의 자유의지로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에단의 대립은 철학적 함의와 디지털 전환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했지만, 영화적으로는 갈등과 맥락 사이에서 혼선을 빚는다. 기술 용어와 과거 회상이 사건에 개입해서 이야기 자체의 추진력을 소진한다. 맥쿼리답게 복선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인위적인 전개로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사건을 치밀하게 구성하려는 욕심 때문에, 설명이 과하다. 강의 듣는 기분이 지속되다가 2막의 잠수함 장면부터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보여준다.
마냥 단점이라고 지적하기 힘든 게, 쇼츠 시대를 역행하는 긴 대화 장면은 의외의 부수효과를 낳는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고, 전작의 주요 사건들을 복기해 준다. 맥쿼리는 “이번 이야기의 출발점은 감정이다”라며, 인간성, 즉 상호작용을 통해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토끼발' 맥거핀에 대한 의문, 에단 헌트라는 캐릭터의 최초 등장 배경, 예상 밖의 인물 관계에 대한 정리 등 시리즈 전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한다.
초반에 지루함을 견딘다면 마지막에 에단 헌트의 신념과 희생에 루터(빙 레임스)은 다음과 같이 치하한다. ‘넌 언제나 옳은 쪽에 섰잖아’라는 대사는 우리 심정을 대변해 준다. 지난 30년간 수고한 톰 형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리뷰를 마친다.
★★★☆ (3.5/5.0)
Good : 초대 아카데미 스턴트 상은 따놓은 당상?
Caution : 그만 설명해! 넘 복잡한 스토리!
■8편의 제목인 《파이널 레코닝》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어로, 최종 심판이라는 뜻이다. 원제였던 〈데드 레코닝(Dead Reckoning)〉은 항공기나 함선 등에서 '추측항법'을 의미한다. 자기 위치를 알 수 없을 때 출발 지점에서 침로와 속도를 변수로 하여 현재 위치를 계산하는 항법으로, 이번 2부작의 빌런 AI 엔티티가 탑재된 세바스토폴 호의 항로 계산 알고리즘을 의미하기도 한다.
■6일 진행된 일본 프리미어에서 톰 크루즈는 "이 작품은 7년에 걸쳐 제작되었고, 자막판 최종 편집본은 단 3일 전에 완성됐다"라고 밝혔다.
●맥쿼리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것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지만, 동시에 “우리는 매 작품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항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번에도 완성본을 함께 확인한 뒤 크루즈와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래, 좀 더 할 수 있었지”라는 서로 아쉬워했다고 한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