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모범적인 가족 신파

《My Daughter Is A Zombie·2025》

제일 인상적이었던 이정은 배우

감염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속,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 ‘수아(최유리)’을 지키기 위해 맹수 전문 사육사 ‘정환(조정석)’은 시골 어머니집으로 피신한다. 좀비이긴 하지만 이성이 조금 남아있고, 훈련하면 기억이 조금씩 돌아올 수 있을 수 있다는 희망 아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존재는 가족 뿐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씬스틸러 애용이

"나의 딸은 좀비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유일한 좀비"

《좀비딸》은 코미디가 살짝 가미된 가족영화로, 한국 영화가 가장 잘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아빠 눈에는 병에 걸린 딸로만 보이는 모습이 귀엽고 코믹하게 그려진다. 《좀비딸》의 완성도가 약간 모자라도 딸을 향한 일편단심 부성애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오고 피식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윤창의 원작〈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적절히 각색했다. 프리랜서 번역가였던 이정환의 직업을 맹수 전문 사육사로 변경해서 좀비가 된 딸을 길들이는 설정이 훨씬 매끄러워졌다. 또 이수아가 춤을 좋아하는 것으로 바꿔 시각적으로 포인트를 줬다. 은봉리라는 무대도 산촌에서 어촌으로 바꿔서 여름이라는 개봉 시기와 잘 어우러졌다.

영화는 2막 구성으로, 전반에는 ‘좀비’에 대한 선입견을 귀엽게 비틀어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 특히 할머니 ‘밤순’ 역의 이정은은 만화적으로 과장되었지만, 워낙 연기가 찰떡같아서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고양이 ‘김애용’가 등장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하트가 뿅뿅거린다. 캐릭터가 다소 예상 가능한 지점이 있어도 배우들의 연기로 많이 커버하기에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게 한다. 중반부에 살짝 루즈한데, 원작 에피소드를 소개하려다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후반은 눈물겨운 부성애의 향연이다. 감정이 과잉되다가도 신파로 치닫지 않기 위해 필감성 감독이 최선을 다했다. 담백하고 위트있게 절절한 사연이 흐르다가도 조정석이 웃겼다가 울렸다가 종횡무진 마구 날뛰며 진한 감동을 안긴다. 적정선을 지키며 억지스럽게 눈물을 짜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적당히 웃기고, 울리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한국식 코미디의 정석을 모범적으로 구현했다.

★★★ (3.0/5.0)

Good : 모범적인 감동 코드

Caution : 에필로그는 사족

■《부산행》에서 좀비 안무에 참여한 전영 안무가가 최유리 배우와 함께 10개월간 좀비 트레이닝을 가졌다.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솔직히 선곡 센스는 흠! 보아의 No.1이 삽입된 이유는 필감성 감독의 최애 곡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 아빠들은 딸바보가 될까?

후기로 뭘 적기에는 영화가 예상대로 나왔다. 분량을 채울 겸 개인적인 생각을 몇 자 남겨요. 남성은 어릴 적부터 감정표현을 절제하도록 교육받는다. 심지어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과하게 하면 주변에서 “공처가(公妻家)”라 놀림 받는다. 이 표현은 "아내에게 기가 죽은 남편", "아내에게 휘둘리는 남편"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애처가”도 남편이 주체적이지 못하고, 아내에게 휘둘리는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깔려있다. 반면 “딸바보”는 남성에게 유일하게 허용된 긍정적인 대상이다. 그러니 마음껏 사랑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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