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Feb 05. 2019

존 윅, 군더더기 없는 액션영화

《존 윅(John Wick, 2014)》후기·리뷰

[줄거리] 은퇴한 전직 살인청부업자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집에 괴한들이 침입하여 존의 애차인 1969년식 포드 머스탱 보스 429를 강탈하고, 그 과정에서 존 윅이 폭행당한 것은 물론, 병으로 죽은 아내가 선물해준 애완견이자 유일한 벗인 비글 '데이지'가 죽게 된다. 이에 분노한 존 윅은 데이지를 땅에 묻으며 복수를 다짐하고 범인을 뒤쫓는데...


1.액션은 이렇게 만들어야한다. 

이러쿵저러쿵 인물설명하고,세계관 블라블라, 구구절절 설정놀음을 늘어놓을 시간에 적 한명이라도 더 죽여야죠. <존윅>은 '생존'과 '복수'라는 확실한 동기만 던져주고, 싸우고 또 싸운다. 단순한 플롯, 아날로그 액션과 이로 인한 복수의 쾌감인데<존 윅>은 러닝타임 100분동안 액션영화 공식에 충실하다.


'존이 왜 전설인가?'을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간결함은 이 영화가 영리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히로인도 없고, 세계관 설명도 간단하게 해치워버리고, 사이다스런 결말을 향해서만 83명 죽이며 쭉쭉 내달린다.


스턴트맨 출신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는 전문액션 배우가 아닌 맷 데이먼(본 시리즈)을 위해 카메라를 흔들거나, 빠른 편집을 해버리지 않고,실제 무술을 수련한 키아누 리브스의 투박하고, 굼떠보이는 동작 전체를 여과없이 정직하게 싹다 보여준다. 무술을 못하는게 들킬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카메라를 흔들었던 액션, 미리 짜놓은 합이 맞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컷을 짧게 짧게 나눴던 액션은 가라! <존 윅>은 과거 이소룡, 성룡처럼 배우가 구르고 맞고 때리고 총쏘는 장면을 전부 보여준다. 혹시 걸그룹 안무를 정확히 보고픈데 클로즈업만 하는 카메라 감독 때문에 속상했었나요? 이 영화에서는 모든 배우의 동선과 동작이 정확히 보입니다.


그리고 <이퀼리브리엄>의 '건 카타' 보다는 얌전하고 깔끔한 건푸(Gun + Kung Fu) 액션은 확실히 사실적이다. 지근거리에서 총과 칼, 맨손 격투 장면을 펼치며 게임처럼 과장되었으면서도 반대로 생각해보면 절제된 액션 연출은 놀랍다. 오프닝에서 암시되었고, 클라이맥스에서 제대로 나오는 차량 액션마저도 원초적이면서 처절하며 천하무적 주인공이 군더더기 없이 우직하게 묘사해 복수의 쾌감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어있다. 


2. 흥미진진한 세계관, 콘티넨탈 호텔(국제 암살자 연합 본부)

드라마를 최대한 생략한 것은 이야기를 일직선으로 쾌감을 극대화시키기는 좋지만, 다르게 보면, <테이큰 2, 3>처럼 금새 질릴 수 있다. 이런 약점을 가려주는건 세계관이다. 이 차별화된 독특한 세계관 하나만으로 쉬이 <테이큰>류로 폄하될 수 없게 한다.


이 킬러(히트맨)들은 국제 암살자 연합 본부인 콘티넨탈 호텔을 중심으로 일종의 규율을 지킨다. 이들은 킬러들의 중립지대이므로 호텔 내부에서는 영업(살인)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강제시킨다. 이들은 현대 금융시스템이 쓰는 신용화폐가 아니라 1세대 전인 금본위제 혹은 고대 화폐제도인 금화를 사용하고,  킬러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호텔 경영을 맡은 윈스턴(이언 맥셰인)도 인상깊고, 부상당한 존을 치료하는 의사(랜달 덕 김)도 있고, 이 분은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키메이커로 출연하신 한국계 미국배우 김덕문 씨다.그리고, 시체 전담처리해주는 찰리 (데이빗 패트릭 켈리)의 청소반도 있고, 경찰도 존의 살인행각을 묵인한다. 이렇듯 킬러들의 세계를 독특하고 개성을 부여하려 애썼다. 


이런 '콘티넨탈 호텔'이라는 개성있는 세계관을 부여한 탓에, 만화적인 캐릭터를 곳곳에 배치했다.마커스(윌럼 더포)는 존 윅의 스승같은 선배 히트맨이다. 그는 비고로부터 존을 살해할 것을 의뢰받지만, 오히려 존을 지켜주다가 퍼킨스(에이드리엔 팰리키)의 밀고로 죽음을 당하는데 '홍콩느와르'식의 의리를 보여준다.


3. 총평

이상<존 윅>은 이소룡, 성룡처럼 리얼한 액션중계가 주는 진정성을 갖췄지만 전체적으로 투박하다. 또한, 무술, 홍콩느와르, 스파게티 웨스턴의 영향을 솔직히 인정하는 바람에 너무 안전하게 진행됐다. 주차장 습격장면에서 튕겨나온 차에 얻어맞고 정신을 잃어 마피아두목 비고 타로소프앞에 포박되어 끌려간다.  고작 '연필 하나'로 3명을 살해한 전설적인 킬러라는 설정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악당은 존을 죽이기 않고 회유한다. 이런 루즈한 클리셰가 몇군데 있다. 


그러나 군데군데 짚어넣은 세계관이 2편과 3편을 위한 포석일 줄은 이 당시엔 몰랐다. 3년후 개봉한 <존 윅: 리로드>는 전작에서 부족했던 스케일과 영상미도 제대로 갖춰줬고, 그 만화같은 세계관을 근사한 미술품처럼 시각적으로 자세히 설명해줬다. 또한 액션영화의 클리셰를 일부 깨부셨다.


★★★  (2.9/5.0) 


Good : CG로 떡칠한 액션영화는 가라!!

Caution : 또다른 <테이큰>,<아저씨>같다.


●<크로우>와 <매트릭스>,<콘스탄틴>에서 스턴트를 역임한 채드 스타헬스키의 첫 연출작이다.


● 키아누 리브스는 아역배우시절부터 숱한 경력을 쌓았지만, 여전히 표정연기가 뻣뻣하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존 윅:리로드_병맛이지만 왠지 멋진 액션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