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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8) #기업분석 배우기 1. 삶에서 힌트 찾기

2013.04.26 01:18

지구상에서 '투자의 전설'로 불리우는 몇 사람 중 한 명인 '피터 린치'는
투자할 기업이 잘 발견되지 않을 때엔
딸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 쇼핑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딸이 사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인기 브랜드'이고
딸이 원하는 것들이 '인기 트랜드'이기 때문이다.
즉, 삶 속에서 그는 투자 힌트를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가치투자자인 이채원 또한 같은 방법으로
'자이리톨 껌'의 대단한 잠재적 가치를 캐치했고
이를 통해 '롯데제과'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일화도 있다.
주식투자라고 생각하면 다들 많은 숫자들, 수치들, 재무적 요소들을 떠올리며 지레 겁을 먹는데
막상 실제로 투자의 귀재들은 그런 것을 그렇게 중요치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앞서 예로 든 '피터 린치'는 경제학을 공부한 적이 없으며
대학에서도 심리학,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나 또한 대학교에서 '경제학 입문'이라는 수업 조차 들어본 적이 없고 말이다.
따라서 나는 투자할 기업을 찾는 가장 첫번째 단계는 '삶을 둘러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하라

삶을 투자의 관점으로 둘러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평소처럼 살아가면서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직장에 다니는 사회초년생 또는 기성세대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와 거래하는 회사 등 실제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듣고 보고 경험할 수 있으니
그것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여가시간을 활용하면서도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대학생이나 20대 초반의 청년들은
그들보다 훨씬 유행에 민감하고 활동과 소비의 범위가 더 넓으므로
그만큼 더 많은 트랜드와 니즈를 읽어낼 수 있다.
트랜드와 니즈를 생활속에서 읽어내는 것이 투자에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지불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기업들이 제공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많이 사먹고 많이 즐기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돈을 그만큼 벌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캔커피만 자판기에서 뽑아마시던 시절에서
건널목보다 더 빽빽히 도시의 거리를 덮고 있는 카페의 세상으로 변화하면서
스타벅스는 전세계에서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을까.
에스프레소 커피를 세계 최초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라떼, 카푸치노 등의 형태로 다양화 시켜 대중화를 이끈 기업이
스타벅스라는 것을 알게되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수없이 커피를 마시는 동안 비싼 커피값 투정만 부렸을 것이고
누구는 나와 남들이 수없이 사먹는 비싼 커피를 보며 투자를 하여 그만큼 돈을 벌었을 것이다.
나는 우후죽순으로 생기던 프렌차이즈 브랜드들이 점점 몰락하고
스타벅스의 독주가 굳혀지는 것이 느껴지고
(맥도날드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옛날에 그 많던 롯데리아, 버거킹, KFC, 파파이스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중국인들이 차만 마시던 전통을 벗어나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트랜드 소식을 접하고 나서
현재 미국 나스닥 스타벅스 주식을 재미삼아 100만 원 어치 매수해놓았다.
(해외주식투자는 비싼 수수료와 환율문제로 인해 쉽지가 않아 대량 투자는 초반에 위험하다.)

<스타벅스의 주가 추이>현재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아마 의심이 갈 것이다.
'그냥 그렇게 느낌으로 맞추는 것은 운이다'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직접 3년 넘게 실험을 했다.
나도 투자를 제대로 배우고 시작하면서 그 점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위는 모의펀드 사이트(밸류스타)에서 제공하는 모의펀드 운용서비스 인데
나는 이 펀드에 오직 생활속 느낌으로 알게된 기업에 투자를 해보았다.
직접 투자를 고려한 기업 빼고는 아예 기업분석 단계를 거치지 않고 말이다.
1. 에이블씨엔씨 vs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는 바로 화장품 브랜드 '미샤'이다.
투자시점은 위의 펀드 매수일을 보듯이 2011년 11월인데
당시 나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서
'요즘은 저렴이 화장품이 대세'라는 말을 들었다.
경기도 불황이고 저렴한 브랜드 제품의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로드샵 위주로 많이 팔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래서 실험대상에 추가하기 위해
저렴이 브랜드의 대표 '에이블씨엔씨'와 중고가 브랜드의 대표 '아모레퍼시픽'을 동시에 매수했다.
그리고 지금 수익률은 천지차이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3배가 올랐고
아모레퍼시픽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는 그 이후 중국진출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무엇보다 짭테라, 보라색병 같은 '당당한 이미테이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저가 브랜드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2. 로만손

로만손은 시계 브랜드 ROMANSON이기도 한데
쥬얼리 사업의 브랜드인 'J.ESTINA'의 매출비중이 훨씬 큰 기업이다.
즉, 나는 제이에스티나에 주목했다.
제이에스티나는 고등학교때부터 관심이 있던 브랜드이다.
물론 나는 남자라서 그 브랜드 악세사리를 살 일은 커플링 말고는 없었지만
그렇게 뛰어난 브랜딩 전략을 가지고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가 한국 브랜드가 믿겨지지 않아서
그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그때 내가 주식을 했더라면 로만손을 한 주당 1000원대에 사서 지금 10배 넘는 수익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투자를 시작하면서 당연 주목했었다.
로만손은 2010년 당시 토털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쥬얼리를 벗어나
가방, 지갑, 시계, 의류 등 토털패션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제이에스티나라면 무조건 잘 해낼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은 소녀시대가 모델로 인기를 끌었던 제이에스티나의 가방과 지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제이에스티나는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고 나는 또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은 뉴욕에 매장을 냈고 시장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실제로도 투자를 했던 기업인데 아쉽게도 나는 손해를 봤었던 기업이다.
로만손이 개성공단에 공장이 있는데
당시 남북관계가 너무 안좋아져서 개성공단이 위험에 빠지자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상승세로 전환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더 좋은 회사를 마침 발견해서 그 손해를 그 기업으로 매꾸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판단하여 
손절매를 하고 그 기업에 투자했었다.
다행히 그 기업이 상승해서 손해를 매꾸고 이익전환하긴 했지만
이렇게 3년이 흘러보고 나니 안타까움만 남는다.
지금은 로만손이 5배가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생활속 느낌으로 완벽하게 느꼈고,
기업분석까지 완벽하게 했고,
모든 것을 다 준비해놓고 나서
하락을 견디지 못해 손해를 머금고 매도를 했던 나에 대해 굉장히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이제는 100% 분석이 완료된 기업이라면 아무리 주가가 떨어져도 팔지않고 묵직하게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3. CJ E&M

CJ E&M은 CJ 엔터테인먼트이다.
2011년 10월에 투자를 했고 그때는 한창 군인일 때이다.
내가 군대에 들어가서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케이블방송에 심취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몰랐다.
군대에서는 엠넷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여가시간에는 케이블 채널의 수많은 프로그램들로 시간을 보내는데
볼때마다 방송프로그램 퀄리티가 지상파랑 다를바가 없고 어떤 분야에선 더 뛰어났다.
그런데 그 케이블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바로 CJ E&M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투자를 망설일 수가 없었다.
바로 내 실험용 모의펀드에 집어 넣었다.
그러나 오늘날 수익률은 -4.4%이다.
하지만 CJ E&M은 한국의 문화콘텐츠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콘텐츠형 기업이다.
방송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충분히 잠재적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4. 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는 내가 실제로 투자해서 막대한 수익을 얻은 기업인데
짧게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기업이므로 패스하도록 하겠다.
5. 컴투스

컴투스는 실제로는 2009년 여름에 투자를 시작했던 기업인데 
당시는 스마트폰 세상이 열리던 시기였다.
나는 스마트폰 세상이 열리면서 게임의 세상도 변화하여 엄청난 도약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국내 유명 모바일게임사인 컴투스에 투자했다.
컴투스는 게임빌과 선두를 다투며 선도적으로 해외 앱스토어시장까지 이미 진출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아이폰이 출시되고 삼성이 갤럭시로 반격을 하고 안드로이드와 iOS의 전쟁이 심화되면서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고다니게 되었고
테트리스같은 단순 게임에서 이제는 엄청나게 다양한 게임을 SNS같이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게임회사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컴투스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4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6. 에스엠

에스엠에 대한 투자 관점은 간단했다.
'소녀시대'와 'F(x)'이다.
소녀시대는 아이돌의 원조급으로 이미 국내에서 가치를 논할 수준을 넘어섰고
추가로 에프엑스가 부상하던 시기였다.
원래 소녀시대가 컴백하면 에스엠 주가가 반짝 급등했다가 떨어지는 현상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단지 그때에도 보아까지 컴백한다는 소리를 듣고 일단은 펀드에 매수를 해서 보유했었다.
기대를 크게 안했는데 이유는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서
에스엠이 돈을 못벌었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만년 적자기업이었다.
그런데 세상은 콘텐츠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 전환점은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나면서 유료수익을 얻어낼 방법이 많아졌으며
유투브 같은 매체들이 더 효력을 발휘하면서 한류의 흐름이 거세졌다.
그 결과 에스엠은 만년 적자를 극복하고 흑자전환을 했으며 이제 드디어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변했다.
그리고 소녀시대를 포함한 많은 소속 가수들은 인기를 계속 이어나갔고 말이다.
그래서 주가는 7배가 올라버렸다.
주가가 4천원 언저리였을 때에는
로또 한번 당첨되면 에스엠 대주주되서 연예인들 만나고 놀아야겠다~ 라고 농담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로또에 당첨되도 에스엠 소액주주일 뿐이다.
7. 롯데칠성음료

처음 비타민워터를 접했던 것은 가로수길에서 비타민워터 매장을 봤을 때이다.
플래그쉽 스토어였던 것 같은데
세상에, 물을 매장을 열어 팔고 있었다.
그것도 처음 보는 형형색색의 물을.
그래서 그땐 저 물은 하나에 몇만원 하나보다 싶었다.
하지만 사실 그런건 아니었고
롯데칠성음료가 라이센스를 가져와 팔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슈퍼마켓, 자판기 순으로 대중화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말 대학 캠퍼스에는 그 형형색색의 물들이 넘쳐났다.
모두가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롯데칠성음료에서 라이센스가 있다는 것을 찾아서 그곳에 투자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지금은 2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실제로 내가 실험한 내용들까지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결과는 나도 놀랍게도 한 개의 기업을 빼고 모두 수익이 났고 그것도 '엄청난' 수익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죽어라 열심히 분석해서 산 기업들 보다도 수익이 큰 기업들이 많았다.
이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생활속에서 얻는 힌트로 찾은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정말 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큰 돈을 투자할 때에는 느낌만으로 투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느낌으로 시작할 수는 있다.
단지 저렇게 느끼고 찾아서
약간의 분석만 더하면 되는 것이다.
정말 소재가 확실하다면
그 기업의 안정성과 그 소재의 매출비중, 세계적 추세 정도만 짚고 투자해도 무관하다.
더 확실히 하고 싶으면 경쟁사도 분석해보고 여러가지 분석을 하면 되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투자를 위한 기업분석 1단계로 이 내용을 택한 것이다.
모두가 투자의 시작에 두려움을 갖지말고
'내 눈과 귀와 머리가 연봉 제일 높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다 훨씬 낫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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