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vs 세계연합 '슈퍼 앱스토어' -②
2010.02.19 00:58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는가! 대한민국은 IT 강국인데?
맞다. 우리 대한민국은 IT강국이다.
인터넷 보급률과 휴대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일 정도로 전국민이 IT를 삶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20세기형 IT강국이다.
반도체, LCD와 같은 '하드웨어'는 세계적으로 강하지만
어플리케이션이나 클라우드컴퓨팅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후진국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삼성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삼성의 주 원동력인 삼성전자의 유명한 제품 구성을 떠올려보자.
핸드폰, 반도체, LCD, LED 등 .
A/S 빼고는 우리가 이용하는 삼성의 소프트웨어적인 서비스는 거의 없다.
삼성SDS가 제공하는 다양한 IT솔루션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인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은 그룹 규모가 거대해진 만큼 변화에는 둔해졌다.
천재 경영인 이건희는 '반도체'와 '휴대폰'이라는 미래를 보고 올인하여 오늘날의 삼성을 이루어냈지만
더이상의 미래는 보지 못하는 것 같다.
흔히 삼성에 취직하면 퇴근하자마자 잠 몇시간자고 다시 출근해야하는 엄청난 일에 시달린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임원급 인사가 스트레스에 못이겨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살을 하기까지 했다.
내가 직접 삼성에 다니지 않아도 회사분위기가 어떤지는 안봐도 눈에 훤하다.
삼성에 취직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국내 최고의 기업인 만큼 고학력, 토익, 토플 만점에 외국어 능통, 다양한 자격증 소유, 고학점 등등
필요한 것도 참 많다. 진정으로 삼성이 원하는 인재상이 이게 아닐지 몰라도 모두가 이렇게 준비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위해 '정답'만 맞추기 위해 약 10년을 달려가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고학점을 받기위해 또다시 '정답'을 향해 4년을 달려가고
토익, 토플 만점을 받기위해 외국어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고
자격증을 따기위해 또 한번 '정답'을 향해 달려가고
이렇게 훈련된 '삼성의 인재'들이 과연 '정답'이라는 틀을 깨고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물론 공부만 한다고해서 창의성이 아예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불가능 하다.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받던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이 한국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였다면
과연 지금의 위인이 되어있을까? 나는 아니라는 쪽에 표를 던지고 싶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자란 사람들을 사원으로 채용했다고 치자.
진정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이들의 죽어있던 잠재력과 창의력을 되살려줘야한다.
밤낮으로 일로 시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이러한 삼성에 대한 처방은 아쉽게도 역시 스티브 잡스의 '과거'에 있다.
그는 친구가 개발한 컴퓨터의 가치를 제대로 보고 자신의 자동차를 팔아 함께 사업을 시작하여
20대 초반에 애플을 거대한 기업으로 키웠다.
그 후 그는 최고의 성능과 품질만을 고수하였다.
직원들도 집에 잘 보내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게 하였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과 최고의 기술진으로 만들어낸 그의 컴퓨터들은 연이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
그리고 그가 애플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그 후 스티브 잡스는 '픽사'라는 3D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를 인수하였는데
이 회사가 그를 지금의 스티브 잡스로 바꿔놓는다.
그들은 영화라는 일종의 예술을 하는 기술자들로서 회사 분위기가 매우 남달랐다.
패션과 스타일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또한 점심에 출근하여 자정에 퇴근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굳이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아도 어떤 분위기인지 알 것이다.
이곳에서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과 직원들간의 협력(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협력)과 원만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는 디즈니사에게 투자받아 '토이스토리'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픽사는 최신 3D 기술을 사용해 제작한 토이스토리를 만들어 디즈니에게 보여주었으나
디즈니는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반응했다. 충격적이었다.
그 이유는 디즈니가 원하는 것은 최고의 기술만을 뽐내는 작품이 아니라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스토리'가 갖추어진 작품이였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 경험을 통해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여 그들에게 맞춰야 함을 깨달았다.
그는 디즈니에게 거부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스토리를 전면 재수정하여
다시한번 디즈니에 방문한다.
수정된 토이스토리를 본 디즈니는 드디어 OK를 하게되고 이 영화는 세상에 개봉되어
개봉 첫 주에 제작비와 맞먹는 2천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최종적으로 3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픽사는 이후에도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등을 히트치며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픽사에서 엄청난 교훈을 얻어 '변화'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떠난 뒤 더욱 망해가는 애플에 돌아와 그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애플은 아이팟을 출시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시작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삼성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 그리고 세계 각국의 대기업 모두 창의성의 힘을 깨달아야 한다.
즉, 변화를 두려워하지말고 누구보다 먼저 변화를 주도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는 다른 변화를 일으키면 되니까.
만약 우리가 계속 하드웨어만을 고집한다면 삼성과 LG는 부품 납품업체로 전락하고 말것이다.
우리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늦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정도 그들도 깨닫고 있긴 한 것 같다.
최근 정부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을 발표하였으며
기업들의 방향도 그렇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깨닫는 데 그치면 안된다. 우리는 그들보다 더욱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해야 한다.
회사 경영진의 가치관과 성격부터
사원들 채용 과정과 사무실 환경 하나까지 모두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답'만을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즉 한마디로, 우리는 이제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는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을 뜻하면 '창의'만이 그 틀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러한 환경과 가치관이 서둘러 자리잡혀
우리나라의 기업과 사람들이 세상을 주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