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1 19:10
어느덧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지 2주일이 다 되어간다.
2학년 이상. 즉, 헌내기들은 느낌이 고만고만하겠지만
새로운 곳에 들어온 새내기들은 모든것이 달라보일것이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소리를 듣고 입학했을 것이다.
공부열심히해라
스펙을 쌓아라
인맥을 쌓아라
등등..
대부분 미래에 좋은 직업을 갖기위한 '덕담'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그곳에 '인맥'이 있다.
사교성이 뛰어나고 친구가 정말 많은 사람은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여러 도움도 많이받고 심심할 틈도 없고.
인간으로서 갖추어야할 필수 덕목 중 하나가 '사교성'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대학교에서의 '인맥쌓기'는 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내 학점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
미래에 성공해서 나한테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
등등 좀 더 현실적(?)인 접근으로 인맥을 구축하려는 모습이다.
사실 나는 이런 행태로 인해 상처받아 본적은 없지만
대학에서 현실적(?)인 인맥으로 인해 상처받았다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다.
여러분들도 모두 이러한 대학에서의 인맥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즉, 인맥이 일종의 스펙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인데..
과연 이게 옳은 것일까?
나는 당당히 '아니다'에 한 표를 던지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누군가 끌어주길 바라는가?
인맥쌓기가 '스펙'으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날 끌어 줄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즉, 미래에 내 든든한 '빽'이 될 사람과 친해져 놓자는 작전이다.
어른들이 말하길 이것이 현실이란다.
특히나 대한민국은 학연, 지연 영향력이 장난아니라서 말할것도 없단다.
그래, 좋다.
후배들을 쟁쟁한 기업으로 이끌어주는 선배들이 가득한 동아리를 들어가서 친해져 실제로 목적을 달성했다고 치자.
그 다음은?
회사에 들어가서 또 나를 이끌어줄 '빽'을 찾아 떠날것인가?
같은 학교 선배를 찾고, 상관에게 아부하고 어떻게해서든 또 빽을 만들기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와 같이 행동을 통해 높은 자리에 오르고 돈도 많이 벌지도 모른다.
이러한 미래가 당신의 모습이라고 상상해보라. 정녕 아름다운가?
난 전혀 아름답지 않다.
누군가 나를 이끌어주길 믿는 순간 당신은 '루져'이다.
스스로 취업할 자신도 없고, 취업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날 자신도 없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를 '누군가 끌어주길 바란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옳지 않다.
'누군가에게 끌려가고 싶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는가?.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다.
대학 인맥을 한창 쌓아 나가는 1학년은 대게 19살, 20살이다.
이때부터 취직하기까지 최소 4년이 남았는데 자신이 그동안 인재로 거듭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높은 대학에 들어갔든 낮은 대학에 들어갔든 이 시간동안 누구나 최고로 거듭나기에 충분하다.
막말로 학벌주의때문에 미치겠다면 재수, 편입을 준비할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그 길은 좀 더 어렵고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에겐 진정한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힘이 들때엔 도움을 받거나 위로를 받고, 잘되갈때엔 더욱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친구들 말이다.
즉, '날 끌어 당겨 줄 친구'를 찾아 나서기 보다는
'나와 손잡고 함께 앞으로 걸어나갈 친구'를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빽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다소 비현실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안다. 더러운 물에 1급수 물 한방울 떨어뜨리면 그 1급수 물도 더러운 물로 바뀌어 버린다.
즉, 나 혼자 깨끗하다고 해서 현실은 바뀌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사회는 더러운 물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 더러운 어른 사회에 물들지 않아야할 깨끗한 물들이어야 한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 더러운 물로 변할지언정 그 더러운 사회에 '깨끗한 한방울'로 떨어지자는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더러운 사회의 물도 깨끗한 물방울이 섞이고 섞여 깨끗해질테니.
학점과 친구
대학에서는 초중고와 달리 '팀과제'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같이 보고서를 쓸 수도 있고 같이 발표를 할 수도 있고 참으로 다양하다.
때문에 누구와 팀이 되느냐에 따라 '학점'이 영향을 받는다.
물론 이때에는 '뛰어난'사람이 내 팀이되어 우리 팀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점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나조차 그렇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런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친구'는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우려되는 것이 원래알던 '친구'와 팀이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편해서 더 좋다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겠지만
그 친구의 학점이 A+이 아니라면 한쪽으로는 염려도 될것이다.
그 친구가 알고보니 완전 게으르고 팀워크능력이 0점이라면
그를 소중한 친구목록에서 제외해도 인정하겠다.
여러분에게 성인군자가 되라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심히 하긴하는데 도움이 안되고, 발표때 치명적인 실수를 해서 내 점수에 지장을 받았다면?
보기 1번 : 괜찮아. 내 친구인데. 내가 좀 더 열심히 이끌어봐야겠다.
보기 2번 : 아, 얘 깬다. 알고보니 별거 없네?
학점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보다 우정을 중요시 한다면 1번을,
우정보다는 학점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중요시 한다면 2번을 택할것이다.
구체적인 반응은 위와 다를지라도 방향은 같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2번을 택할 그 누군가가 우려된다.
이는 친구 중에서 도움이 될 사람과 도움이 안될 사람을 구분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정보다 학점이라는 것에, 나중에는 돈이라는 물질적인 것에 치중한다면
그런 사람 곁에는 결국 그를향한 진심도 없어질 것이다.
그때가서 후회해봤자 아무소용 없다.
친구가 모자란 점이 있으면 내가 채워주도록 노력해보자.
친구가 실수했다면 너그럽게 밥이나 한끼 사라며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아직도 그러지 못하겠다면
나중에 당신이 정말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실패를 겪었을 때
지금 친구를 향해 행하고 있는 마음과 행동 하나하나가 어떻게 돌아올지 상상해보라.
현실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맺어진 친구들은 하나같이 당신을 무시해버리겠지만
우정을 바탕으로 맺어진 친구들은 그들이 당신을 도울 수 있든 없든
당신 옆에서 위로해주고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그게 얼마나 큰 차이일 지는 본인의 상상에 맡기겠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럼 도대체 어떻게 인맥을 쌓아야 바람직하다는 것인가?
인맥형성의 주체를 '나'에서 '타인'으로 바꾸어 버리는게 정답이 아닐까 싶다.
쉽게 말하자면,
누군가를 내 친구로 끌어들이기 전에 '나'를 타인이 바라보았을 때 '친구가 되고싶은 사람'으로 만들라는 것.
즉, 나 스스로의 성격과 태도를 올바르게 갖추라는 것이다.
대학교를 예로 들자면
학교에 입학해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친절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즉, 우정으로 대하는 것이다. (물론 친구가 정말 절대 되기 싫을 만큼 비호감인 사람에게 까지 해당되는건 아님)
그러면 당신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설령 당신의 현실적인 조건이 좋지 않더라도
그 진심에 진심으로 답하는 친구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고 눈에 보일 것이다.
그 때 그가 베프로서 마음에 들면 베프로 더욱 친해지면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베프는 아니더라도 좋은 친구로 남으면 되는 것이다.
마음과 마음으로 이루어진 우정은 설령 매우 깊게 발전되지 않아도 쉽게 끊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평판이 매우 좋아질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님.)
즉,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인맥이 넓어지는 것이다. 쉽게 무저지지 않을 인맥이.
내 친구는?
나의 소위 말하는 '베프'들은 거의 유치원때부터 이어온 친구들이다.
제일 늦게 합류(?)한 친구가 초등학교 정도일 뿐이다.
말 그대로 '죽마고우'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들은 10년이 훌쩍 넘도록 동고동락을 했기에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인생의 동반자라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유유상종'이라 했던가.
뜬금없이 예술대학에 들어가 디지털아티스트가 되고 있는 친구,
클럽에 열광하는 친구,
장난끼가 매우 많은 친구,
맨날 PC방에서 게임만 하는 친구 (그만좀 해라 제발!!),
대입에 실패하여 군대로 먼저 떠나 벌써 병장인 친구 등등등
정말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모여서 한 집단을 이루고 있다.
서로에게 부족한 점이 아직 많지만 적어도 우리는 평생 서로를 배신하지 않고 함께 나아갈것임은 확실하다.
이러한 스타일(?)은 대학교에까지 이어졌다.
대학교에 가서는 얻기 힘들다는 정말 평생갈 것 같은 친구를 몇몇 얻은 것이다.
힘들땐 위로해주고 행복할땐 박수쳐주는 진정한 친구들이다.
대학교에서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가 군대에 갔는데
그가 없는 학교생활은 정말 '텅 빈' 느낌이 들 정도이다. (동성애는 아님..!)
내가 이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된 이유는 내가 유별나게 잘나서 그런것이 아니다.
유치원때부터 이어져온 친구들은
어렸을 때인 만큼 절대적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만나 친해졌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즉, 오직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사이라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새로 만난 좋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솔직히 낯을 많이 가려서 새로운 곳에 가서 친구를 능동적이고 사귀고 그러는 성격이 아니다.
여자애들한테는 몰라도(?) 남자애들에게는 맛있는 것도 별로 안사준다..
그냥 나는 내 나름대로 편하게 대하고 진심으로 대할 뿐이었다.
(그렇게 행동 못할때도 물론 있긴 하다. 난 완벽한 사람이 절대 아니니.)
그랬더니 저절로 어느새 정말 좋은 친구가 곁에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저절로'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특별히 의식하고 행한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
이와 같이 깊은 우정을 지닌 친구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대학교에와서 많은 사람들을 두루 사귀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할 점이다.
물론 여기에 설명하지 못할 사정이 있기는 했지만 아무튼 결과는 안좋다..
이 점을 내가 잘 깨달았기에
몇몇 정말 우정이 깊은 '베프'의 중요성과 함께
많은 사람들과의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사정과 비교 대조해가면서 이해하면 더욱 빠를것이다.
오늘 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내 친구들과 내 인간관계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해결해야할 부분 등을 곰곰히 생각해보자.
내가 현실적인 요소로 친구를 평가하는지 아니면 마음으로 평가하는지도 물론 포함하여!
그리고 내일부터 남들이 나를 좋아하게끔 나를 변화시켜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