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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ffer Dec 08. 2022

우리 집에서 모임을 열어볼까?

Starter Kit

* 더 많은 아티클은 <diff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취향을 기반으로 한 대화 커뮤니티, ‘남의집’의 김성용 대표는 명확한 주제만 정하면 모임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한다. 특별한 취미나 이벤트가 없어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대화의 주제만 있다면 누구나 모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시콜콜한 대화의 희열



“첫 시작은 외로움 때문이었어요.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주말을 함께 보낼 대화 상대가 없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했어요.”

개인 공간에서 취향을 나누는 대화 커뮤니티 ‘남의집'의 김성용 대표는 2017년, 적적한 주말을 더 잘 보내기 위해 모임을 시작했다. 자신의 집에서 책 읽기 모임이나 진로에 관한 고민 상담을 하는 대화의 장을 열었고 이후 입소문을 통해 다른 호스트의 제안이 들어왔다. 영화나 음악 감상, 음식 나눠 먹기 등 사소하지만 다채로운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지금까지 700여 개의 모임이 운영되었다. 그 모임들이 커뮤니티의 기초이자 시작이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이 있잖아요. 보다 친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이 되기를 바란 거죠.” 지난해부터는 집 대신 작업실이나 가게 같은 개인 공간에서 모임을 열고자 하는 호스트가 생겨나 장소를 꼭 집으로 한정 짓지는 않기로 했다. 5년 정도 남의집을 운영하며 공간의 성격보다는 그 안을 채우는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시시콜콜한 대화가 필요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만 취급하는데요. 영국이나 일본에서는 고독부 장관이 생겼을 정도로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실제로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하츠의 책, 〈고립의 시대〉에서는 지속적인 고립이 매일 피우는 담배 15개비만큼 건강에도 치명적이라고 한다. 김성용 대표는 이러한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낯선 사람들과의 소소한 대화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보다 취향이 같은 낯선 사람에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지 않나요? 나를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이기에 오히려 더 편하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의 고민이 곧 주제



“모임의 주제는 한정을 두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주제는 명확하게 정하세요. 예를 들어 연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이별 후, 새로운 만남, 장거리 등 방향이 다양하잖아요. 그중 하나를 선택하고 주제를 좁혀야 그에 맞는 참여자가 모이고 모두가 만족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김성용 대표는 거창한 주제나 활동보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주제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깊이 있는 대화를 부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 경우에는 결혼 전과 후 그리고 아이가 생겼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던 친구들이 필요했어요. 이처럼 개개인의 라이프 스테이지마다 하는 고민이 다르고 그때마다 필요한 대화가 있잖아요. 특별한 취미가 없어도 각자의 삶에서 충분히 대화 주제를 발견할 수 있어요.”

주제를 정하고 나면 대화를 이끌어낼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호스트가 주제에 맞는 질문을 잘 준비하면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어요. 주제와 맞으면서도 그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이 좋아요. 질문이 다양할수록 대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좋은 질문이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개요가 되어준다는 말이다. 이런 과정으로 프로그램의 개요가 정해지면 그에 맞게 동선을 고려해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집에서 진행한다면 참여자들에게 오픈할 공간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삶에서 발견하는 대화 주제



“호스트는 모든 참여자가 공평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시간 분배를 해야 해요. 대화가 샛길로 샌다거나 한 사람이 대화를 독점할 때 적절히 끊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요. 모임을 시작할 때 프로그램의 타임테이블을 공지하면 대화를 맺고 끊을 때 도움이 됩니다.” 대화의 분위기는 곧 모임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호스트는 모든 참여자의 말을 잘 들어주되 흐름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만약 처음부터 낯선 사람들을 모아 모임을 하기 부담스럽다면 지인과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모임은 게스트와 함께 만들어가는 거예요. 혼자 모든 것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모임을 만들어 보세요.” 김성용 대표의 말처럼 호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조금 덜어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주제를 찾는다면 하나의 모임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Interviewee 김성용

2017년, 자신의 집을 도서관처럼 열어 사람들을 부른 모임 ‘남의집 도서관'을 시작했다. 외로운 주말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이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 이점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자 5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모임 플랫폼 남의집을 론칭했다. 남의집 모임을 통해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어,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Toolkit for You

모임의 호스트가 되어보기


나누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누구나 모임을 만들 수 있다. 주제를 정리해 모임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모임의 순서에 맞게 공간을 구성해 분위기를 매끄럽게 이끄는 호스트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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