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QWER을 빛낸 N명의 귀인들 #1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 속설처럼, 9월 23일(월) <내 이름 맑음>으로 컴백한 이후 QWER의 행보는 매일 더 화창해지는 중이다. 심지어 지난 월요일(14일)에는 밤 11시까지 비 예보가 있던 국립공주대학교 축제에서 본인들 공연 순서 직전에 날을 개 버리는 기적까지 선보였다. 사실 날이 흐리다가도 QWER 순서만 되면 갰던 공연이 한두 번이 아니라, 일부 바위게(QWER의 팬덤명)들은 본인을 날씨의 요정이라 주장하는 시요밍의 말을 종교처럼 믿고 있기도 하다. (그 '일부'에는 나도 포함된다.)
어쨌든 <내 이름 맑음>이 주요 음원차트에서 팬들의 예상을 아득히 초월한 보법으로 쾌속 상승해 발표 일주일 만에 메인권에 안착한 후, 지난주부터는 더욱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QWER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이틀 연속 <쇼챔피언>, <엠 카운트다운> 1위를 한 것에 이어 토요일에는 지상파 음악 방송 MBC <쇼! 음악중심> 1위까지 거머쥐며, 데뷔 1주년을 코앞에 두고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음악 방송 3관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주말 이틀 연속 멋진 공연을 펼치고 맞은 월요일에는 <멜론 주간인기상> 1위를 차지해 멜론에서도 첫 트로피를 받게 되었다. 이어서 저녁 6시에 공개된 <2024 MAMA 어워즈>에서도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 '여자 신인상'을 비롯한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이제는 컨텐츠나 소통이 아니라 업적으로 바위게들의 배가 터지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QWER 멤버들 단독으로 이뤄낸 게 아니다. 누군가의 성공 뒤에는 반드시 '귀인'의 도움이 있기 마련이다. QWER은 주변에 이러한 귀인들이 많다. 그래서 오늘은 이 글의 소제목처럼, "QWER을 빛낸 N명의 귀인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물론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일면일 뿐이다. 이들의 기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오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팬의 입장에서, 삶의 낙이 되어준 QWER을 기획하고, 도와주고, 함께 걸어 나가는 이들에 대한 감사를 이렇게나마 표현해보고자 한다.
QWER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의 컨텐츠 제작사인 <3Y코퍼레이션>과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뮤직 퍼블리셔 <프리즘필터 뮤직그룹>의 협업으로 탄생한 팀이다. 두 기업의 협업이다 보니 외부인 입장에서 담당 영역을 명확히 알고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최애의 아이들> 시리즈와 같은 컨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는 3Y코퍼레이션이, 음악 프로듀싱과 멤버 트레이닝은 프리즘필터가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두 집단이 QWER을 함께 지원하니, 팬으로서 이 귀인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먼저 설명할 3Y코퍼레이션은 QWER의 컨텐츠 제작과 연예기획사 업무를 겸하고 있다. 이들은 컨텐츠 제작사로서는 프로 중의 프로다. 온갖 온라인 밈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기본소양을 갖춘 것은 물론, 이스터 에그와 스포일러를 숨겨두는 팬 서비스에도 능해 컨텐츠의 기본인 '재미'를 충실히 담아낸다. 그뿐 아니라 앨범마다 비하인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담아내 깊은 '감동'까지 전한다. 이러한 제작 능력 덕분에 컨텐츠를 봐줄 고정 팬층이 타 팬덤 대비 한참 작은 한 줌단임에도, 많은 컨텐츠를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리며 QWER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오늘도 많은 신입 바위게들이 유튜브 채널 <QWER>을 정주행 하며 울다 웃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팬카페에 가입하고 있다.
이렇게 컨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베테랑이지만, 연예기획사 업무는 QWER이 처음이다. 그래서 3Y코퍼레이션은 멤버들과 더불어 '성장형 소속사'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보폭을 지닌 QWER의 성장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소속사 역시 미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이 <최애의 아이들> 시리즈를 비롯한 자체 컨텐츠를 통해, 오프라인 공연 및 행사를 통해, 온라인 팬카페 및 이벤트 운영 등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 결과 QWER은 소속사 관계자들까지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독특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소속사 관계자는 QWER의 기획자인 김계란이다. 비록 풀스쿼트를 이븐 하게 하는 데는 조금 서툴지만, 멤버들을 진심으로 덕질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새로운 기회를 물어다 주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계란 걸밴드'라는 수식어를 지우기 위함인지 <MANITO> 앨범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한 발 떨어지려는 듯 하지만, 멤버들 단독으로 진행이 어려운 컨텐츠는 함께 출연하며 든든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팬들 사이에서 '사쵸'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프로듀서가 유명한 경우는 드물지 않다. QWER의 특이한 점은 보통은 이름 없이 '스탭'이라고 통칭되며, 아티스트의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다른 관계자들까지 팬들에게 사랑받는다는 점이다.
'사쵸' 다음으로 유명한 인물은 QWER의 PM이자 메인 PD인 빙튜브다. <최애의 아이들>부터 출연 분량이 많았던 그를 팬들은 '빙빙'이라 부르며 내적 친밀감을 느낀다. 이 별명은 매일 쓰는 시요밍의 팬카페 편지 '밍밍'을 기다리다 지친 바위게가 만든 빙튜브 버전 편지에서 시작되어, 결국 팬덤의 공식 밈이 되었다. 야성미 넘치는 외모에 상반되게 어딘가 친근하고 편안한 매력이 있어 멤버들과의 케미도 좋다. 거기에 그는 편집 실력과 속도 또한 어마무시해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연이 끝난 다음날 새벽에는 공연 편집본을, 이틀 뒤에는 비하인드를 공개해 팬들이 뜨거운 감정을 유지한 상태로 공연의 여운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빙튜브는 이렇듯 QWER의 컨텐츠 총책임자로, 바위게들은 상당한 웃음과 눈물을 그에게 빚지며 감사와 애정을 느끼고 있다.
다음으로 언급할 인물은 '검수' 혹은 '검검'이라고 불리는 QWER의 매니저, 검은수염이다. 그는 무대 때마다 멤버들의 악기 가방을 3~4개씩 한쪽 어깨에 거뜬히 둘러메는 상남자로, 남성 팬덤 비중이 높은 바위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가장 든든한 점은, 전국을 누비는 QWER을 서포트하는 로드 매니저라는 점이다. 얼마 전에 그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6개월 동안 34,889km를 주행한 사실을 인증했다.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 거리를 오가니 당연한 결과지만, 그만큼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 젓는 QWER 사단의 핵심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수상할 정도로 꼼꼼하게 팬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며, 팬들의 요청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거나 생성된 팬덤 밈을 곧바로 활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캠을(그렇다, 이 팬덤은 매니저 직캠도 찍는다.) 리그램 해주거나 팬 사인회에서 본인의 사진에 사인도 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으로 'QWER 회전문의 끝은 검검'이라는 공식을 완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에 언급한 인물들처럼 노출이 잦지는 않지만 중요한 관계자들이 있다. 매니지먼트 헤드 쇠사미 매니저는 밴드/아이돌 활동이 처음인 QWER 멤버들의 케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자컨(자체 컨텐츠) 등에서 많은 모습을 비추지는 않지만, 가끔씩 비치는 모습이나 오프라인 공연에서 멤버들이 의지하는 모습만 봐도 평소에 얼마나 유대가 깊은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기에 QWER 멤버들이 엄마라고도 부르는 쇠사미 매니저도 팬덤 사이에서 '쇠쇠'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바위게들의 팬카페를 관리하며 컨텐츠 배포 등을 책임졌던(지금은 후에 '굴굴'로 불릴 너굴 매니저와 업무 분담을 한 듯하다) 율매니저 역시, 팬을 대하는 최전방에서 '율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사실 소속사 직원들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 직장인이다. 아티스트의 뒤에서 '스탭'으로 본인들의 업무를 하는 것일 뿐, 아티스트들에게 갈 관심과 사랑을 나눠가질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바위게들이 이들을 애칭으로 부르며 감사하고 덕질(?)까지 하는 이유는, QWER 멤버들 곁에서 함께 맨 땅에 헤딩하며 걸어가는 팀원들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기여가 안 보이려야 안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바위게들은 QWER에 대한 넘쳐나는 관심과 애정을 자연스럽게 3Y코퍼레이션 소속사 식구들에게도 나누게 된다.
QWER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최애의 아이들> 같은 자체 컨텐츠를 보고 입덕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공연을 보거나, 차트와 릴스 등에서 우연히 노래를 듣고 관심을 갖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고민중독>부터 주류 K팝과 달리 한국어 위주로 쓰인 노랫말과 어딘가 향수를 부르는 낯설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로,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노래 자체가 좋다"는 평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 다이어리>나 <ANIMA POWER>처럼 이보다 10덕스러울 수 없는 곡들에, <별의 하모니>나 <안녕, 나의 슬픔>처럼 가사와 멜로디로 팬들을 울려버리는 곡들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다. 난해한 가사나 반복적인 비트에 지친 대중에게 익숙한 신선함을 준다. 그리고 이 곡들은 대부분 프리즘필터 소속의 QWER 메인 프로듀서, '이즈리얼'로도 통하는 이동혁 프로듀서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가수는 결국 노래를 통해 사랑받고, 음악이 곧 아티스트의 정체성이 된다. 이동혁 프로듀서는 그러한 QWER의 정체성을 만드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프리즘 필터의 이기용 대표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김혜정, 한아영, 홍훈기, Gesture, Elum 등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친 결과일 테다. 어쨌든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Harmony from Discord>부터 <Manito>까지 QWER의 캐릭터를 정립해 왔고, 이번 <Algorithm's Blossom>에서 그 발자취와 성장을 완벽하게 노래로 담아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첫 번째 트랙부터 마지막 여덟 번째 트랙까지 아래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하나의 흐름과 이야기로 이어져, 음악 자체만으로도 정주행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이러니 프리즘 필터 관계자들도 바위게들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메인 프로듀서인 이동혁은 처음부터 QWER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인물로 잘 알려져 있어, 그를 남몰래 흠모하고 찬양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유명 베이시스트로 활동했지만, 프로듀싱과 제작 경험이 많지 않다는 반전이 알려지면서 그의 천재적인 역량에 팬들 사이에서 '갓즈리얼'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이번 앨범이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그의 음악에 깊이 매료된 한 바위게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유려한 문체로 마음을 고백하는 댓글을 시리즈로 올리기까지 했다. 마지막 댓글에서 이 팬은 언젠가 이동혁 프로듀서가 팬카페에 '동동'하며 나타나기를 기대한다며, 결국 그에게도 바위게들만의 애칭인 '동동' 타이틀을 부여했다.
여기까지는 물론 농담이다. 이동혁 프로듀서를 필두로 한 프리즘 필터 뮤직 그룹은 실제로 QWER의 음악적 정체성 그 자체다. 그뿐 아니라 멤버들의 악기/보컬 선생님이기도 해서 멤버들도 관계자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작사/작곡 레슨도 받으면서 앨범에 대한 참여도도 높여가고 있다. 3Y코퍼레이션과 달리 컨텐츠나 현장에서 보기는 어렵지만, 나날이 늘어가는 무대 위의 모습 뒤에는 새벽까지 함께 레슨을 해주고 합주를 봐주는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을 것이다. 프리즘 필터 식구들 역시 팬으로서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소중한 귀인들이다.
3Y코퍼레이션과 프리즘 필터를 귀인이라고 부르기에는 사실 어딘가 미안한 감정이 든다. 보통 '귀인'이라고 하면 어딘가에서 홀연히 나타나 은혜를 베풀고는 무심히 사라지는 조력자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QWER과 매 순간을 공유하며, 한 발짝 뒤가 아닌 바로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걷는 제5의 멤버들이다. 사실상 한 배를 탄 것이나 다름이 없는 크루원들이다.
'배'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게 있다. 해적선, 그리고 선장. 이어지는 이야기는 우리의 선장님, 현시점 바위게들에게 가장 감사한 아이들의 전소연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글은 우선 여기서 줄이고자 한다. 쓰다 보니 또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이런 새벽반 감성의 긴 글을 가끔씩 봐주시고 공유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들어 최대한 7천 자는 넘기지 않아 보려고 한다.
어쨌든 오늘은 다시 한번 QWER을 만들고 함께 걸어가는 크루원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너무도 멋진 우리 크루원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영상을 봐주시기 바란다. 이미 본 바위게분들도 다시 보며 감동에 젖어보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3Y코퍼레이션과 프리즘필터 측에 한 마디만 더 하고 싶다.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QWER이
어디서나 환호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