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뤼그릴스의 생존여행 -미국편-
한국에서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적당한 눈치를 볼 줄 알았다.
적당한 시간에 점심시간을 가지고,
혼자 먹고 싶을 때는 적당히 말을 할 줄 알았고,
일이 없을 때도 적당히 일이 있는 척도 할 줄 알았으며
퇴근시간의 눈치는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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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에서는
더 높은 눈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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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말 알아듣는 척하며 잘 따라다닐 것.
영어 신생아 수준의 나는 일정을 말해줘도 50%정도만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그나마 전날 보드판에 다음날 일정을 적어줘서 어느정도 검색하며 이해했으나
당일에 느닷없이 일정이 바뀔 때면 더 패닉 속에 있어야 했다.
전날 그 밤에 어딘지도 모른 채 갔었던 나이아가라를 또 아침에 왔을 땐
왜 또 여길 온거지 싶었고,
분명 한국에서는 이동을 같이 하고 그 안에서는 자유로 다니기 때문에
적당한 일정을 짜야한다고 들었기에
난 이 곳에서 즐길 일정을 짜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뭐람.
계속 같이 다닌다.
잠시 어제 갔던 그 나이아가라 스팟에서는 일행에서 빠져나와 저 멀찍이에서 넋놓고 개인시간을 보냈고,
그다음 또 어디론가 구글맵을 보며 따라가기에 이건 또 어딘가 하고 막상 가보니
나이아가라 반대쪽 스팟.
점심먹으러 가나 했다. 나는..
맥이 탁 풀렸다.
이럴거였으면 왜 한국에서 나보고 캐나다 비자를 준비하라 했는지 1도 이해 못 하겠다.
나는 캐나다 쪽도 가는 줄 알고 그 곳에서의 하루 일정도 준비했고,
그 비싼 비자도 준비했었다.
이때부터 열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후회도 하기 시작했다.
점심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시간이었고,
얘네는 참으로 빨리도 먹더라.
나 한입 먹을 때 이미 다 먹는다.
한국에서 밥 먹을 때 속도 맞추던 눈치가 발동해
이땐 나도 맞춰먹었다.
(나중엔 내맘대로 먹었다.)
맥이 빠진 채로 이동해 이번엔 어딜가나 했더니
한참 이동하고는 어느 가게로 간다.
술 파는 마트였다.
어쩐지 가는 동안 애들이 들떠서 술 뭐 좋아하냐 물어대던게 이거였나.
오늘 마시는건지 어쩐건지 이해도 못하고
애들 사는 걸 구경하나 캔맥주 하나를 샀는데
(여기 캔맥주도 참 오지게 크다. 한번에 다 못먹을만큼..)
james 와 Freddi는 몇병을 사는건지 궤짝수준으로 사더라
그리고 그걸 저녁으로 먹는가 했더니
근처 밥집을 찾아 헤맨다.
비가 왔다.
볼링 얘기도 하더니 볼링 가게엔 사람도 없었고, 음식을 팔지도 않아
아무곳에 들어간 곳은 미국 PUB
신기한 분위기이긴 했다.
얘네들은 신났고, 난 또 주문에 한참 긴장했다.
음료는 옆에 친구를 따라 시켜 단지 물을 시켰고,
주문서를 1시간을 본 듯하다.
(역시 미국의 여유란....)
1시간이 지나서야 메뉴를 받고 이후 40분쯤 지나서야 음식이 나왔으며 1시간 넘게 먹은 듯하다.
당연히 볼링장은 닫았고, 그대로 숙소로.
어째 혼자 다닐 때보다 더 한 것이 없다.
전날 봤던 나이아가라만 두번 본 꼴이었고,
한국에서 내가 짰던 계획은 다 필요 없는 것이었으며
한국에서 들은 얘기와 전혀 달라 아주 열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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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기 전
Mel과 Rachel의 속삭임에
난 왕따체험을 하게 되었다.
다 들린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