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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찬 Aug 26. 2024

브랜드 전략 업계 일잘러 ‘정구서’님

<브랜드 컨설턴트의 실무> 시리즈 2


두 명의 브랜드 컨설턴트가 매주 월요일 당신을 찾아갑니다. 브랜드 컨설턴트의 생각​



"정구서 씨가 그렇게 일을 잘한대!"


"정말? 얼마나 잘하길래“


정구서 씨가 누구인지 궁금한가요?

사실, 정구서 씨는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낚시가 심했나요?) 그녀는 프로젝트 때마다 의, 조화, 사화를 잘하는 가상의 '일잘러'죠. 제가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며 깨달은 중요한 역량 3가지 키워드입니다.


그렇다면, 정구서 씨가 작성한 브랜드 컨설팅 보고서는 어떻게 다를까요?

오늘은 '정구서' 중 '정'에 해당하는 '정의'에 대해 먼저 알아볼게요.


1. 정의


‘문제 정의를 잘하는 것’.

이것은 보고서의 기본이자, 기획의 핵심입니다.


문제 정의를 제대로 해야 그 다음 단계가 쉽게 풀린다는 말, 들어보셨죠?

그런데 문제 정의를 잘 하는 사람들은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요소들에 대한 '정의'를 전반적으로 잘 수행해냅니다. 

단순히 문제가 아니라, 해결해야 할 것들을 모두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는 점에서요.

보고서 작성 시에는 다양한 요소의 정의가 중요한데, 그 중 기본이 되는 3 요소를 알아봐요.


‘프로젝트 목표’만 제대로 정의해도 절반은 성공

프로젝트 목표는 브랜드 컨설팅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모든 프로젝트는 문제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국내 브랜드였던 A금융브랜드가 글로벌로 확장하면서 브랜드 전략을 고민한다거나,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B패션브랜드가 새로운 타겟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죠. 클라이언트는 고민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컨설팅사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해결을 기대합니다.


프로젝트 목표라는 문제를 잘 정의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두더지가 땅을 파듯 계속 파고들라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목표를 철저하게 정의하는 것이 성공의 시작입니다. 예를 들어, ‘장수하는 A패션브랜드의 리바이탈라이제이션 프로젝트’라고 가정해볼게요. 피상적으로 목표를 정의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해요. 브랜드 이미지에는 ‘차별성’, ‘일관성’, ‘신뢰성’, ‘애정 구축’ 등 다양한 요소가 있어요. 이 중에서 어떤 요소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인지 알아야 해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성도 고려하고, 시장 조사를 통해 어떤 이미지 개선이 브랜드 리바이탈라이제이션에 도움이 될지 파악해야 하죠. 예를 들어, A패션브랜드가 ‘차별성’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차별성이 부족한 부분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해요. 세대별로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 기존의 3040세대에게는 여전히 차별적이지만, 1020세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 프로젝트 목표를 ‘A패션브랜드가 MZ세대에게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으로 좁힐 수 있겠죠.

이런 과정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겉만 핥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해답도 얕은 수준에서 나오게 마련이죠. 즉, 프로젝트의 목표 정의가 깊어야 해결책도 깊게 나오길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항상 기억해야할 부분입니다.)


'시장 정의'도 쉽게 보지 말자

시장 정의.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이 부분도 놓치기 쉬워요.

물론 쉽게 정의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C자동차브랜드 프로젝트라면 ‘자동차 시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죠. 그래도 한 번쯤은 해당 시장에 대해 다시 살펴봐야 해요. 하지만 요즘은 시장과 시장 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시장 정의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시장 정의를 명확히 해서 우리가 어떤 경기장에서 경쟁하는지 분명히 해야 하죠. 어떤 선수가 경기장을 모르고, 상대 선수를 모른 채 시합에 나갈 수 있을까요? 하지만 보고서 상에서는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저는 부동산 신탁 브랜드를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업 자체도 생소해서 배우는 데 시간이 걸렸죠. 하지만 더 어려운 부분은 시장 정의였습니다. 신탁사끼리 경쟁하는 시장인 줄 알았는데, 그것 이상이었죠.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자산운용사, 디벨로퍼, 건설사, 부동산 서비스 기업, 여신사, Proptech 기업 등 여러 업체들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시장 정의를 정확히 하고 나니, 각 회사가 왜 그런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죠. 이에 따라 우리가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지도 더욱 뚜렷하게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프로젝트하는데 그 말도 몰라? '용어'의 정의

이 부분 역시 기본 중의 기본인데, 기억하면 좋겠어요.

프로젝트를 할 때 생소한 용어들이 많습니다. 앞서 말한 부동산 신탁 프로젝트의 경우, ‘신탁’, ‘부동산 개발’, ‘리츠’, ‘토지신탁’, ‘담보신탁’, ‘대체투자’ 같은 용어들이 있었죠. 이런 용어들을 프로젝트 초반에 컨설턴트가 명확히 정의해 놓아야 합니다. 나중에 가면 클라이언트에게 물어보기도 어렵거든요. 특히 기술 관련 프로젝트의 경우, 해당 기술의 원리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이처럼 프로젝트 목표, 시장, 용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내는 것은 보고서의 기본을 갖춰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정의’를 기반으로 어떻게 보고서를 실제로 풀어나갈지, '구조화', '서사화'의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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