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다림이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기도 하다.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언제고 기다리라는 의미이다.
그러다가 그 때가 되면 순식간에 셔터를 누르고, 그 장면을 담아내는 것이다.
내가 기다리지 않으면 생각했던, 아니 욕심부렸던 장면을 얻기 어렵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안개낀 물가를 찍고 싶으면 이른 아침에 물가를 찾아야 한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찍는 사진은 찰나를 찍는 사진들이 많은 것은 그들은 누구보다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약속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기다리는 것은 설렘이기도 하다.
어떤 장면이 연출될거라는 마음의 생각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말이다.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기다림에 대해 얘기한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좋아.
만약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이 만큼 기다림의 의미를 잘 얘기해주는 게 있을까?
물론 약속을 하는 기다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많은 사진들은 약속이 없는 기다림을 담은 것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것도 약속한 것은 아니다.
새들이 날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장면은 새처럼 자유롭게 날고싶은 욕망의 발로이기도 하다.
사진 자체가 찰나의 것이지만, 그 찰나는 기다림이 있었기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