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내게 사진이란?

4. (보는) 마음이다.

by 오월의바람

"사진의 놀라운 힘은 모든 이들에게 번역할 필요도 없이 바로 전달된다는 데 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말이다.


요새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10년을 훨씬 넘게 사진을 찍었지만, 내 사진은 한참이나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일상의 소소한 면을 찍다보니,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기다릴줄 아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은 감동이 덜하다.

기다림이 없는, 즉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덜 한 경우이다.


내가 찍은 사진에 스스로 감동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있는 사진이라면 그 감동은 크지 않을까?


살가도는 이렇게 말했다.


“내 사진을 보고서, 아무런 메시지를 읽을 줄 모른다면 (그건 내) 잘못이다!!”


살가도의 사진은 피사체인 그녀들 또는 그들의 눈물과 아픔을 나누는 사진이다.


살가도_르완다 난민캠프.jpg 르완다 난민캠프, 탄자니아, 살가도, 1994

그 사진을 보고서 감흥만을 느낀다면 그가 말하려고 했던 것을 전하지 못했다는 자책일 것이다.


10년도 넘었는데, 살가도 사진전을 보고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나도 그처럼 메시지를 주는 사진을 찍을 수는 없을까?


시대정신이 필요할 것이고, 몸이 게으르지 않아야할 것일텐데, 나는 둘 다 부족했다.

그래도 가끔 서울역이나 주변의 아심찬한 모습을 보면, 속이 움찔거리곤한다.


사진이 주는 감동은 다양하다.

그 감동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진속에 담겨있는 요소 또한 다양한 이유이기도 하다.


피사체, 배경, 빛, 밝기, 구도 등 헤아릴 것이 작지 않다.

사진은 그런 것들의 조합이고, 그 조합이 주는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큰 감동은 아이가 나를 찍은 사진이었다.

의도가 없는, 호기심에 눌러본 셔터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 감동적이다.


김현모가 찍은 아빠 자화상.jpg 아빠와 카메라, 2014, 김현모


사진사는 자신의 사진이 별로 없다.

여럿이 출사를 하면 모르되, 나처럼 혼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누가 찍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IMG_1939.JPG 자화상, 2014, 김윤명

거울 속의 나를 찍기도 한다.

자화상이다.


ps.

다만, 최근(2022.8)에 사진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나쁜 사진은 없으며, B급 사진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찍은 사진이지만, 맘에 들지 않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피사체가 담겨있는 사진이 나쁠 리가 없다.

보는 이의 마음이 바뀌면 될 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나도 나의 사진을 다시 보기로 했다.

다시 보니,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울 뻔한 사진들이 다시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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