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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Jan 06. 2023

달밤

<달밤>


달은 밝고

겨울바람도 하릴없이

떠도는 이 한 밤

모퉁이 어느 집 창문을

두드린다

주인은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한 해 농사짖던

비료푸대로 바람을

막아놓았다

누군가 아는체를 한 대도

겨울바람보다 덜 반갑지는 않더라도

아무런 기척도 없다

내년 봄까지는

일없이 햇볕을 들이는 일도

아는체하는 이를 들이는 일도

미루어 두려나보다

바람또한 미련없이

다른 집 창문을 드두리러

다녀가마는 말도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그나마 달이 밝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심한 달빛만 그윽할 뿐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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