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린다.
하긴 장마철이지.
숨돌릴 틈도 없이 내리는 비를 보면,
오래전 읽었던
가브리엘 G.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기억나는 건 두 가지,
하나, 돼지꼬리 같은, 가족 이름이 비슷하여
책 앞부분에 가계도가 있었던 것,
둘,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비가 내렸다는 것.
다시 현실에선
백합이라는 이름이지만 보라색 백합꽃과
자작나무 이파리가 우중문답하는 듯하다.
비가 오는 날은,
얘기하기 좋은 날이다.
아니면,
비를 맞든지,
누군가를 만나러 가자.
이 비가 그치기 전에,
백합도, 자작나무도 도란도란 얘기하는 데,
아니면,
까딱없이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ps.
혹여, 궁금하신 분은
<백년동안의 고독>을 한번 읽어보시라,
맑던 하늘도,
비를 내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