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 Feb 07. 2019

초보 엄마의 필수앱

당신은 어떤 it서비스로 아이를 키우고 있나요?


몇 년 전 이야기지만, 10대들은 앱을 자주 지우고 필요할 때마다 새로 설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마트폰의 가격이 점차 비싸지면서 최대한 가격이 저렴한 적은 용량의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SNS의 보급으로 과거보다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기 때문에 앱을 늘 깔아 둘 용량이 없다고.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일회성으로 앱을 깔고 지운다는 것이다.


10대와 30대인 나의 스마트폰 속 세상은 너무 달랐다. 그리고 작년 9월, 아이를 출산하면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IT서비스들은 180도 바뀌었다. 아직 초보 엄마인 내가 아이를 좀 더 수월하게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수 앱(서비스)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육아 기록은 Baby time으로

산후조리원 퇴실 교육에서는 '차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아이가 언제 먹고, 얼마나 싸고, 얼마나 자는지를 체크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24시간 온전히 케어하기 시작하면서 줄곧 울어대는 아이의 패턴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한 적이 많았다. 차팅을 해보자 마음먹어도, 새벽 잠결에 펜과 공책을 꺼내 모든 기록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많은 엄마들에게 아이의 먹고-놀고-자고 패턴을 편리하게 기록하도록 도와주는 앱이 바로 baby time이다. 사실 부지런한 엄마들은 돌 무렵까지도 잘 쓰는 것 같은데, 난 신생아 시절에 줄기차게 쓰고 지금은 매일매일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분유를 너무 많이 먹고 있다거나, 배변을 생각보다 자주 한다고 생각할 때는 여김 없이 이 앱을 켜서 하루 패턴을 기록해본다.


Baby time은 육아, 패션 등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컬 서비스 중 하나다. 버티컬 서비스의 장점은 순 방문자수(UV)는 적지만, 이용 빈도는 높다는 점. 즉 서비스 밀착도와 애착감이 여타 다른 서비스보다 높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에는 육아 관련 버티컬 서비스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돌봄시터를 연결해주는 <째깍악어>, 경력단절 여성의 채용을 돕는 플랫폼 <위커넥트> 등 육아&맘들을 대상으로 한 버티컬 서비스들이 멋지게 태동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아 점차 기대가 된다.



2. 우리 아이는 쿠팡이 키워요.

사실 아이를 낳기 전 까지는 쿠팡의 위력을 (나 혼자만) 과소평가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쿠팡은 너무 많은 상품이 있어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는 잡화점 같은 느낌이었는데, 자체 물류체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얼마나 막강한 강점인지 이제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육아는 템빨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너무 많은 물건들을 아이의 성장과정에 맞추어 구매하게 된다.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기저귀나 분유는 주로 핫딜로 구매하기 때문에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아이가 갑자기 젖병 거부를 해 사이즈 큰 젖병이 필요하다거나 쪽쪽이를 잃어버려 급하게 사야 할 때 등 멘붕에 빠지는 순간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쿠팡이다.


실제로 쿠팡을 자주 이용해 보니 로켓 배송이 커버하는 상품의 수가 다양하고, 가격은 경쟁력 있다. 또한 배송비의 허들이 높지 않아 필요했던 육아템 몇 개를 함께 담으면 무료 배송. 가장 좋은 점은 내일 배송을 받기 위해 주문해야 하는 마감시간이 점차 늦어지고 있어 아이를 재우며 후딱 쇼핑을 하면 다음날 배송이 온다는 것이다. 미리 사지 마, 쿠팡에 다 있어!라는 선배맘들의 말이 무엇인지 지금에서야 깨닫고 있다.



3. 중고거래 만족도 킹왕짱. 당근마켓

살면서 이렇게 많은 중고 거래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잠깐 쓰고 못쓰게 되는 육아템! 없어도 키울 수 있지만, 있으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주로 중고로 거래하고 있다. 아동 관련 중고 물품들은 가격대가 높지 않고, 보통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끼리 거래하기 때문에 택배로 거래하기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시세보다 천 원 이천 원 더 비싸더라도, 우리 동네 사는 사람한테 슈퍼에서 물건을 사듯 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이용할 수 있는 게 당근마켓이다.



동네 기반이기 때문에 중고나라처럼 원하는 물건이 모두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물건이 있을 경우 실제 거래로 연결되는 거래 성사율은 무척 높다. 4개월짜리 아이를 키우면서 당근마켓을 통해 다섯 번 이상, 십만 원 이상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거래를 했다. 최근 물건을 이불 삼아 사는 것 같은 답답함이 들어 1일 1개 버리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당근마켓에서 판매해서 가정의 수익도 늘리고 있다.


+ 당근마켓이 쿠팡, 지마켓 등 대형 이커머스 앱 중 체류시간과 방문횟수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은 있지만,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좋다면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특히 전단지로 대표되는 로컬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광고 플랫폼으로의 성장이 무척 기대된다!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1/2019020100399.html



4. 여보, 자유 부인하고 올게요~ 스케줄 공유엔 time tree

아이를 낳기 전에는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었다. 같이 혹은 따로 약속을 잡고,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내가 각개전투로 휴식시간을 보내 서로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려면 서로의 스케줄 공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별일 없겠지? 하고 임의로 약속을 잡았다가는 서로 스케줄이 꼬여 약속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혼한 후부터 공동 캘린더를 써보자! 하고 말한 적은 많지만, time tree를 쓰고 나서 그 편리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공유 캘린더들이 있겠지만 time tree는 캘린더 생성과 공유가 간편하여 IT서비스에 친숙하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함께 해야 하는 일정은 검정색으로, 각자의 색으로 일정을 등록하고 공유하면 암묵적으로 그 날의 육아 당번이 결정된다. 혹은 남편이 직장에 있는 동안 아이의 접종을 한다거나, 문화센터에 가는 일상을 캘린더로 공유할 수 있다. 가끔은 너무 많은 개인 일정이 등록되는 게 아니냐는 남편의 원망도 듣긴 하지만, 무작정 내일 나갈 거야 라는 일방적 통보보다 서로 스케줄을 미리 공유한다는 점에서 가정의 평화가 찾아왔다.



생애주기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IT서비스는 수시로 변화하고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는 여가시간을 SNS와 스낵 콘텐츠 소비로 보냈다면, 지금은 생활 밀착형 앱들을 많이 사용한다. 가사도우미를 연결해주는 <대리주부>, 집 앞으로 직접 찾아와 세차해주는 <인스타워시>, 빨래의 늪에 허덕일 때 <세탁 특공대>까지 직접 이용하거나 혹은 이용을 고민했던 앱들의 종류는 육아로 빠듯한 나의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앱들이었다.


또한, 유료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늘었는데 - 유튜브 프리미엄을 가입해 자장가를 틀어놓고, 퍼블리를 구독하며 휴직기간 부족해질 수 있는 업계 지식을 채운다. 아이가 크면 유료 콘텐츠에 대한 지출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 (콘텐츠 비즈니스에 관심이 생기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을 위한 IT서비스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좋은 공동체와 연대가 중요하다. 맘까페가 이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 있지만, 육아의 어려움들을 도와줄 실질적 서비스들이 부족한 것 같다. 아이를 조금 더 편하게 키울 수 있도록, 엄마를 돕는 IT서비스들이 점차 많아지길 바라본다! 아님 내가 만들지 뭐!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떡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