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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Feb 14. 2019

우리 모두가 콘텐츠다.

입소문 나는 콘텐츠 소재는 결국 안에 있다.

요즘은 일터가 아닌 곳에서도 콘텐츠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듣게 됩니다. 수많은 초등학생이 장래희망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쉽게 사라집니다. 콘텐츠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입에 오르내리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피터지는 창작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너는 글에 너를 숨기려고 해. 그래서 재미가 없어.
너를 조금만 더 오픈하면 충분히 재밌을 텐데.

개발자 남편의 피드백. 자존심이 상해 외면하고 싶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이거든요. 명색이 콘텐츠를 업으로 삼고 있는데, 글을 잘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인지 아니면 핵인싸가 되지 못할 성향 때문인지 온라인에서 제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것이 꽤나 부담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를 꽁꽁 숨기고, 알아볼 수 있는 조그마한 단서도 글에 남기지 않으니 뻔한 말들로 가득한 평이한 콘텐츠가 된 거죠.



매력적인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콘텐츠 기획을 하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사, 요즘 핫한 페이스북 채널들의 콘텐츠를 레퍼런스 삼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은 스토리텔링형 카드 뉴스가 인기군!' 하고 무작정 따라 만들거나,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콘텐츠들을 공장처럼 찍어내고는 합니다. 혹 콘텐츠 반응이 없으면 광고를 안해 그렇다는 뻔한 핑계를 대며 툴툴거리기 일쑤입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려면 우리 브랜드, 제품이 가지는 핵심 정보를 내부에서 계속 캐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잘 나가는 배달음식을 인터넷에서 조사하여 콘텐츠 소재로 활용하는 것과 배달의민족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하여 배달음식 트렌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두 개 중에 어떠한 콘텐츠가 힘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만 가질 수 있는 정보로 제작된 콘텐츠는 콘텐츠 자체가 수려하지 않아도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영업팀을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콘텐츠화하거나, 고객들의 문의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VOC(Voice of customer)는 고객들이 지금 관심 있거나 회사에 궁금한 사항들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시보드 역할을 합니다. 만약 배달의민족 앱에서 휴무로 표시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장님들이 많이 물어봤다면, 휴무일 설정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하여 배포합니다.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콘텐츠의 관심도와 매력도는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콘텐츠 소재를 발굴하는 훈련

보통 서비스 출시, 프로모션 등을 홍보하기 위해서 사전 콘텐츠 - 본 콘텐츠 - 후속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사전 콘텐츠는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거나,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작됩니다. 강연을 모객 하기 위해 강연자를 소개하거나 책이 출간되기 전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콘텐츠 등을 사전 콘텐츠라 볼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서비스 출시 당일 혹은 행사 당일 등 특정한 일정에 라이브 되는 콘텐츠이며, 후속 콘텐츠는 서비스 출시 혹은 프로모션이 진행된 이후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기억하게 하기 위한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하나의 이벤트를 알리기 위해 적게는 1-2개, 많게는 수 백개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이벤트가 열립니다'로 알리기엔 사람들은 너무 바쁘고 우리 콘텐츠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기억되기 위해서는 이색적인 콘텐츠 소스를 전투적으로 발굴하고 모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배달대상>이라는 시상식을 알리기 위해 어떠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요?


(1) 대한민국 배달대상 현장 스케치 (행사소개)

(2) 대한민국 배달대상을 받은 배달맛집 소개

(3) 대한민국 배달대상 사장님의 창업 스토리

(4) 대한민국 배달대상 이색 수상 소감


이 밖에도 하나의 행사에서 정말 많은 콘텐츠 소스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굴한 소재는 최적의 콘텐츠 포맷과 효과적인 채널을 만나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콘텐츠 소재에 따라 영상보다는 블로그형 콘텐츠가, 보도자료 배포보다는 적극적인 방송 프로그램 제휴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보다 레거시 미디어가, push 메시지보다 인쇄물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 기획자라면 우리의 브랜드와 상품을 요리조리 뜯어보며 매력적인 콘텐츠 소재를 발굴하고 저장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괜찮아

대학교 시절, 우연한 기회로 대구 개구리 소년의 아버지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러 가는 기차 안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위 대박 콘텐츠를 만들어 보겠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버지들을 만나고 흐느껴 우는 뒷모습을 보면서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의 마음을 자극적으로 포장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담을 내용도 소재도 아니라는 판단이었지요. 그래서 최대한 담담하게 아버지들의 인터뷰를 담았고, 별 기대 없이 콘텐츠를 배포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콘텐츠는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되고 제가 그동안 제작한 어떠한 콘텐츠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자극만이 정답은 아니구나. 사실 요즘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영상은 화려한 기교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상이 아닌 방구석에서 대충 찍은 듯한 날것 그대로의 콘텐츠입니다. 자극이라는 포장지로 포장하지 않아도, 터질 콘텐츠는 터지는게 콘텐츠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콘텐츠입니다.

나만 가질 수 있는, 우리 회사만 가질 수 있는 콘텐츠 소재를 발굴하고 보물창고에 저장해두세요.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꺼내 세상의 관심을 갖게 될 날이 오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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