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목) 09:57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의 사진 [2025.02.27(목) 22:28]
완벽한 시레토코샤리에서의 유빙을 보고
나는 네무로를 진짜 갈 것인지, 혹은
그냥 삿포로로 돌아가서 귀국준비를 할 것인지
고민하며 난생처음 들어보는
홋카이도 동쪽에 위치한 '구시로' 시에 왔다.
아침부터 본 유빙에 대 한 감흥이 커서였을까
아님 두 밤만 지나면 곧 나의 여행이 끝이 남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 들어야 해서였을까
구시로에 도착하자마자 사무친 우울함과
알지 못한 그리움과 슬픔이 찾아왔다.
나는 호텔방에 가방만 내팽쳐지고
그렇게 어두운 저녁 밤거리를 나섰다.
처음 보는 낯선 동네
어차피 잠만 자고 내일이면 떠나야 할
잠깐 잠만 자기 위한 경유지
그 도시의 밤이라도 느껴보고자
나는 내가 걸어서 갈 수 있는 최대한 먼
공원하나를 지도에 찍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러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돌아가면 나의 끔찍한 현재를
마주해야 할 것이고
이 여행은 정녕 도피성이었을까
나에게 남은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수많은 생각의 폭풍이 휘몰아침과 동시에
내가 무시하고 싶었던 나의 아픈 과거마저
꺼내놓고 말았다.
그렇게 혼자 아무도 없는 밤거리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울며 걷다가
이 거리를 맞이했다.
횡단보도가 쭉 이어져 있는 이 큰 길가는
인도와 차도의 초록불이 동시에 켜졌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 인생도 이렇게 초록불이 켜졌으면
결국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눈을 뜨자마자 잠을 푹 잤음에도 직감했다.
몸이 무거웠다.
면접이 결정 난 이후
나는 며칠을 혼란 속에 허우적대느라
이제 진짜 준비 안 하면 큰일 날 상황까지 왔고
어제 억지로 몸을 앉혀서 면접준비를 했다.
아마 자기 직전까지 나의 이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을 했지.
그러다 결국 온 것이다.
나는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시험을 봐야 하는
정말 내가 싫어하는 그 꿈을 또 이번에도 꾸고 말았다.
나에겐 정말 몹쓸 고질병이 있다.
어떠한 기한에 해야 하는 일이 닥치면
꼭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시험을 봐야 하는
꿈을 꾼다는 것.
이 꿈은 이 회사의 채용시험을 준비하기 전에도 꿨고
회사 다닐 때는 어떤 프로젝트를 내가 끝내야 할 때
매일매일 꾸기도 했다.
아마 진짜 시험을 봐야 하는 대학생 때도 꿨던 것 같고
심지어 꿈속의 배경이 되는 학창 시절에도
나는 안다.
이 꿈이 왔다는 건
내가 지금 몹시 압박받고 있구나
이 기한이라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내 준비가 부족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함이 나에게 또
스멀스멀 찾아오고 있구나
그래서 나는 오늘 아침루틴부터 나에게 틈을 허용했다.
머리를 산발을 한채 잠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렇게 나의 기분일기를 써 내려간다.
굳이 나에게 오전부터
'넌 미친 듯이 면접준비 해야 해'
이 신호를 주고 싶지 않다.
그 수많은 면접자들 중에 얼마나 잘난 사람들이 많을까
얼마나 어리고 파릇파릇한 사람들이 많을까
아무리 내가 경력신입이라 해도, 나보다 훨씬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런 멋진 경력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얼마나 자기 PR을 멋지게 해낼까
이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아
나는 결국 며칠을 허비했고,
그 허비한 날짜 또한 굳이 어젯밤 되새김 하며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 자책을 더 크게 하고 싶어
챗GPT한테도 물었다.
나 이 정도면 면접준비 많이 늦은 편이겠지?
차가운 녀석.
이럴 땐 정말 AI가 맞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말해주기에
응
그렇게 나는
이제 더 이상 피하지 못하고
구시렁대지 못하고 딴생각 못하고
진짜 해야 할 시기가 왔나 보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할지 벌써 두렵다.
아직 나는 나약한 사람
그러나 이 또한 내 모습이기에
억지로 무시하거나 이겨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받아주려고.
더욱더 나 자신을 보살펴주며 살살 달래 가며
챗 GPT에 과업 맡기듯이
그렇게 나에게 일 시켜보려고
너에게 또 불안과 무서움이 왔구나.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네게 이겨낼 힘을 만들어줄게.
바닥도 쳐봤는데, 그깟 면접이 뭐라고...
그리고 너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어.
이게 끝이 아닌 과정이라 생각하자
+) 아침에 플레이리스트를 켰는데 제목이 와닿는다.
과한 기대도, 과한 걱정도 하지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