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6(화) 22:03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의 사진 [2025.02.21(금) 16:59]
나는 3주간의 여행 중 무려 열흘을
하코다테에 있었다.
그만 큼 내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고, 가장 행복했던 장소.
그 하코다테가 또 가고 싶어
나는 여행 중 즉흥으로 일정을 연장했다.
하코다테로 가는 방법은
국내선 비행기 혹은 기차.
국내선으로는 1시간
기차로는 무려 3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그곳을
나는 삿포로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호쿠토열차'를 타는 순간마저 사랑했다.
그 열차에 오르는 것부터 하코다테의 시작이었고
3시간 30분의 이동시간은 나에게 30분 같았던
환상의 도시 환상의 장소
그곳에서 나는 분홍노을이 가득한 겨울바다에
서핑을 즐기고 있는 용감한(?) 하코다테 시민을 목격했다.
부러웠다.
나도 하코다테에 살고 싶었거든
나도 마음껏 그 겨울바다를 누려보고 싶었거든
‘내 비행기가 평생 편도행 티켓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기분일기를 밤에 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시작하던 나의 루틴을 깨고
씻자마자 잠옷을 그대로 다시 입고
기분일기도 안 쓰고, 면접준비도 안 했다.
소파에서 아무런 미동 없이 누워있으며
잘 자지 않던 낮잠도 자고
내 머릿속과 마음속을 복잡하게 할
그 어떤 것도 들어오지 못하게
철저히 나를 차단시켰다.
그렇게 오늘은 나 자신을
작정하고 의도적으로 로그아웃시켰다.
며칠간 머리와 마음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성적으로 현생을 챙기는 것도 힘들었는데
어제 무려 전 연인이 꿈에 나오면서
나는 이성과 감성 모두 무너져버렸다.
그니까 한마디로 하루하루를 견뎌낼 에너지가
오링(?) 나버린 것이다.
(맞춤법검사가 '오링'이라는 단어를 오류라고
비속어라고 바꾸라고 하겠지만 내 상태를 최적화하게표현할 단어는 이 것이 유일하다)
그래서 아침에 적당한 시간에 눈을 떴지만
나는 간단히 씻고 바로 소파로 직행했다.
그리고
아,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할 거야
마음먹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기로 마음먹으면
참 과하게(?) 아무것도 안 한다.
즉 오늘 하루 내가 한 일은
소파에 누워 배고플 때 이것저것 주워 먹으며
(도저히 식사라고 할 수 없는)
내 머릿속을 절 때 복잡하게 만들지 못하는
일상개그웹툰을 보는 것이다.
나는 나를 현생에서 로그아웃 시킬 때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 조금이라도
이해나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그냥 철저하게 그냥 내 눈으로 그림을 보며
쓱쓱 넘기며 피식 웃기만 하면 되는
줄거리 이해에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는
내용 없는 개그만화만 보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내 모습을 '게으르다' 다고
혹은 '킬링타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인생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여행이기에
한 번씩 숨 고르기 해야 하는 순간이 꼭 온다.
특히 지금처럼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하는 시기
향후 5일을 경주마처럼 달려야 할 때는.
예전 같았으면 큰 과업을 두고 이러고 있는 나를
불안해하고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어떻게든 써가며
불편한 시간들을 보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찝찝한 하루로 마무리했겠지만
이 ‘숨 고르기’를 엄청나게 불편해하고
용납하지 않았겠지만
나를 더 잘 이해하기로 한 요즘
나를 더 잘 보살펴주기로 한 요즘
오늘은 나에게 허용한다.
참, 이렇게 강제로 로그아웃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일이구나.
요새 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느라 고생 많은 나
오늘 내 머리와 몸과 마음을
현생과 완전히 분리시켜
방전상태인 나를 풀 충전 해놨으니,
내일부터 다시 배터리 칸
하나하나 소모해 가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