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브랜드 경험은 굿즈가 최고였다.
브랜딩, BX (브랜드 경험), 디자인, 마케팅... 브랜드와 고객의 거리를 좁히는 전략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어왔고, 또 굵직한 유행처럼 트렌드가 생겼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브랜드가 하나의 문화 혹은 트렌드의 아이콘이 되는 것, 브랜드의 상품보다 메시지와 무드 및 방향성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이런 트렌드 흐름을 보았을 때, 최근 몇 년 간은 '굿즈'가 브랜딩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 식음료 브랜드들의 전용 MD가 유행을 선도하기 시작하더니, 레트로 열풍이 휘몰아 치던 때에는 삼립호빵, 롯데칠성, JTBC 등 다양한 기업이 브랜드 굿즈를 선보이며 팬에 가까운 소비자들을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판매용 굿즈만큼이나 내부 임직원들을 위한 웰컴 키트, 캠페인 및 이벤트 키트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업 문화 등을 알릴 수 있는 굿즈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이를 콘텐츠화 해 브랜드 경험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이고요.
그렇다면, 왜 굿즈일까요?
브랜딩에 있어서 어떤 강점이 있기에 트렌드가 되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DiiVER는 세 가지를 꼽아보았습니다.
1. 셀프 브랜딩의 시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셀프 브랜딩'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SNS 등 개인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고, 생각과 의견을 당당하게 공유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데요. 기성 브랜드 제품이 아니더라도 또 굿즈 상품과 전혀 상관 없는 분야의 굿즈라도 자신의 취향이라면 구매해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앞서 언급한 레트로 열풍 당시의 삼립호빵, 롯데칠성의 사례는 물론, 최근 진로의 두껍상회 등의 굿즈들을 보았을 때 설명이 가능한데요. 패션, 문구 등의 상품과 전혀 상관 없는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들이 트렌드에 맞고,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면서 굿즈 상품에 대한 판매 수요는 물론, 해당 브랜드의 팬이 되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고객들을 위한 굿즈 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을 위한 굿즈 역시 셀프 브랜딩의 수단으로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웰컴 키트 언박싱 영상이나 인증샷 등을 업로드하며 셀프 브랜딩을 위해 다니는 회사의 굿즈를 활용하곤 합니다. 또 사무용품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굿즈가 포함된 경우, 직접 착용하거나 사용하면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스스로를 표현합니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실물로 구현
이러한 셀프 브랜딩 시대 속에 이벤트 키트, 웰컴 키트, 브랜드 웨어 등 다양한 브랜드 굿즈의 가장 큰 강점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디자인 상품화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상품, 서비스 경험 등의 디자인에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날 수 있으나 굿즈는 상품과 서비스의 강점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 아닌, 브랜드가 본질적으로 전하고 싶은 아이덴티티를 담을 수 있으며 또한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실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강점을 가장 크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웰컴 키트와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굿즈인데요. 웰컴 키트의 경우 자사 브랜드가 나아가는 비전, 일하는 방식 등을 키트 속 굿즈에 녹여 임직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컬러는 물론, 브랜드 슬로건 등을 굿즈에 프린팅해 전하기도 합니다. 캘린더, 다이어리, 점착메모지, 스티커 등에 브랜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그래픽 디자인을 입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단순한 메시지 전달보다 실물 굿즈로 표현하므로서 더욱 소속감과 메시지 이해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벤트 성으로 진행하는 굿즈도 마찬가지입니다. JTBC 창사 10주년 기념 공식굿즈의 경우, JTBC 슬로건인 '다채로운 즐거움'을 각 채널 별 컬러로 표현했는데요. 컬러풀 스프링 노트, 마스킹 테이프, 컬러펜 등 문구 용품 뿐만 아니라 타이틀 키링, 양말, 티셔츠 등 패션 아이템 및 머그, 폰 그립, 텀블러 등 라이프 스타일 용품까지 다양한 굿즈를 출시했습니다. 브랜드 컬러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비전 등을 세련된 비주얼 굿즈로 구현해 호평을 얻었습니다.
3. 받고, 열고, 쓰고. 그 모든 과정이 브랜드 경험
브랜드 굿즈는 제품의 구매과정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형 제품이나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는 기업의 경우, 브랜드 경험 제공을 위해 브랜드 굿즈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객은 물론, 내부 임직원용 굿즈들을 받아보고, 패키지를 열고, 사용하는 모든 과정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축적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플랫폼, 콘텐츠 서비스 등 IT 기업 브랜드는 물론, 뷰티, 식품 등 소비재 브랜드에서 캠페인 혹은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며 경품으로 캠페인 키트 굿즈를 증정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경험을 키트라는 실물 굿즈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고, 2차 콘텐츠로 업로드 되는 인증샷 등을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그냥다좋아서그램 릴스 이벤트의 경우, 연말-연초 시즌 이슈를 활용해 시즌그리팅 컨셉의 키트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인스타그램 아이덴티티를 담은 디자인과 이모지를 활용한 스티커, 마그네틱 등으로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전에는 판촉물, 사은품으로 인지되던 상품들이 이제는 브랜딩을 입어 브랜드 굿즈로서 고객들이 갖고 싶어하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브랜드 굿즈를 그저 만들기만 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상품으로 만들 것인 지, 어떤 구성으로 진행할 것인 지, 이를 통해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 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만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데에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만큼 깊은 고민이 바탕돼야 두고, 두고 회자되고 사랑 받는 브랜드 굿즈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